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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

깨달음의 경지 ...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 법정 잠언집 / 류시화 엮음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 법정 잠언집 / 류시화 엮음 / 조화로운삶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가에 있다. 저마다 서 있는 자리에서 자기 자신답게 살라. 살 때는 삶에 전력을 기울여 뻐근하게 살아야 하고, 일단 삶이 다하면 미련 없이 선뜻 버리고 떠나야 한다. 개울가에 앉아 무심히 귀 기울이고 있으면 물만이 아니라 모든 것은 멈추어 있지 않고 지나간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좋은 일이든 궂은 일이든 우리가 겪는 것은 모두가 한때일 뿐,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은 세월도 그렇고 인심도 그렇고 세상만사가 다 흘러가며 변한다. 인간사도 전 생애의 과정을 보면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이 지나가는 한때의 감정이다. 이 세상에서 고.. 더보기
세상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 갖기 ... 지식e 시즌 3 / EBS 지식채널e 지식e 시즌 3 :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지식 / EBS 지식채널e / 북하우스 01. 이그 Ig 기발하되 무용할 것, 웃기되 의미심장할 것 ... 진도구는 실용이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한 가지 이상의 기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반드시 일상생활의 도구이어야 한다. 모든 진도구는 정치적으로 무정부적이어야 한다. 상품화를 목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유머만을 목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풍자나 블랙유머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야하거나 저속한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특허를 취득해서는 안 된다. 연령, 성별, 국경, 시대에 두루 퐁용되는 것이어야 한다. ... 안 되는 게 많은 세상에서 '그게 왜 안돼'라고 부르짖었고, 하지말라는 게 많은 세상에서 '한번쯤 하면 어때'라는 모험정신이 결국 세계를 움.. 더보기
다시 좋아질 방법이 있는 세상 ... 연을 쫓는 아이 / 할레드 호세이니 연을 쫓는 아이 / 할레드 호세이니 / 이미선 역 / 열림원 아무리 깊이 묻어둬도 과거는 항상 기어나오게 마련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지난 26년 동안 인적 끊긴 그 골목길을 줄곧 엿보고 있었던 것 같다. "다시 좋아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단다." 그런 다음 그는, 같은 젓을 먹고 자란 사람들 사이에는 시간조차 깰 수 없는 형제애가 존재하는 법이라고 우리에게 말하곤 했다. 하산과 나는 같은 젓을 먹고 자랐다. 우리는 같은 마당, 같은 잔디 위에서 첫 걸음마를 뗐고 같은 지붕 아래서 처음으로 말을 했다. 내가 처음으로 한 말은 바바였다. 그가 처음으로 한 말은 내 이름 아미르였다. "네가 사람을 죽이면 그것은 한 생명을 훔치는 것이다. 그것은 그의 아내에게서 남편에 대한 권리를 훔치는 것이고 그의 자식들에게서.. 더보기
