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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광고와 인생과 꿈에 관한 이야기 ... 상상력에 엔진을 달아라 / 임헌우 상상력 공장장 임헌우 교수가 들려주는 꿈과 희망, 그리고 상상력에 관한 감동적 메시지 상상력에 엔진을 달아라 ... 임헌우 / 나남 자신의 성장엔진은 머리에 있는 게 아니라 가슴에 존재합니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흘러가지 못하는 지식은 고인 물과 같다는 생각입니다. 단순한 지식보다는 열정과 에너지, 그리고 전체를 조감할 수 있는 통찰력이 스스로의 성장엔진에 시동을 걸어주는 요소가 될 것입니다. 어떠한 절망과 어둠 속에서도 희망의 단서를 찾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남겨진 '희망'이란 선물입니다. 아직, 우리에게 희망이 있습니다. 아직, 우리에게 치열함이 남아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담는 것. 이것처럼 쉽게 사람을 감동시킬 만한 것이 있을까요? 그러나, 또한 마음을 담아서 표현하는 것만큼 어려운 .. 더보기
Way Back Into Love ...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그여자 작사 그남자 작곡 Music and Lyrics 마크 로렌스 Marc Lawrence 감독 휴 그랜트 Hugh Grant, 드류 베리모어 Drew Barrymore 당신 샐리 마이클을 잃어버릴까 두려운거죠. 당신의 감춰진 모습을요. 홀로서기 두려운거죠. 사람을 즐겁게 하는 말 듣기 쉽지 않아요. 인생이 동화인 줄 아세요? 모든게 행복한 결말이 아니라 감당을 못하는 거죠. 내가 좋아하는 웃을 때 얼굴에 주름 많이 잡히는 남자의 대표 휴 그랜트가 나오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그렇고 그런 로맨틱코미디라, 그리고 그 당시 시간이 없어서 극장에서 못봤는데 미루고 미루다 어제 봤다. 역시나 그렇고 그런 로맨틱코미디이나, 역시나 나의 시선을 확 붙잡아 둔 휴 그랜트. 촌스런 80년대 아이돌스타 완벽 재현 .. 더보기
오르한 파묵과 황석영 선생님을 만나다 지난주, 교보문고에서 온 뉴스레터를 통해 오르한 파묵과 황석영 선생님의 대담이 진행될 예정이고, 신청을 하면 추첨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는 걸 보고, 혹시나 싶어서 신청했는데, 휴일 첫날, 당첨(?)되었다는 메일을 받았다. 솔직히, 아직 파묵 선생님의 책은 한 권도 읽지 않았고, 그냥 2006년 노벨상 수상작가라는 것과 터키가 EU에 소속되기 위해 애쓸 때, 국가주의 폭력에 대한 언급 때문에 기소당했던 작가라는 것... 그리고, 을 위시리스트에 넣어놓고만 있었고, 그보다, 과 를 읽으면서 황석영 선생님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았다. 그런데, 오르한 파묵 선생님과 황석영 선생님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니, 내 일생에 이 두 분을, 두 분 중 한 분이라도 실제로 뵐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까 싶어서 그래서 .. 더보기
역사와 삶의 사이 ... 남한산성 / 김 훈 남한산성 / 김 훈 / 학고재 - 청병이 오면 얼음 위로 길을 잡아 강을 건네주고 곡식이라도 얻어 볼까 해서...... 서날쇠는 연장을 구하러 온 사람의 몸매와 근력, 팔다리의 길이와 허리의 곧고 굽음을 잘 살펴서 남자와 여자, 아이와 노인, 키 작은 자와 키 큰 자의 연장을 달리 만들어주었다. 돌이 많은 땅의 호미와 모래밭의 호미도 달리 만들었다. ... 버티지 못하면 어찌 하겠느냐. 버티면 버티어지는 것이고, 버티지 않으면 버티어지지 못하는 것 아니냐...... 김상헌은 그 말을 아꼈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힘으로 삶을 열어나가는 것이다. 아침이 오고 또 봄이 오듯이 새로운 시간과 더불어 새로워지지 못한다면, 이 성 안에서 세상은 끝날 것이고 끝나는 날까지 고통을 다 바쳐야 할 것이지만, 아침은 .. 더보기
