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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책장.넘기는.소리

사랑, 끝나지 않는 ... 사랑의 역사 / 니콜 클라우스 사랑의 역사 The History of Love / 니콜 클라우스 / 한은경 역 / 민음사 나는 남들에게 나를 보이려고 애쓴다. 밖에 나갔다가 목이 마르지도 않은데 주스를 살 때가 있다. 가게에 손님이 너무 많으면 잔돈을 다 떨어뜨리기도 한다. 그러면 5센트와 10센트 동전이 사방으로 굴러간다. 나는 무릎을 꿇는다. 무릎을 꿇는 건 힘든 일이고 다시 일어나는 건 더욱더 힘든 일이다. ... 그저 아무도 나를 보지 못하는 날 죽지 않기를 바랄 따름이다. 외로움, 그것을 전부 받아들일 만한 내장은 없다. 살아있는 한 다시는 다른 여자를 사랑하지 않겠노라고 맹세하던 소년이었던 그 남자가 자신의 약속을 지킨 건, 고집이 세거나 그녀에게 충실해서가 아니었다. 어쩔 도리가 없었다. 3년 반이나 숨어서 지낸 마당에 .. 더보기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편지 ... 그 책에서 네가 있는 곳에 왜 나는 없는가 1963. 5. 21 사람들이 재회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구나, 어쩌면 어리석은 짓일지 모르지만, 그게 아니면 무슨 말을 하겠니, 사람들이 서로에게 달려가는 모습을 보면 좋고, 키스하고 우는 모습이 좋아, 초조함, 마음만큼 입에서 줄줄 쏟아지지 않는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을 다 담지 못하는 귀, 모든 변화를 다 잡아내지 못하는 눈을 보는 게 좋아, 포옹, 재회, 그리움의 끝이 좋아, 한쪽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공책에 쓰지, 이미 외우고 있는 비행 일정을 꼼꼼히 훑어보고, 관찰하고, 쓰는 거야, 잃고 싶지 않았으나 잃어버린 삶을 기억해 내지 않으려 애쓰지만, 기억해야 해, 여기 있으면 가슴 가득 기쁨이 차오른단다, 내 것이 아닌 기쁨일지라도, '무(無)의 공간' 누구나 가끔.. 더보기
지금 당장 사랑한다고 말하기 ...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 조너선 사프란 포어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Extremely Loud & Incredibly Close 조너선 사프란 포어 / 송은주 역 / 민음사 믿을 수 없게 슬픈 날이었지만, 엄마는 정말, 너무너무 아름다웠다. 어떻게 엄마한테 그 말을 해줄까 궁리하고 또 궁리했지만, 어떤 방법을 생각해 봐도 다 이상하고 어색했다. 엄마는 내가 만들어준 팔찌를 끼고 있었고, 그래서 나는 기분이 최고로 좋았다. 나는 엄마에게 장신구 만들어주는 걸 아주 좋아했다. 그러면 엄마가 행복해한다.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 또한 나의 레종 데트르다. 엄마는 아직 스크래블 게임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었다. 거울을 볼 때가 아니라든지. 필요 이상으로 전축을 크게 틀어놓으면 안 된다든지. 그런 일은 아빠한테도 옳지 않고, 나한테.. 더보기
역사 속 한 인물에 대해서 ... 파리의 조선궁녀 리심 / 김탁환 파리의 조선궁녀 리심 1, 2, 3 / 김탁환 / 민음사 눈과 눈이 마주치고 말과 말이 섞이다 보면, 꽃나무가 피기도 하고 맑은 시내가 흐르기도 하는 법이지요. 옥인(玉人)! 여리디여린 물방울 하나가 장강(長江)을 만들 듯. 누구에게나 아득한 슬픔을 낳는 첫 외로움의 순간이 있다. 세상 그 어떤 소리보다도 더 큰 소리는 심장 뛰는 소리다. 새벽이 오려면 아직 멀었다. 발가락이 차다. 큰아줌마는 늘 발을 긴장시키라고 했다. 신발도 꽉 끼는 것만 신고 추운 겨울에도 발을 이불 밖으로 내놓고 지내라고 했다. 머리는 쉬더라도 발은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고, 그래야 다급한 일을 만나도 당황하지 않는다고. 천 년 만 년 흘러도 결코 잊지 못할 하루가 있는 법이야. 큰 강의 시작이라고나 할까. 마음을 집중해서 살피지.. 더보기
위로가 필요할 때 ...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 정호승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정호승 시집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중... ----------------------------------------------------------- 2003년엔 선암사가 어디에 있는 줄도 몰랐는데... 봄이 되고, 가을이 되고, 계절이 바뀌고, 마음이 헛헛해지고, 쓸쓸해지고, 가끔 울고싶은 일이 생기면 종종 찾았었는데... 한 2년쯤 못가본거 같다. 봄 되면... 더보기