소설이라기 보다 시에 가까운 ... 시라노 / 에드몽 로스탕 시라노 / 에드몽 로스탕 작 / 이상해 역 / 열린책들 르 브레 (애정 어린 어조로) 아! 달 아래 사는 사람 중에 가장 매력적인 친구죠! 시라노 ... 첫째, 그는 날아오르게 해야 할 시구를 물지게꾼처럼 여차! 하고 힘들게 짊어지는 형편없는 배우일세! 시라노 내가 가진 우아함은 정신적인 것이오. 경박한 귀족처럼 잡스런 치장을 하지 않소. 겉모습 치장은 덜해도 정성은 더 들이지. 나라면 게을러 깨끗이 씻지 않은 이마, 눈가에 아직 잠이 매달린 몽롱한 의식, 구겨진 명예, 거덜 난 양심으로 외출하진 않을 거요. 번쩍이는 것은 아무것도 달지 않았지만 난 독립심과 솔직함을 장식 삼아 당당하게 걷소. 내가 코르셋으로 꼿꼿이 세우는 것은 늘씬한 허리가 아니라 내 영혼이오. 리본이 아니라 혁혁한 무공으로 장식을 하.. 더보기
사랑은 노력이다 ... 사과 2008. 10. 16 아트레온 9관 K열 5번 그냥 내가 점점 없어지는 것 같애. 현정씨가요, 이 빌딩에서 제일 이쁘잖아요. 이게요, 지금 예매율 1위래요. 우리 진짜 구름보러 갈까요? 하느님이 사람을 사랑하는거랑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거랑 머가 달라? 사람은 다 인연이 있는거야. 그 중에 누가 인연인지 모르겠으니까 그렇지. 다 알면 무슨 재미로 사냐. 남자는 돈 잘 벌구 자기 여자 귀한 줄 알면 되. 난 결혼하기 전보다 결혼하고나서 당신이 더 좋아졌다. 나한테 머 바라는 거 없냐구? 니 말대로 하자. 이혼해 줄께. 내가 왜 헤어지자고 그러는지 알아? 알아. 한 마디로 잘한게 없었지. 정말 왜 그러는지 몰라? 너 나 싫어하잖아. 널 좋아하는 만큼 날 양보하는게 너를 사랑하는 건 줄 알았어. 내가 나보다.. 더보기
가을날, 햇살만큼이나 눈부셨던 그늘의 멋진 하루 ... 멋진 하루 2008. 10. 3 미로스페이스 1관 C열 5번 변명 좀 할께. 니가 나랑 있는 동안에 행복한 줄 알았는데 헤어지자고 말할 때 그때 너 정말 행복해 보였어 나름대로 아픔이 다 있는거야. 너두 그렇고, 나도 그렇고, 걔도 그렇고 이윤기 감독 / 전도연, 하정우 출연 일년전에 헤어졌던 여자가 돈을 갚으라며 찾아왔다. 그 사이 여자는 파혼을 했고, 남자는 결혼을 했다가 이혼을 했다. 돈이 없었던 남자는 여자와 함께 돈을 빌리러 다니고, 그렇게 하루를 같이 다니면서, 그들은 서로에게 위로가 된다. 그들이 다시 또 만나게 될지는 모른다. 아마 지금처럼 일상이 피곤하고 지치고 힘들 때 그때 이 남자와의 '멋진 하루'가 생각나지 않을까... 그리고, 남은 돈 20만원을 갚으라며 또 만나게 되지 않을까... 허진호 .. 더보기
'그렇고 그런 청춘'의 소회 ... 개밥바라기별 / 황석영 개밥바라기별 / 황석영 / 문학동네 이 짧은 밤의 여행은 군인이 되기 전 나의 온갖 외로움과 방황을 모아놓은 것과도 같았고, 언제나 취해 있거나 흐리거나 비 오는 날 같았던 육십년대의 축축한 습기가 배어 있는 듯했다. 나는 역전 광장의 푸르스름한 가로등 밑에서 어디로 갈지 모르는 여행자처럼 잠시 서 있었다. 가만있어봐. 그게 누구지? 아아, 옛날 니 짝 말이냐? 그게 언젯적 얘긴데 인마. 모두 흘러가버렸지. 낸들 아냐? 누가 꿰어찼겠지. 청춘이 다 그런 거다. 엄마, 형이 이상해요. 그랬지만 독하게 침착한 우리의 홀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아우를 학교에 등교시킨 다음에야 나를 살피고 동네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앰뷸런스를 불렀다. 학교에서는 절대로 아무런 표도 내지 않고 교실 속에 숨어 지내던 그들이 서로를.. 더보기