어린 시절의 나 뒤돌아보기 ... 나의 아름다운 정원 / 심윤경 나의 아름다운 정원 : 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 심윤경 / 한겨레신문사 엄마는 오로지 침묵만이 살 길인 양, 말 못하는 두부 덩어리인 것처럼 웃지도 울지도 않는 늘 하나뿐인 표정으로 7년을 살아왔다. 우리 식구들은 아무도 서로에게 애정을 표현한 적이 없었다. ... 영주의 갑작스런 행동을 처음 접했을 때 우리 식구는 모두 몹시 당황했다. 그리고 곧 그 신기한 행동에 걷잡을 수 없이 매료되었다. 이럴 때 서로 꾹 참고 조용히 넘어가는 법이 우리 집에는 절대로 없었다. 잠시 후 목욕물에 얼굴이 뽀얗게 부풀어오른 할머니가 들어섰다. 엄마는 다시 무표정한 가면으로 돌아갔다. 개다리소반에는 다시 밥과 김치찌개와 냉장고에 있던 묵은 반찬들이 차려졌다. ... "그래, 내가 그릇 찾아다놓고, 입단속시킬께. 떡 .. 더보기
내 청춘을 함께 할 문장들 ... 청춘의 문장들 / 김연수 청춘의 문장들 : 작가의 젊은 날을 사로잡은 한 문장을 찾아서 / 김연수 / 마음산책 길 가다가 지나가던 아낙네의 밭은기침 소리에도 이덕무는 눈물을 흘렸겠다. 그 슬픔의 내력을 어디에다 묻겠는가? 아이가 생기면 제일 먼저 자전거 앞자리에 태우고 싶었다. 어렸을 때, 내 얼굴에 부딪히던 그 바람과 불빛과 거리의 냄새를 아이에게도 전해주고 싶었다. 아버지에게 받은 가장 소중한 것. 오랜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고 오랫동안 남아 있는 것. 나는 선천적으로 봄꽃에 대단히 취약한 유전자를 타고났다. 기점은 입춘부터다. 책상 앞에 붙여놓은 '立春大吉'이라는 글자는 내 마음에 첨가하는 이스트와 같다. 그때부터 마냥 봄을 기다리게 되는 마음은 우수에 이르러 절정에 이르는데, 대개 그즈음이면 텔레비전에서는 "내일부터 .. 더보기
낯설게 보기의 아픔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호모 코레아니쿠스(Homo-Coreanicus) : 인간 개조에서 토털 키치까지 | 미학자 진중권의 한국인 낯설게 읽기 진중권 / 웅진 지식하우스 보수성은 이론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대부분 이론의 반성 없이 습관으로 존재한다. 더 이상 있을 이유가 없는데도 그저 익숙하기 때문에 집요하게 존속하는 폭력들이 있다. 그것을 없애려면 우리 주위의 익숙한 모든 것들을 한 번쯤 낯설게 볼 필요가 있다. 한국인의 신체는 고통 받고 있다. 하지만 고통도 익숙해지면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 법. 적어도 한 번쯤 낯설게 보기를 통해 한국인의 신체가 어떤 고통을 당하는지 느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권력이 국가에서 시장으로 넘어가면서 과거에 국가에 바치던 공적 충성의 의무가 한국과 일본에서는 고스란히 회사에 대한 .. 더보기
아버지 세대에 대한 이해 ... 마당깊은 집 / 김원일 마당깊은 집 : 문학과 지성 소설 명작선 15 / 김원일 / 문학과지성사 신문팔이를 마치고 돌아온 그날, 어머니는 길수의 저녁밥을 굶겼다. ... 어머니는, 거지도 아닌데 거지 새끼처럼 왜 위채에서 밥을 얻어먹었냐며 지청구만 놓을 뿐 길수의 설움을 달래주지 않았다. ... 전쟁 와중에서 겪은 쓰라린 체험은 어마니를 그렇게 정없이 메마른 여자로 바꾸어놓았던 것이다. "내 누구한테도 그 말 안 할 테이 다시는 그런 짓 말거래이. 설령 점심밥을 굶어 배가 쪼매 고푸더라도 사나이 대장부가 될라카모 그쭘은 꿋꿋이 참을 줄 알아야제. 너거 어무이는 물론이고 성제간도 그렇게 참으미 이 여름철을 힘겹게 넘기고 안있나. 내 아무한테도 이 말 안 하꾸마." ... 안씨 충고에는 도둑이란 말이 한마디도 들어 있지 않았음을,.. 더보기