묘한 느낌 ... 퍼레이드 / 요시다 슈이치 퍼레이드 / 요시다 슈이치 / 권남희 역 / 은행나무 변화가 없으면 원래의 그 지루한 시간이 다시 찾아온다. 요즘들어 신야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그가 어떤 사람이며 어떤 가능성을 감추고 있었는지, 그가 어떤 식으로 살았고 어떤 식으로 죽었는지, 그가 버스 안에서 내게 무슨 말을 해주었는지, 그런 것들을 누군가와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지금 내게는 그런 이야기를 나눌 상대가 없다. ...... 어쩌면 이 집의 공동생활은 그런 것들을 끌어들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지도 모른다. 이야기하고 싶은 게 아니라 이야기해도 괜찮은 것만 이야기하기 때문에 이렇게 순조롭게 살아갈 수 있는지도. 요스케는 왠지 히라가나의 '후(ふ)'라는 글자와 잘 어울렸다. 특별히 축 처진 어깨.. 더보기
사랑하는 마음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알랭 드 보통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Essays in Love / 알랭 드 보통 / 정영목 역 / 청미래 사랑에 빠지는 일이 이렇게 빨리 일어나는 것은 아마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사랑하는 사람에 선행하기 때문일 것이다. 요구가 해결책을 발명한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출현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은 (대개는 무의식적인) 요구, 사람의 출현에 선행하는 요구의 제2단계에 불과하다. 사랑에 대한 우리의 갈망이 사랑하는 사람의 특징을 빚어내며, 우리의 욕망이 그 사람을 중심으로 구체화된다. --- 제2장 이상화 13. 서로 이끌리고 있다는 기호를 찾기 시작하는 순간, 사랑하는 사람이 말하거나 행동하는 모든 것은 어떤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내가 기호들을 찾으면 찾을수록, 읽을 수 있는 기호들이 더 많이 나타났다. ---.. 더보기
시대를 살아간 한 인물에 대해서 ... 나,황진이 (주석판) / 김탁환 나, 황진이 (주석판) / 김탁환 / 푸른역사 진(眞). 참된 자. 그것이 어머니의 바람이었답니다. ...... 진이라 불리는 사람이 거짓으로 세상을 살아가기란 얼마나 힘든 일입니까. 거짓을 부리고픈 적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번번히 포기해야 했답니다. 어머니가 내게 남긴 그 어떤 유산보다도 '진'이라는 글자 하나의 위력이 컸던 것이지요. 참도 불쾌하고 거짓도 불쾌하니 그 둘 전부를 마음에 담지 않고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 참된 곳 하나만을 향해 성난 사자처럼 달려들었지요. 과연 그 방법밖에 없었을까요. 동글고 부드럽게 감싸 안거나 두 눈 꼭 감고 지나쳐야 하는 자리에서도 지나체게 밝고 곧은 길만을 고집하며 귀중한 삶의 가르침들을 놓친 것은 아닐까요. 돌이길 수 없는 일들, 돌아갈 수 없는 곳.. 더보기
우리가 가진 편견들에 대해서 ... 유대인 이미지의 역사 / 볼프강 벤츠 유대인 이미지의 역사 Bilder Vom Juden / 볼프강 벤츠 / 윤용선 역 / 푸른역사 프라하의 유대인 공동묘지. 1478년에 조성되었으며, 세월이 흐르면서 약간 확장되기는 했으나 기본적으로는 중세 때의 규모와 비슷하다. 공간이 부족하여 무려 12층까지 포개어 매장하기도 했다. 비좁은 공간에 빽빽이 들어찬 비석의 수는 1만2천여 기이며, 실제 매장된 사람 수는 10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위조에 관한 정확한 발견이나 잘못된 발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에코의 다음과 같은 질문이다. "우리는 그 현상이 역사적으로 끼친 영향을 목격한 뒤에 소설이 이처럼 삶에 침투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물론 이에 대한 대답은 없다. 다만 악의적인 이야기가 광신자의 머리 밖으로 나와 현실이 .. 더보기
11분 ... 파울로 코엘료 11분 Eleven Minutes / 파울로 코엘료 / 이상해 역 / 문학동네 사랑을 이해하고 싶긴 하지만, 그리고 내 마음을 앗아간 남자들 때문에 고통스러워한 적도 있지만, 나는 이제 깨닫는다. 내 영혼에 와 닿은 사람들은 내 육체를 일깨우지 못했고, 내 육체를 탐닉한 사람들은 내 영혼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을.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나는 세상의 제물일 수도 있고, 자신의 보물을 찾아 떠난 모험가일 수도 있다. 문제는, 내가 어떤 시선으로 내 삶을 바라볼 것인지에 달려 있다. 마리아가 그녀를 보고 웃었다. 그 여자는 예수의 어머니, 성모마리아와 닮았다. 그 여자도 마리아에게 웃어주고는 당부했다. 세상은 그녀가 생각하는 것만큼 간단치가 않으니 조심하라고. 마리아는 그 충고를 흘려들었다. 그러고.. 더보기