기다려지는 그의 다음 이야기 ... 장진 시나리오집 / 장진 장진 시나리오집 / 장진 / 열음사 사람에겐 자기가 놓칠 수 없이 좋아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정우 형은 무스를 좋아했고 달리기를 좋아했다. 그리고 오늘 어떤 여자를 좋아하게 된 것 같다.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게 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킬러가 사람을 죽여야 되는 것도 참 당연한 일이다. 정우 형은 당연한 일들에 관해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이를 미워하는 만큼 누군가를 좋아한다. 그건 우리들도 마찬가지다. 이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다. 도망가는 상연의 눈에 어느 새인가 알 수 없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한다. 자신의 눈에 눈물샘이란 샘물이 있다는 걸 안 지 며칠 안 되어 형은 처음으로 눈물이란 걸 흘렸다. 눈물을 흘린 이유가 무섭거나 슬퍼서는 아니었던 거.. 더보기
휴식 같은 ...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 김연수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김연수 소설집) / 김연수 / 문학동네 태식의 머릿속으로는 무덤 속인 양 불도 켜지 않은 채 사택촌 세 평짜리 방에 앉아 문짝이 떨어져나간 자개농을 바라보고 있을 그 노인이 자꾸만 떠올랐다. --- 이사한 뒤로 우리는 어느 때든 표준어로 얘기했다. 아버지의 명령이었다. 허벌나게 먹어쌓네, 라고도 그케 마이 묵나, 라고도 말하지 않았다. 그저, 많이도 먹네, 라고 또박또박 끊어서 말했다. 가끔 저도 모르게 아까맨치로, 라든가 긍가 안 긍가, 따위의 말을 내뱉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우리 자매는 저희끼리 입을 툭 쳤다. 손바닥으로 언니 입을 치거나 언니가 내 입을 치고 나면 배시시 웃음이 나오고 그 끝에 아련한 슬픔이 맴돌았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꼭 뿌리.. 더보기
지속 가능한 삶, 생명에 관한 여러 생각들 ... 즐거운 불편 / 후쿠오카 켄세이 즐거운 불편 : 소비사회를 넘어서기 위한 한 인간의 자발적 실천기록 후쿠오카 켄세이 작 / 김경인 옮김 / 달팽이 다수의 편리함에 둘러싸인 현대인들의 일상생활은, 이미 안락의 측면에서는 거의 완전에 가까운 경지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안락의 추구로는 더이상의 만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인간은 더욱 강한 자극, 즉 쾌락을 요구하게 된다. 한 사람만이라도 다른 사람들과 다른 행동을 취해 보면, 그때까지 사람들이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상대화되고 객관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불편을 실천한다는 것은 선인의 지혜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기도 하다. 사회가 소비화 된다는 것은, 이처럼 즐겁기 때문에 일한다는 사람은 줄고, 돈을 벌기 위해 일하고 그 돈으로 안락과 쾌락을 쫓는 사람들이 증가한다는 말이기도 .. 더보기
행동하는 지성이 될 것 ... 지식e 시즌 2 / EBS 지식채널e 지식e 시즌 2 :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지식 / EBS 지식채널e / 북하우스 01. 단순하게 사는 법 "사람들이 성공적이라고 칭찬하고 그렇게 생각하는 삶은 단 한 종류뿐이다. 우리는 왜 다른 모든 것들을 희생하면서 고작 한 가지만을 과대평가하는가." - 헨리 데이빗 소로우 02. 이름값 '베블런 효과'란 ... 상품가격이 오르는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으로 수요가 줄지 않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04. 눈물의 선물 '카테콜라민'은 인간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몸 속에서 대량 생성되는 호르몬으로 반복적으로 축적되면 다양한 질병을 야기한다고 알려져 있다. 즉, 인간의 눈물은 카테콜라민을 몸 밖으로 자연스럽게 배출시켜주는 '자가방어수단'이라는 것이다. 06. 눈의 착각 베르트하이머.. 더보기