평소보다 약간 더 따뜻한 상태의 온기 ...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 김연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 김연수 / 문학동네 사랑은 모든 인류를 유일한 존재로 만들고, 또 그러므로 이 우주는 유한할 수밖에 없다. 가장 육체적인 차원에서 본다면, 사랑은 그런 온기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평소보다 약간 더 따뜻한 상태. 하지만 한 인간에게는 다른 사람의 몸에서 전해지는 그 정도의 온기면 충분했다. 어두운 밤하늘에 수많은 전파들이 존재하듯, 외롭다고 느끼는 바로 그 순간에도 수많은 이야기들이 세상을 가득 메우고 있을 것이라고 정민은 생각했다. 사랑은 입술이고 라디오고 거대한 책이므로. 사랑을 통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내게 말을 건네므로. 그리고 이 세상 모든 것들이 그 입술을 빌려 하는 말은, 바로 지금 여기가 내가 살아가야 할 세계라는 것이므로. 이처럼 지금의 사람들이 핸드폰, 블로.. 더보기
90년대의 은희경이 본 삶, 사랑 ... 새의 선물 / 은희경 새의 선물 : 제1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 / 은희경 / 문학동네 진짜 나는 '보여지는 나'가 아니라 '바라보는 나'이다. 남의 시선으로부터 강요를 당하고 수모를 받는 것은 '보여지는 나'이므로 '바라보는' 진짜 나는 상처를 덜 받는다. 이렇게 나를 두 개로 분리시킴으로써 나는 사람들의 눈에 노출되지 않고 나 자신으로 그대로 지켜지는 것이다.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에는 이쁘고 좋기만 한 고운 정과 귀찮지만 허물없는 미운 정이 있다. 좋아한다는 감정은 언제나 고운 정으로 출발하지만 미운 정까지 들지 않으면 그 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고운 정보다는 미운 정이 훨씬 너그러운 감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확실한 사랑의 이유가 있는 고운 정은 그 이유가 사라질 때 함께 사라지지만 서로 부대끼는 사이.. 더보기
역사는 발전하는가 ... 열하광인 / 김탁환 열하광인 : 백탑파, 그 세번째 이야기 / 김탁환 / 민음사 지금 이 꼴로 살아내는 이유를 꼬집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백탑 서생들은 대부분 '벽(癖)'이나 '치(癡)'를 자처하며 미치광이로 하루하루를 살았다. 공부를 할 때도 미친 듯이 하고 벗을 사귈 때도 미친 듯이 하며 꽃을 기르고 새를 키울 때도 미친 듯이 했다. 나는 표창의 드러나지 않는 이 냉혹함이 좋다. ... 장검 대결에서는 검을 이리저리 휘두르며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표창을 쓸때는 목숨이 위태로운 마지막 순간까지 소매 안에 살기를 감추고 기다려야 한다. 서둘러 뿌린 표창은 치명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내가 지닌 두려움만 드러낸다. 최고의 방책은 표창을 뽑지 않고 대결을 끝내는 것이다. 보이는 장검보다 보이지 않는 표창이 때론 더 무섭.. 더보기
