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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삶, 생명에 관한 여러 생각들 ... 즐거운 불편 / 후쿠오카 켄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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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불편 : 소비사회를 넘어서기 위한 한 인간의 자발적 실천기록
후쿠오카 켄세이 작 / 김경인 옮김 / 달팽이


다수의 편리함에 둘러싸인 현대인들의 일상생활은, 이미 안락의 측면에서는 거의 완전에 가까운 경지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안락의 추구로는 더이상의 만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인간은 더욱 강한 자극, 즉 쾌락을 요구하게 된다.

한 사람만이라도 다른 사람들과 다른 행동을 취해 보면, 그때까지 사람들이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상대화되고 객관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불편을 실천한다는 것은 선인의 지혜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기도 하다.

사회가 소비화 된다는 것은, 이처럼 즐겁기 때문에 일한다는 사람은 줄고, 돈을 벌기 위해 일하고 그 돈으로 안락과 쾌락을 쫓는 사람들이 증가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인습이나 관습에 의한 강요가 아니라, 개인의 자유의사로 폭넓은 인연을 만들어간다.

인간은 없을 때는 남들 만큼만이라도 갖기를 원하지만, 일단 남들과 같은 것을 갖게 되면 이번에는 그들과는 다른 뭔가를 원하게 된다. 그것은 남들과 같은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소비자의 무한한 욕구에 대한 해결책을 현대의 자본주의는 디자인의 변화로 유행을 만들기도 하고, 특정상품을 소유하는 것이 사회적 지위의 상징인듯 착각하게 하는 것으로 대체해왔다.

돌이켜보면, 일년에 걸친 이 르포를 통해 내가 해왔던 일은, '산다는 것'의 실감을 되살리기 위한 작업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 여름은 무덥고, 겨울은 춥다. 산다는 것은, 이 정도로 시간과 수고를 필요로 한다. 현대인이 지금처럼 불손해진 것은, 아마 그것을 실감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즐긴다. 그것이 불편을 쾌락으로 연결시켜주는 비결이었다.


물질이나 돈에 의지하지 않는다면 인간끼리의 연대감이 강해진다는 거! ... 지금은 교육비가 많이 들어간다며, 부모는 돈을 벌기 위해 정신없이 바쁘게 살지만, 우리 아이들은 실제 돈보다는 부모님의 시간과 정성을 더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도 부모들은 어긋난 간섭만 하려고 하죠. ...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것을 '즐기는 정신'이라고 할까, '과정을 즐기는 여유'라고 할까, 그런 것이 지금은 가장 결여되어 있고, 또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어깨 힘을 빼고,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기. 그러면서 고난과 역경이 '즐거움'으로 바뀌는 것이다.

현대문명이라고 하는 것은 좋은 것만 좋아하고, 더러운 것 싫은 것은 전부 외면해버리고 있잖아요? 하지만, 그건 더럽고 싫은 것 안에도 뭔가 구원이, 인간을 안심시켜주는 뭔가가 반드시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 나는 이대로 좋다. 더러움이나 흠집까지 포함한 이대로의 나라도 좋다고 생각할 수 있어야지요. ... 중요한 것은 화폐나 소비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도 인정하면서 화폐로는 환산할 수 없는 가치도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느냐 없느냐일 것이다.

민주주의나 인권 위에 군림해서, 개인이 무슨 짓을 해도 좋다고 하는 그릇된 발상이 시장원리, 경쟁원리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어요. 그리고 그 발상의 결과가, 아무리 산을 무너뜨리고 강을 파괴하더라도 자신에게 이익만 되면 된다는 식으로, 자연과의 관계에서 가장 단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힘으로 억압하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원해서 방향을 바꾸는 것. 자신의 욕망을 긍정하면서, 욕망의 질을 향상시킨다고 할까 ... 우리는 어느 순간부턴가, 인간이 만들어낸 진보하는 시간만이 시간이라는 착각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개인의 삶에서 보자면, 가족이라는 시간은 순환하는 시간입니다. 근무시간은 진보하는 시간, 산업에서는 진보라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니까요. 진보하는 근무공간에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럼 집에는 순환하는 시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안도할 수 있는 거죠. 지금은 텔레비전과 컴퓨터라는 산업의 시간을 대표하는 물질이 있어서, 가족의 순환하는 시간을 진보하는 시간으로 끌어내리려고 하고 있지만 말에요.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진보하는 시간에 마음을 빼앗겨 버리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와는 다른 또 하나의 시간이 있다는 것을 먼저 인식하고,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순환하는 시간을 자기에게 되돌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표현하는 기쁨이란 서로 나누어 가지는 기쁨이 아닐까 싶습니다. 공명함으로써 기쁨이 넘쳐나는 기쁨의 질 자체가 다르죠.

나는 사치에는 두 종류가 있다고 봐요. 문명적인 사치와 문화적인 사치. 문명적 사치란 비행기로 빨리 갈 수 있다거나, 한 겨울에 여름음식을 먹는다거나 하는 것이고, 문화적 사치란 이것과는 좀 다른 거죠. 거리를 감상하면서 걷는다거나, 이왕 먹는 거라면 제철의 최고의 맛을 즐긴다거나 하는 거죠. ... 일을 나누어서 보다 많은 사람이 보다 적게 일하는 워크 셰어링(Work-Sharing)의 사고방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인간은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추구하죠. 물질적인 것은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물질적으로 풍요롭다고해서, 반드시 정신적으로도 풍요롭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정말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있으면, 아이들은 뭔가를 하게 되거든요. 그런 에너지나 힘을 가지고 있는 게 아이들이죠. 시간에 내몰리니까 에너지를 발산할 장소를 잃고, 항상 통제 받으니까 숨막혀 하는 거죠. 그러니까 진짜 여유롭게, 안심하고 무엇을 해도 좋다고 하는 상황이 주어지면, 아이들은 반드시 뭔가를 시작하게 될 겁니다. ...  주체적인 인간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건 그 아이의 능력이 아니라 존재 자체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어른은 기다려주고, 아이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모든 어른들이 사회에 나갈 때 사회적 부성, 사회적 모성이라는 의식을 자신의 일 속으로도 끌고 가야 한다는 겁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독이 되지 않을 것을 만들려는 의지.