인간답게 살기 위해 꼭 갖추어야 할 지식 백과사전 ... 지식e 시즌 1 / EBS 지식채널e 지식e 시즌 1 :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지식 / EBS 지식채널e / 북하우스 002. 커피 한 잔의 이야기 (세계를 정복한 커피, 커피 한 잔의 우울한 이면) '공정무역(Fair Trade)'이란, 선진국의 소비자가 저개발국의 생산자에게 직거래를 통해 정당한 가격을 지급하자는 윤리적 소비운동이다. ... 정당한 최저가격을 보장해줌으로써 현지 생산계층의 생활을 지원하고 아동노동을 근절하며 친환경농업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003. 햄버거 커넥션 햄버거 하나를 얻기 위해 소를 키우고, 소를 키우기 위해 숲을 태우고, 소고기 100g과 맞바꾼 1.5평의 사라진 숲은 지구의 온도를 매순간 높인다. ... 지구 온난화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방출되는 대기 기체(비정상적인 이산화탄소, 메탄, CFC, 수중.. 더보기
뮤지컬 컴퍼니 2008. 5. 25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서울 난 항상 고맙고 행복하다. 정말이야. 결혼할 준비는 다 돼있어. 넌 남들이 다 춤출 때 옆에서 구경만하는 재수없는 인간이야. 나는 누굴 돌봐줄 수 있을까? 완벽하지 않다는 걸 두려워하지마. 완전한 사람은 없어. 1. 지난 주말, 선을 봤습니다. 한동안 조용하더니 며칠전 엄마한테서 전화가 와서 이미 전화번호 알려줬으니, 연락오면 만나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연락이 와서 일단 만나는 봤는데, 결과는 별루였습니다. 조금의 매력도, 조금의 호기심도 생기지 않은... 한 시간동안 이래저래 무슨 얘기들은 한거 같긴한데 그 중 의미있는 기억에 남는 얘기가 하나도 없었던... 누군가 앞에 앉아 있었던 거 같긴한데, 혼자 앉아 있다가 온 느낌... 약 한 시간 동안, 커피 한.. 더보기
광고와 인생과 꿈에 관한 이야기 ... 상상력에 엔진을 달아라 / 임헌우 상상력 공장장 임헌우 교수가 들려주는 꿈과 희망, 그리고 상상력에 관한 감동적 메시지 상상력에 엔진을 달아라 ... 임헌우 / 나남 자신의 성장엔진은 머리에 있는 게 아니라 가슴에 존재합니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흘러가지 못하는 지식은 고인 물과 같다는 생각입니다. 단순한 지식보다는 열정과 에너지, 그리고 전체를 조감할 수 있는 통찰력이 스스로의 성장엔진에 시동을 걸어주는 요소가 될 것입니다. 어떠한 절망과 어둠 속에서도 희망의 단서를 찾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남겨진 '희망'이란 선물입니다. 아직, 우리에게 희망이 있습니다. 아직, 우리에게 치열함이 남아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담는 것. 이것처럼 쉽게 사람을 감동시킬 만한 것이 있을까요? 그러나, 또한 마음을 담아서 표현하는 것만큼 어려운 .. 더보기
Way Back Into Love ...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그여자 작사 그남자 작곡 Music and Lyrics 마크 로렌스 Marc Lawrence 감독 휴 그랜트 Hugh Grant, 드류 베리모어 Drew Barrymore 당신 샐리 마이클을 잃어버릴까 두려운거죠. 당신의 감춰진 모습을요. 홀로서기 두려운거죠. 사람을 즐겁게 하는 말 듣기 쉽지 않아요. 인생이 동화인 줄 아세요? 모든게 행복한 결말이 아니라 감당을 못하는 거죠. 내가 좋아하는 웃을 때 얼굴에 주름 많이 잡히는 남자의 대표 휴 그랜트가 나오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그렇고 그런 로맨틱코미디라, 그리고 그 당시 시간이 없어서 극장에서 못봤는데 미루고 미루다 어제 봤다. 역시나 그렇고 그런 로맨틱코미디이나, 역시나 나의 시선을 확 붙잡아 둔 휴 그랜트. 촌스런 80년대 아이돌스타 완벽 재현 .. 더보기