시대의 변화, 그러나 ... 열녀문의 비밀 / 김탁환 열녀문의 비밀 상,하 / 김탁환 / 민음사 보이지 않아도 그 자리에 있는 건 사실이니까. 이 세상에는 눈에 보이진 않지만 소중한 것들이 참으로 많다네. 상하사방(上下四方)을 우(宇)라 하고 왕고래금(往古來今)을 주(宙)라 하니, 그 모두를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금상께서는 항상 중심을 강조하신다. 해가 밝게 빛을 발하면 천하 어둠은 사라지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서책을 읽고 외우는 것만이 공부가 아니라네. 더 중요한 배움은 서책을 덮은 후부터 시작되지. 명분이 옳다고 모든 일이 순리대로 흘러가지는 않네. 세상 만사가 명분을 따라 돌아간다면 명나라가 청나라에 짓밟혀 패망할 까닭도 없지. 훌륭한 사람은 술에 취하면 착한 마음 드러내고 조급한 사람은 술에 취하면 가막수리처럼 사나운 기운 내뿜는다 했던가. 침묵이.. 더보기
백탑파, 그들의 이상 ... 방각본 살인사건 / 김탁환 방각본 살인사건 상,하 / 김탁환 / 민음사 내 몸을 바르게 한 후에야 과녁을 살필 수 있음일세. 과녁이 아무리 가까워도 온몸의 기운이 손끝으로 모이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맞힐 수 없을 걸세. 자네가 맟혀야 하는 것은 과녁이 아니라 쉽게 상대를 제압하려는 자네 마음인게지. 표창을 던져 상대를 누르기보다 표창을 던지지 않고 뜻한 바를 이루는 것이 더욱 옳은 일이네. 그 발에 나막신이 신겨 있느냐 가죽신이 신겨 있느냐만을 보지 말라고 말씀하신 겁니다. 발만 보면 둘은 영원히 대립하며 하나는 옳고 하나는 반드시 그른 형국으로 가게 되니까요. 그 사이(間)를 살펴야 전체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환술(幻術)은 한낱 환술일 따름입니다. 중요한 것은 진심입니다. 사람에 대한 진심, 시와 문에 대한 진심, 세상에 대.. 더보기
서로 다름의 인정 ... 사라져 가는 목소리들 / 다니엘 네틀, 수잔 로메인 사라져 가는 목소리들 : 그 많던 언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Vanishing Voices : The Extinction of the World's Languages 다니엘 네틀, 수잔 로메인 / 김정화 역 / 이제이북스 서로 다르다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그것보다는 서로 다르다는 사실의 의미와 그 가치를 존중하는 마음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 문제이다. 언어적.문화적 다양성을 상실한다는 것은 지구상의 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큰 과정의 주요한 부분으로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언어는 인간이 자연환경과 그 환경에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축적하고, 유지하고, 전승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언어의 위기에 관한 문제는 지구 생태계의 보존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을 지킬.. 더보기
살인자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 살인자들과의 인터뷰 / 로버트 K. 레슬러 살인자들과의 인터뷰 이상살인자들의 범죄심리를 해부한 FBI 심리분석관 로버트 레슬러의 수사기록 로버트 K. 레슬러 / 황정하, 손명희 역 / 바다출판사 여러 연구에 따르면 출생 후 6~7세까지 아이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어른은 어머니이며, 이 시기에 아이는 사랑이 무엇인지 배운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연구한 살인범들의 경우 어머니와의 관계는 한결같이 차갑고 냉담하며 사랑이 결여되어 있었다. 정서적인 온기를 느낄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정상적인 사람들끼리 애정이나 상호의존성을 표현하는 방법을 보고 배울 여지도 없었다. ... 잠재적인 살인범들은 8~12세 사이의 시기에 외톨이로 굳어지며, 고립은 그들의 정신적 발달양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들을 외톨이로 만드는 여러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더보기