배경에는 편리함을 무조건 인정하고, 그것을 진보라고 보는 발상이 있죠. 그 결과, 버튼 하나로 무엇이든 다 해주는 기계에 의존하다 못해 노예가 되고, 자신의 적성도 컴퓨터에 맡겨버리고, 사고한다는 인간이, 인간이기 위한 기본적인 능력까지도 점차 잃어가고 있으니. ... 인간은 노동을 통해 사회참여를 하고, 노동을 통해 자기표현을 하죠.

생산조건이 좋아지면, 환경이나 자원 등 생존조건이 나빠지는, 그런 모순의 시대가 돼버린 거죠. 프레온을 예로 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죠. 프레온은 생산조건에서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화학물질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오존층 파괴의 원인이 되어, 유해 자외선이 지구상으로 그대로 쏟아짐으로써 생존조건은 나빠지고 있는 거 아닙니까? ... 사람들의 참여를 원리로 하는 공생섹터는, '인간을 살고, 일하고, 생활하는 것의 통합체'로 인식하기 때문에, 자각적 소비자의 탄생이 가능한 겁니다. 왜 싼지, 왜 편리한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소비자를 키운다는 것, 소비자의 의식을 바꾸게 하는 것, 이것은 또한 저널리즘의 중대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 사회의 구조를 바꾸면 사람들은 낭비를 추구하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사회의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 성장의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그런 순환을 만들어가는 것이 '대응'인 거죠.

원래 현대의 과학기술은 그냥 무작정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어떤 목적을 가지고 개발됩니다. 주된 목적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군사적 면에서의 국가안전보장이고 또 하나는 경제적 이익의 추구죠. ... 오히려 자원을 더 사용하게 하는 방향으로 사회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편리해진 그 기술을 이용해서, 인간은 새로운 돈벌이를 마련하고 싶어하니까요.

욕망을 전환시키는 하나의 방법은, 자신이 이것만 할 수 있게 된다면 다른 것은 어떻게 되도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 뭔가를 찾았을 때, 그 욕망을 철저하게 추구하겠다는 형태로 욕망이 흐르는 것이고, 또 하나는 타인과 교류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입니다. 타인과의 거래는 자신을 방어하고 있어도 가능하지만, 자신의 방어벽을 열지 않는 한, 교류는 불가능하죠. 에로스가 바로 그것입니다. 방어를 풀고, 있는 그대로의 맨몸으로 교류하는 것이죠.
... 다만 누구를 위해 변할 것이냐 하면, 자기 자신을 위한 변화여야 한다는 겁니다.

합리성에는 분석적 합리성과 종합적 합리성이 있는데, 합리성이라는 이름 아래 근대과학이 생각해왔던 것은, 그 중에서 분석적인 합리성에만 국한되었던 거죠. 그러니 어느 국면에서는 합리적일지라도, 전체로 보면 오히려 비합리적일 수도 있죠. 그러므로 합리성에 비합리를 대치시킬 것이 아니라, 분석적 합리성에 대해 종합적 합리성을 대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그때 보이지 않는 것, 수량화가 불가능한 것까지 포함하는 합리성이 아니면 종합적이라고 말할 수 없죠. ... 일하는 보람이 없으면, 인간은 돈에 집착하게 되죠. 현재가 충실하지 않으면, 인간은 미래의 결과에 집착하게 되고요. ... 인간은 뭔가를 타인에게 줄 수 있다고 생각한 순간, 생명의 기쁨을 느끼게 되죠. 그에 비해 인정받는 기쁨, 평가 받는 기쁨은 타인과의 비교로 얻어지는 상대적인 것으로, 정말이지 가짜 소비사회를 유지하도록 하는 경쟁의 논리와 직결되는 가치관인 거죠.




지식e 시리즈를 읽으면서 체크해 둔 책인데,
친환경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면서 먼저 사보게 되었다.

환경문제 뿐 아니라,
사회에 속한 개인으로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삶을 대하는 태도,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
아이를 키우는 방법 ... 등등
내 몸 이외에 우리가 마치 내껏인양 써버리고 있는 환경, 자연에 대해서
나만 살고 말 것이 아닌, 우리 다음 세대, 그 후대에까지 이어질... '지속 가능한' 삶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한 책...

1부는... 저자가 직접 불편(?)한 삶을 살아보며 1년간 르포 형식으로 쓴 글...
2부는... 환경, 생명과 관련되어 유명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 것을 정리한 대화편...

1부도 좋았고,
2부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관점과 그들의 생각을 알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그래서 그들이 쓴 책들에도 관심을 갖게된...

숨겨진 꽤 괜찮은 책을 만난 느낌 ^^


아, 관련해서...
마찬가지로 친환경 관련 프로젝트 하면서 접하게 된...

SBS 스페셜 127회 <행복실험실 - 자연주의 마을 토트네스>
: 2008년 6월 8일 방영

저런 데 가서 살고싶다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