오르한 파묵과 황석영 선생님을 만나다 지난주, 교보문고에서 온 뉴스레터를 통해 오르한 파묵과 황석영 선생님의 대담이 진행될 예정이고, 신청을 하면 추첨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는 걸 보고, 혹시나 싶어서 신청했는데, 휴일 첫날, 당첨(?)되었다는 메일을 받았다. 솔직히, 아직 파묵 선생님의 책은 한 권도 읽지 않았고, 그냥 2006년 노벨상 수상작가라는 것과 터키가 EU에 소속되기 위해 애쓸 때, 국가주의 폭력에 대한 언급 때문에 기소당했던 작가라는 것... 그리고, 을 위시리스트에 넣어놓고만 있었고, 그보다, 과 를 읽으면서 황석영 선생님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았다. 그런데, 오르한 파묵 선생님과 황석영 선생님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니, 내 일생에 이 두 분을, 두 분 중 한 분이라도 실제로 뵐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까 싶어서 그래서 .. 더보기
역사와 삶의 사이 ... 남한산성 / 김 훈 남한산성 / 김 훈 / 학고재 - 청병이 오면 얼음 위로 길을 잡아 강을 건네주고 곡식이라도 얻어 볼까 해서...... 서날쇠는 연장을 구하러 온 사람의 몸매와 근력, 팔다리의 길이와 허리의 곧고 굽음을 잘 살펴서 남자와 여자, 아이와 노인, 키 작은 자와 키 큰 자의 연장을 달리 만들어주었다. 돌이 많은 땅의 호미와 모래밭의 호미도 달리 만들었다. ... 버티지 못하면 어찌 하겠느냐. 버티면 버티어지는 것이고, 버티지 않으면 버티어지지 못하는 것 아니냐...... 김상헌은 그 말을 아꼈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힘으로 삶을 열어나가는 것이다. 아침이 오고 또 봄이 오듯이 새로운 시간과 더불어 새로워지지 못한다면, 이 성 안에서 세상은 끝날 것이고 끝나는 날까지 고통을 다 바쳐야 할 것이지만, 아침은 .. 더보기
어린 시절의 나 뒤돌아보기 ... 나의 아름다운 정원 / 심윤경 나의 아름다운 정원 : 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 심윤경 / 한겨레신문사 엄마는 오로지 침묵만이 살 길인 양, 말 못하는 두부 덩어리인 것처럼 웃지도 울지도 않는 늘 하나뿐인 표정으로 7년을 살아왔다. 우리 식구들은 아무도 서로에게 애정을 표현한 적이 없었다. ... 영주의 갑작스런 행동을 처음 접했을 때 우리 식구는 모두 몹시 당황했다. 그리고 곧 그 신기한 행동에 걷잡을 수 없이 매료되었다. 이럴 때 서로 꾹 참고 조용히 넘어가는 법이 우리 집에는 절대로 없었다. 잠시 후 목욕물에 얼굴이 뽀얗게 부풀어오른 할머니가 들어섰다. 엄마는 다시 무표정한 가면으로 돌아갔다. 개다리소반에는 다시 밥과 김치찌개와 냉장고에 있던 묵은 반찬들이 차려졌다. ... "그래, 내가 그릇 찾아다놓고, 입단속시킬께. 떡 .. 더보기
내 청춘을 함께 할 문장들 ... 청춘의 문장들 / 김연수 청춘의 문장들 : 작가의 젊은 날을 사로잡은 한 문장을 찾아서 / 김연수 / 마음산책 길 가다가 지나가던 아낙네의 밭은기침 소리에도 이덕무는 눈물을 흘렸겠다. 그 슬픔의 내력을 어디에다 묻겠는가? 아이가 생기면 제일 먼저 자전거 앞자리에 태우고 싶었다. 어렸을 때, 내 얼굴에 부딪히던 그 바람과 불빛과 거리의 냄새를 아이에게도 전해주고 싶었다. 아버지에게 받은 가장 소중한 것. 오랜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고 오랫동안 남아 있는 것. 나는 선천적으로 봄꽃에 대단히 취약한 유전자를 타고났다. 기점은 입춘부터다. 책상 앞에 붙여놓은 '立春大吉'이라는 글자는 내 마음에 첨가하는 이스트와 같다. 그때부터 마냥 봄을 기다리게 되는 마음은 우수에 이르러 절정에 이르는데, 대개 그즈음이면 텔레비전에서는 "내일부터 .. 더보기