편견과 차별이 없도록 ... GO / 가네시로 가즈키 GO (2000년 일본 나오키문학상 수상작) / 가네시로 카즈키 / 김난주 역 / 현대문학북스 일본에 있어도 상관은 없었지만 어느쪽이든 선택해야 할 처지에 놓인 아버지는 북조선을 선택하기로 했다. 이유는 북조선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친절한(할) 마르크스주의를 내세우고 있다는 것과, 일본에 있는 '조선인(한국인)'에게 한국 정부보다 더 신경을 써주기 때문이었다. 그런 사연으로 아버지는 조선 국적을 지닌 소위 '재일 조선인'이 되었다. "국적은 돈으로도 살 수 있는 거야. 네 녀석은 어느 나라 국적을 사고 싶으냐?" 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환경에 순응하며 그저 살아왔을 뿐이었다. 유감스럽게도 조선학교의 난폭한 놈들에게는 '차별'이라는 속이 꽉 찬 연어가 주어진다. 그 놈은 연어를 연신 먹어대는 탓에 몸이 점.. 더보기
정조암살미스테리 ... 원행 / 오세영 원행 / 오세영 / 예담 개혁도 마찬가지였다. 실학이니 뭐니 하면서 전제 개혁을 한다고 떠들어대지만 동서고금을 통틀어서 가진 자의 것을 힘으로 빼앗아 없는 자에게 나누어주어서 성공한 예는 없었다. 그것은 또 다른, 어쩌면 더한 혼란을 초래할 뿐이다. 약용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경자유전과 토지공유에 대해서는 이익과 생각이 같았지만 똑같이 나누는 데는 생각이 달랐다. 나누는 것은 본인의 노력과 능력에 따라서 차등분배하는 것이 옳다. 그것이 공정한 평등이며 성실하고 근면한 심성을 키우는 방책이다. 개혁은 그렇게 추진되어야 한다. 자고로 많은 사람이 모두가 잘사는 세상을 꿈꾸었지만 결과는 하나같이 모두가 못사는 세상으로 끝을 맺지 않았던가. '좋은 세월이라...... 하루빨리 좋은 세월이 와야 할 텐데. 사람과.. 더보기
엄마, 혹은 아빠 ... 도쿄타워 / 릴리 프랭키 도쿄타워 -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 릴리 프랭키 작 / 양윤옥 역 / 랜덤하우스 '부모자식'은 계속해서 덧셈이지만 '가족'은 더하기뿐만 아니라 빼기도 있는 것이다. ... 뭔가 역할을 가진, 가족의 일원으로서의 나. 부모로서의 나. 아내나 남편을 가진 나. 남자로서의 나. 여자로서의 나. 모든 것에 '자각'이 필요하다. 끔찍하게 귀찮고 무겁기 짝이 없는 그 '자각'이라는 것. 가난은 비교할 것이 있을 때 비로소 눈에 띈다. ... 착취하는 측과 착취당하는 측, 무시무시한 승부가 명확히 색깔별로 분류되는 곳에서 자신의 개성이나 판단력이 함몰되고 마는 모습에 빈곤은 떠도는 것이다. 필요 이상으로 얻으려고 하기 때문에 필요 이하로 비춰지는, 그런 도쿄의 수많은 이들의 모습이 가난하고 서글픈 것이다. 엄니는.. 더보기
철학이 없는 세상 ... 당신에겐 철학이 있습니까? / 박이문 당신에겐 철학이 있습니까? / 박이문 작 / 미다스북스 어른들이 사실을 사실대로 보지 않는 것은 그들이 관습과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 아이의 경험은 경이驚異, wonder이며 그것은 반성으로 이어지고, 반성은 비판적 사고로 연결되며, 비판은 새로운 사유과 인식으로 통한다. 그것은 인간이라는 존재는 비록 박테리아의 유전자로부터 진화되었더라도, 그 원인이나 이유를 만족스럽게 설명할 수 없지만, 생물학적, 물리학적으로만은 설명할 수 없는 윤리적 존재라는 사실과, 우주의 궁극적 가치가 적어도 인간의 경우에는 생물학적 존재일 수만은 없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윤리적이란 자신의 생물학적 욕구를 희생하면서 남을 생각하는 마음씨이다. 한 생명에게 있어서 죽음보다 더 확실한 것은 없다. ... 무엇인가.. 더보기
소설가 신경숙의 한계 ... 리진 / 신경숙 리진 1, 2 / 신경숙 / 문학동네 때로 어떤 다정한 말은 땅에 묻힌 씨앗처럼 사랑을 품게 만든다. ... 그의 입에서 조선어가 부드럽게 흘러나왔을 때 그녀는 언어가 감정을 변화시키는 순간을 경험했다. 리진, 이라는 발음도 아직 서툰 콜랭으로부터 조금도 어색하지 않은 조선어 발음을 듣게 된 순간, 그녀의 담담하던 마음이 일렁였던 것이다. 서로가 보이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해 다른 일을 할 수 없던 시절을 두 사람은 공유하고 있었다. "이름의 주인이 어떻게 사느냐에 그 이름의 느낌이 생기는 게다. 사람들이 네 이름을 부를 때면 은혜의 마음이 일어나도록 아름답게 살라." 그녀는 고개를 돌려 선실 침상 머리맡에 걸어놓은 모란도를 바라보았다. 헤어진 사람들이 남긴 흔적들은 불안으로 인해 산란해진 마음을 달래준다.. 더보기
중국 현대작가의 읽어볼만한 책 ... 이혼지침서 / 쑤퉁 이혼지침서 / 쑤퉁 작 / 김택규 역 / 아고라 처첩성군 그녀는 매우 현실적인 사람이었다. 아버지가 죽자 그녀는 스스로 자신을 책임져야 했다. 그 저수조 옆에서 머리를 감을 때마다 쑹렌은 냉정하게 이후의 삶을 예상했다. ... "체면이라구요? 저 같은 사람이 무슨 체면을 따진단 말이에요?" 오래 햇빛을 못 쬐어 조금 곰팡이 내매가 나는 상자 속에는, 치워두고 입지 않은 학생 시절의 옷들이 차곡차곡 개켜져 있었다. 마치 지나간 날들이 밀봉되어 드문드문한 꿈과 실의를 발산하는 듯했다. "집중을 못 할 것 같아서 그래요. 저라는 사람은 마음이 모래알처럼 흩어져 수습할 수가 없거든요." "퉁소는 구멍이 일곱 개 있고 구멍마다 어떤 정조가 있습니다. 그것들을 연이으면 대단히 아름답고, 대단히 감상적이지요. 퉁소를.. 더보기
조선 지식인들의 정신 ... 미쳐야 미친다 / 정 민 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 읽기 / 정민 작 / 푸른역사 추운 겨울 새벽, 입김이 나는 찬 방 이불 속에서 사각사각 눈 쓰는 소리를 듣는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제 집 앞 쓸다 말고, 절대 궁핍 속에서도 공부에만 몰입하는 젊은이가 안쓰러워 남의 집 마당까지 쓸어주던 그 키 작은 이웃 노인의 마음은 또 어땠을까? 잡다한 일에 치여 공연히 투덜대다가도 이런 글과 마주하면 산란하던 마음이 화들짝 돌아온다. 인터넷 시대에 세계의 정보를 책상 위에서 만나보면서도 천하의 일은 커녕 제 자신에 대해서조차 알 수가 없다. 정보의 바다는 오히려 우리를 더 혼란 속에서 허우적거리게 할 뿐이다. 왜 그럴까? 거기에는 나는 없고 정보만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내가 소유한 정보의 양이 늘어갈수록 내면의 공허는 커.. 더보기
다름에 대한 시선, 편견, 이미지에 대해서 ... 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 / 이옥순 우리안의 오리엔탈리즘 / 이옥순 작 / 푸른역사 서양이 동양에 대해 가진 본질적인 이미지, 서양이 상상하고 날조하는 동양을 말한다. 칸트 이래 서구 사상에서 '신비한'이란 단어는 '이성적'이란 표현의 반대 의미로 쓰였다. 이미지는 모름지기 현실의 반영이 아니라 인식의 양태에 의해 창조되는 것이다. 내가 아닌 타자를 보는 태도는 본래 이원적이다. 하나는 타자에게 동화하는 긍정적인 시각이며 다른 하나는 '내가 아닌 그 무엇'을 보는, 곧 타인을 부정적으로 여기는 시선이다. 가장 큰 대비점은 문명과 야만이었다. 영국 식민통치 기간의 문학 작품은 인도인을 문명국 출신의 영국인과 대비되는 비합리적 야만인으로 묘사했다. 무능하고 수동적이어서 혼자서는 변화를 추진할 수 없고 타자의 도움을 통해서만 변화하거나 발전할 .. 더보기