낯설게 보기의 아픔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호모 코레아니쿠스(Homo-Coreanicus) : 인간 개조에서 토털 키치까지 | 미학자 진중권의 한국인 낯설게 읽기 진중권 / 웅진 지식하우스 보수성은 이론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대부분 이론의 반성 없이 습관으로 존재한다. 더 이상 있을 이유가 없는데도 그저 익숙하기 때문에 집요하게 존속하는 폭력들이 있다. 그것을 없애려면 우리 주위의 익숙한 모든 것들을 한 번쯤 낯설게 볼 필요가 있다. 한국인의 신체는 고통 받고 있다. 하지만 고통도 익숙해지면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 법. 적어도 한 번쯤 낯설게 보기를 통해 한국인의 신체가 어떤 고통을 당하는지 느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권력이 국가에서 시장으로 넘어가면서 과거에 국가에 바치던 공적 충성의 의무가 한국과 일본에서는 고스란히 회사에 대한 .. 더보기
아버지 세대에 대한 이해 ... 마당깊은 집 / 김원일 마당깊은 집 : 문학과 지성 소설 명작선 15 / 김원일 / 문학과지성사 신문팔이를 마치고 돌아온 그날, 어머니는 길수의 저녁밥을 굶겼다. ... 어머니는, 거지도 아닌데 거지 새끼처럼 왜 위채에서 밥을 얻어먹었냐며 지청구만 놓을 뿐 길수의 설움을 달래주지 않았다. ... 전쟁 와중에서 겪은 쓰라린 체험은 어마니를 그렇게 정없이 메마른 여자로 바꾸어놓았던 것이다. "내 누구한테도 그 말 안 할 테이 다시는 그런 짓 말거래이. 설령 점심밥을 굶어 배가 쪼매 고푸더라도 사나이 대장부가 될라카모 그쭘은 꿋꿋이 참을 줄 알아야제. 너거 어무이는 물론이고 성제간도 그렇게 참으미 이 여름철을 힘겹게 넘기고 안있나. 내 아무한테도 이 말 안 하꾸마." ... 안씨 충고에는 도둑이란 말이 한마디도 들어 있지 않았음을,.. 더보기
평소보다 약간 더 따뜻한 상태의 온기 ...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 김연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 김연수 / 문학동네 사랑은 모든 인류를 유일한 존재로 만들고, 또 그러므로 이 우주는 유한할 수밖에 없다. 가장 육체적인 차원에서 본다면, 사랑은 그런 온기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평소보다 약간 더 따뜻한 상태. 하지만 한 인간에게는 다른 사람의 몸에서 전해지는 그 정도의 온기면 충분했다. 어두운 밤하늘에 수많은 전파들이 존재하듯, 외롭다고 느끼는 바로 그 순간에도 수많은 이야기들이 세상을 가득 메우고 있을 것이라고 정민은 생각했다. 사랑은 입술이고 라디오고 거대한 책이므로. 사랑을 통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내게 말을 건네므로. 그리고 이 세상 모든 것들이 그 입술을 빌려 하는 말은, 바로 지금 여기가 내가 살아가야 할 세계라는 것이므로. 이처럼 지금의 사람들이 핸드폰, 블로.. 더보기