그의 작품 속 너무나 사랑스러운 인물들 ... 장진 희곡집 / 장진 장진 희곡집 / 장진 / 열음사 하긴 아무리 하고 싶은 말을 다 써 놓았다 하더라도 나중에 읽어 보면... 이게 내가 살아생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구나... 이게 내가 죽는 이유구나라고 생각을 해 보면... 아니더라구... 그걸 어떻게 글로 쓸 수 있겠어. 그런데 이상하게 이들의 마지막 글엔 누군가에 대한 불만과 억울함보단 자신의 자책이 더 많았습니다. 세상 최고의 반성문인 거죠. 그게 참 재미있었습니다. ... 그라고 참말 미안허요. 당신 아침 녹즙은 나가 갈아 줘야 하는디... 고거이 참말로... 맘에 걸리오. 그라도 우리 두 내외... 재미너게 살았지라? 참 억울해요. 내가 왜 죽었지? 그냥 되는 대로 살아도 될 것을 ... 울어도 될 것을... 그냥 울고 잊어도 될 것을.. 떠오르는 기억은 .. 더보기
실제하는 나와 나인 척 하는 나 ... 그대의 차가운 손 / 한 강 그대의 차가운 손 / 한 강 / 문학과지성사 내가 알게 된 것이란, 진실이란 내가 조절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거였다. 실제로 무슨 일이 나에게 일어났고 내가 무슨 감정을 느끼는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일어난 상황에 가장 잘 맞는 행동을 하고, 그러고 나서 나에게 남은 감정의 찌꺼기들은 내가 처리해야 한다. 인내한다거나, 잊어준다거나, 용서한다거나, 어쨌든 내가 소화해낼 수 있으며-소화해내야만 하며-결국 내 안에서 진실이란, 존재하든 존재하지 않든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따뜻한 병아리를 가슴에 문지른 것처럼 몸이 부드러워지는 느낌. 내가 그 아이와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갖는 남모르는 기쁨이었다. 오래전부터 나는 처음 누군가를 만날 때 얼굴을 본 뒤 바로 손을 살피는 버릇을 가지고 있었다. 손은 제2의 얼굴이.. 더보기
어느 쓸쓸한 여자 이야기 ... 나에 관한 너의 이야기 /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나에 관한 너의 이야기 (The Hour of Ther Star)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 추미옥 역 / 이룸 진실은 진실이니까 누구든 자기 안에서 그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우리는 모두 하나이고 다 같은 사람인 것을. 인생을 살면서 자연히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인생을 살아 본 사람은 안다. 그녀를 자기 자신의 존재와 맞닥뜨리게 하는 것이 나의 의무이다. 인간에게는 외칠 권리가 있으니. 나는 외칠 것이다. 동정을 갈구하지 않는 단순한 외침을. '난 누구지?' 라는 질문은 갈망을 불러일으킨다. 갈망을 어떻게 채우겠는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은 곧 자신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세상은 나의 밖에 있어요. 나 역시 나의 밖에 있어요.' 개가 스스로 개인지 모르듯이 여자는 자신.. 더보기
이야기가 있는 철학책 ... 고슴도치의 우아함 / 뮈리엘 바르베리 고슴도치의 우아함 / 뮈리엘 바르베리 작 / 김관오 역 / 아르테 사람들은 별들을 쫓는다고 믿지만, 결국 어항 속의 빨간 금붕어처럼 끝을 맺는다. 진보니 문명이니 소위 '...화(化)'로 끝나는 무수한 다른 단어들에 대해 대단한 연설을 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고, 인간은 인간이기 시작한 이래 그다지 많이 진보하지 않았다. 인간은 늘, 자신이 우연히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니고, 또 대다수의 호의적인 신들이 자신의 운명을 돌봐준다고 믿고 있을 뿐이다. 즉 인간들은, 행위가 아닌 말이 힘의 갖는 세상, 최고의 능력은 바로 능변인 세상에 살고 있다. 반성적 의식은 가려움의 수준을 바꾸는 데 도움을 줄까? 절대 아니다. 가렵다는 것을 아는 것과 아는 것을 의식한다는 사실을 의식한다는 것은, 가렵다는 사실에 결코 어떤.. 더보기