90년대의 은희경이 본 삶, 사랑 ... 새의 선물 / 은희경 새의 선물 : 제1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 / 은희경 / 문학동네 진짜 나는 '보여지는 나'가 아니라 '바라보는 나'이다. 남의 시선으로부터 강요를 당하고 수모를 받는 것은 '보여지는 나'이므로 '바라보는' 진짜 나는 상처를 덜 받는다. 이렇게 나를 두 개로 분리시킴으로써 나는 사람들의 눈에 노출되지 않고 나 자신으로 그대로 지켜지는 것이다.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에는 이쁘고 좋기만 한 고운 정과 귀찮지만 허물없는 미운 정이 있다. 좋아한다는 감정은 언제나 고운 정으로 출발하지만 미운 정까지 들지 않으면 그 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고운 정보다는 미운 정이 훨씬 너그러운 감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확실한 사랑의 이유가 있는 고운 정은 그 이유가 사라질 때 함께 사라지지만 서로 부대끼는 사이.. 더보기
역사는 발전하는가 ... 열하광인 / 김탁환 열하광인 : 백탑파, 그 세번째 이야기 / 김탁환 / 민음사 지금 이 꼴로 살아내는 이유를 꼬집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백탑 서생들은 대부분 '벽(癖)'이나 '치(癡)'를 자처하며 미치광이로 하루하루를 살았다. 공부를 할 때도 미친 듯이 하고 벗을 사귈 때도 미친 듯이 하며 꽃을 기르고 새를 키울 때도 미친 듯이 했다. 나는 표창의 드러나지 않는 이 냉혹함이 좋다. ... 장검 대결에서는 검을 이리저리 휘두르며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표창을 쓸때는 목숨이 위태로운 마지막 순간까지 소매 안에 살기를 감추고 기다려야 한다. 서둘러 뿌린 표창은 치명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내가 지닌 두려움만 드러낸다. 최고의 방책은 표창을 뽑지 않고 대결을 끝내는 것이다. 보이는 장검보다 보이지 않는 표창이 때론 더 무섭.. 더보기
사랑에 홀린 사람들의 기묘한 이야기 ... 기담 당신보면 행복해보여요.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영원히 봉인해 놓은 것 같아서. 죽음은 그 어떤 아픔도 멈춤다고 했던가. 마지막 순간 무엇이 그토록 평안한 안식을 준걸까. 난 그때까지도 아내에게 그림자가 없다는 사실을 몰랐다. 사람에게 영혼이 없다면 너무 쓸쓸하지 않겠어요? 쓸쓸하구나 정가형제 (정식, 정범식) 감독 진구, 이동규, 김태우, 김보경 작년 극장에서 놓친 영화 중 하나. 사랑에 홀린 사람들의 세가지 이야기가 잘 맞물려진 편집과 기묘한 분위기의 연출 독특한 색깔을 가진 배우들의 연기력 사랑에 홀리면 저럴 수도 있겠다 싶다. 기묘하지만 이해가 되는... 더보기
시대의 변화, 그러나 ... 열녀문의 비밀 / 김탁환 열녀문의 비밀 상,하 / 김탁환 / 민음사 보이지 않아도 그 자리에 있는 건 사실이니까. 이 세상에는 눈에 보이진 않지만 소중한 것들이 참으로 많다네. 상하사방(上下四方)을 우(宇)라 하고 왕고래금(往古來今)을 주(宙)라 하니, 그 모두를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금상께서는 항상 중심을 강조하신다. 해가 밝게 빛을 발하면 천하 어둠은 사라지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서책을 읽고 외우는 것만이 공부가 아니라네. 더 중요한 배움은 서책을 덮은 후부터 시작되지. 명분이 옳다고 모든 일이 순리대로 흘러가지는 않네. 세상 만사가 명분을 따라 돌아간다면 명나라가 청나라에 짓밟혀 패망할 까닭도 없지. 훌륭한 사람은 술에 취하면 착한 마음 드러내고 조급한 사람은 술에 취하면 가막수리처럼 사나운 기운 내뿜는다 했던가. 침묵이.. 더보기
백탑파, 그들의 이상 ... 방각본 살인사건 / 김탁환 방각본 살인사건 상,하 / 김탁환 / 민음사 내 몸을 바르게 한 후에야 과녁을 살필 수 있음일세. 과녁이 아무리 가까워도 온몸의 기운이 손끝으로 모이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맞힐 수 없을 걸세. 자네가 맟혀야 하는 것은 과녁이 아니라 쉽게 상대를 제압하려는 자네 마음인게지. 표창을 던져 상대를 누르기보다 표창을 던지지 않고 뜻한 바를 이루는 것이 더욱 옳은 일이네. 그 발에 나막신이 신겨 있느냐 가죽신이 신겨 있느냐만을 보지 말라고 말씀하신 겁니다. 발만 보면 둘은 영원히 대립하며 하나는 옳고 하나는 반드시 그른 형국으로 가게 되니까요. 그 사이(間)를 살펴야 전체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환술(幻術)은 한낱 환술일 따름입니다. 중요한 것은 진심입니다. 사람에 대한 진심, 시와 문에 대한 진심, 세상에 대.. 더보기
풋풋한 사랑, 그 안에 숨겨진 비밀 ... 말할 수 없는 비밀 2008. 3. 18 말할 수 없는 비밀 (不能說的秘密 Secret) 주걸륜 감독, 각본, 주연 계륜미, 왕추생 나와 함께 있는 시간을 소중히 생각해 이제 사라지지마 작년말 늦으막히 를 볼 즈음 길거리에 붙어있던 포스터를 보고 제목이 시선을 끌긴 하지만, 원스의 흥행몰이를 보고 따라 개봉하는 음악영화겠거니 하고는 극장에서 구지 찾아보지 않았는데 네이버 평점 9.대로 1위를 하고 있는 걸 보고 먼가 있나보다 했다. 그냥 10대의 풋풋한 사랑, 피아노, 여자주인공의 불치병, 머 그런건줄 알았는데... 후반의 반전은 확실히 신선했다. 나이 서른의 인기있는 남자 주걸륜 이름만 믿고 만든 영화가 아닐까 싶기도 했는데 각본, 감독, 주연 어느것 하나 빠지지 않았다. 주인공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등장도 억지스럽지 .. 더보기
서로 다름의 인정 ... 사라져 가는 목소리들 / 다니엘 네틀, 수잔 로메인 사라져 가는 목소리들 : 그 많던 언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Vanishing Voices : The Extinction of the World's Languages 다니엘 네틀, 수잔 로메인 / 김정화 역 / 이제이북스 서로 다르다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그것보다는 서로 다르다는 사실의 의미와 그 가치를 존중하는 마음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 문제이다. 언어적.문화적 다양성을 상실한다는 것은 지구상의 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큰 과정의 주요한 부분으로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언어는 인간이 자연환경과 그 환경에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축적하고, 유지하고, 전승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언어의 위기에 관한 문제는 지구 생태계의 보존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을 지킬.. 더보기
영화만큼이나 지독한 현실 ... 추격자 2008. 2. 16 아트레온 2관 J열 17번 연쇄살인범을 키워내고, 전화 한 통화로 손쉽게 먹잇감을 손에 넣을 수 있으며, 그런 위험에 노출된 채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을 이용해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고, 특정한 한 개인의 안위를 지켜주기에 급급해 마침 죽였다고 친절하게 고백해준 살인범에게 그제서야 관심을 갖는 경찰이 있고, 기적적으로 도망쳐나와서도 끝내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채 피해자는 발생하고, 수퍼 문 밖에서 있었지만 살인을 막지 못하는 사회 시스템. SBS 남상석 기자 표현 왈, '공동체 구성원 하나 하나의 안위를 지켜주기에는 한없이 부족한 한국 사회의 시스템 부재'와 함께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쫓는 자가 되기도 하고, 쫒기는 자가 되기도 하는 현실을 지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