새로운 가족의 의미는 없었다. 다만, 그녀 ... 즐거운 나의 집 / 공지영 즐거운 나의 집 / 공지영 / 푸른숲 이상하게도 약한 모습을 자꾸 보면 우리는 그 사람을 뭐랄까, 사랑하게 된다. 걱정하게 되고, 에잇, 왜 그렇게 못난 거야, 하면서도 머릿속에서 내쫓을 수가 없게 된다. 세상에 좋은 결정인지 아닌지, 미리 아는 사람은 없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만, 어떤 결정을 했으면 그게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게 노력하는 일 뿐이야. 엄마는 정말 엄마에게 주어진 그 모든 운명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일들을 즐길 수가 있었던 것일까. 엄마라는 사람이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 뭐랄까, 격의 없는 것, 자신이 나에 대해 가지는 사랑이 하늘로부터 받은 천부적 권리임을 굳게 믿는 자의 당당함 같은 것. "어떤 순간에도 너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을 그만두어서는 .. 더보기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 포르토벨로의 마녀 / 파울로 코엘료 포르토벨로의 마녀 / 파울로 코엘료 / 임두빈 역 / 문학동네 "... 상처입고, 상처 때문에 죽거나 상처 때문에 더 강해지거나. 그게 더 좋아. 나는 태어날 때부터 전쟁터에서 자랐어. 아직 살아 있고. 그러니 누가 나를 보호해줄 필요는 없어." 그녀가 제발 떠나지 말아달라고 애원해주길 바랐다. ... 나는 싸구려 호텔에 묵으면서 매일 밤 기다렸다. 다시 시작하자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달라고 부탁하는 그녀의 전화를. 예수께서는 아테나를 바라보며 이렇게 답하셨겠지요. "내 딸아, 나 역시 바깥에 있단다. 오랫동안 그들은 내가 나의 집에 들어가게 놔두질 않는구나." 우리가 기쁘게 춤에 몸을 내맡기는 순간, 우리의 뇌는 통제력을 잃고, 대신 심장이 우리 몸을 지배하게 되지. 정점이 드러나는 건 오직 그 순간이.. 더보기
사랑 ... 사랑의 추구와 발견 / 파트리크 쥐스킨트. 헬무트 디틀 사랑의 추구와 발견 (Vom Sucheb Und Finden Der Liebe) 파트리크 쥐스킨트. 헬무트 디틀 / 강명순 역 / 열린책들 비너스 스스로 믿지 못하는 사랑에 대해서 노래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일생일대의 위대한 사랑 같은 거요. 죽음을 뛰어넘고, 어쩌면 죽음까지도 굴복시키는 그런 사랑말이에요. ... 왜냐하면 그런 사랑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물론 과거에도 결코 존재한 적이 없었고요. 그런 사랑은 단지 환상에 불과해요. 내레이션 몇 년의 세월이 흐르고 흰머리가 조금씩 나기 시작하면서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 과정에서 위대한 사랑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비너스 (조용한 목소리로 미미에게) 당신은 왜 이제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거죠......? 비너스 ...... 이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