마음 ... 연애시대 / 노자와 히사시 연애시대 1,2 / 노자와 히사시 / 신유희 역 / 소담출판사 둘이 함께 살아가는 기쁨이란 앨범을 넘기는 일이 아니야. 둘이서 옛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고. 좀 더 즐거운 일이 앞으로도 많이 일어날 거라고 꿈꾸는 일이야. 술에 강한 나는 저렇게까지 취해 망가진 적이 없었는데. 워낙 리이치로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지. 그렇기때문에 리이치로의 어깨를 베개삼는 것이 얼마만큼 편안한지도 몰랐다. 생각해 보니 그것도 참 쓸쓸한 일이었다. 연애라는 건 좀 이기적인 거야. 제삼자의 행복을 바라고 당장 눈앞의 상대와 올릴 결혼이 10년이든 15년이든 행복하게 지속될 수 있다니, 그건 네가 연애를 너무 쉽게 보는 거야.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 눈앞의 상대를 위해 행복해지고 싶다는 이기적인.. 더보기
사진을 찍는 이유 ... 사진강의 노트 / 필립 퍼키스 사진강의 노트 Teaching Photography ... 필립 퍼키스 / 박태희 역 / 눈빛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사진을 공부할 때 프레드 마틴(Fred Martin)의 4학년 세미나 수업을 듣게 되었다. 햇볕이 잘 드는 큰 교실에서 다양한 매체를 공부하는 학생들과 서로의 작품에 대해 토론하는 수업이었다. 수업 시간은 오후 4시부터 7시까지였고, 점차 해가 저물어 실내는 어두워졌다. 하지만 프레드 마틴은 불을 켜지 못하게 했다. 그 세 시간 동안 모든 것이 변하고 있었다. 작품들, 사람들, 공간, 목소리의 어조, 서로의 관계... 모든 것. 그것은 계시적이었다. : 연습 6 빛을 지켜보기 whaching light 중 기술이 중요한 게 아니다. 문제는, 보고 느끼는 사진 속에서 사진의 내용이.. 더보기
인간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다 ... 운명 / 임레 케르테스 운명 Sorstalansag / 임레 케르테스 / 박종대 역 / 다른우리 사람들은 어디서나 뭔가 새로운 것을, 그것도 처음에는 좋은 뜻으로 시작한다. 강제 수용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적어도 그렇게 체험했다. 당분간은 착실한 수감자가 되는 것으로 충분했다. 나머지는 미래의 일이었다. ...... 내가 보기에는 그들 역시 똑같이 애를 썼고 똑같이 좋은 뜻을 갖고 있었다. 그들에게도 착실한 수감자가 되는 것은 중요했다. 착실한 수감자가 된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관심사로, 누구나 번거롭더라도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지만, 이곳에서는 삶 자체가 우리에게 그렇게 하도록 강요했다. ...... 정작 나를 괴롭히고 나의 확신을 어떤 식으로든 무너뜨린 진짜 장본인은, 결국 (내가 이성적.. 더보기
불안 ... 알랭 드 보통 불안 Status Anxiety / 알랭 드 보통 / 정영목 역 / 이레 원인 1. 사랑 결핍 낮은 지위가 끼치는 영향은 물질적인 맥락에서만 볼 수 없다. 적어도 생계는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러 인한 고통이 신체적 불편으로 그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낮은 지위는 자존심을 건드리는 문제들을 낳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바라보는 방식이 우리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을 결정하게 된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느낌은 함께 사는 사람들의 판단에 좌우된다. ...... 우리의 '에고'나 자아상은 바람이 새는 풍선과 같아, 늘 외부의 사랑이라는 헬륨을 집어넣어 주어야 하고, 무시라는 아주 작은 바늘에 취약하기 짝이 없다. 원인 2. 속물근성 속물의 독특한 특징은 단순히 차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더보기
오래된 정원 ... 황석영 오래된 정원 상.하 / 황석영 / 창작과비평사 오랜 독거수의 특징은 감정의 표현을 빼앗긴다는 데 있었다. 우선 타인과 감정을 나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말을 잃고, 감정을 잊고, 추억조차도 표백되어버린다. 이게 사는 거여? 속이 헛헛허고 씁쓸해서 그런다 왜? 은결이라구. 햇빛에 강물이 반짝이는 걸 은결이라구 한다지. 하지만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사랑하는 이들의 일상은 언제나 새로운 출발이었다. 태어남이라든가 만남이라든가 싫증이라든가 넌더리라든가 이해라든가 죽음이라든가 미움과 노여움과 그리움이나 시시함, 그런 모든 것이 긴 장마철에 한무리씩 다가오던 끝없는 구름의 행렬처럼 차례로 스쳐 지나왔다. 기록영화에서 보았듯이 꽃봉오리가 움트고 꽃잎이 나오고 피어나고 활짝 피어나고 더 활짝 피어나 젖혀 지면서 끝에.. 더보기
남자의 탄생 ... 전인권 남자의 탄생 : 한 아이의 유년기를 통해 보는 한국 남자의 정체성 형성 과정 / 전인권 지음 / 푸른숲 아무튼 '아버지 공간'의 질서는 '이 세상 만물에는 모두 다 그 나름의 의미와 질서가 있다'는 것과 '세상 만물의 질서는 아버지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질서였다. 그런 의미에서 '아버지 공간'은 '질서의 공간'이라고 부를 만했고, 그 공간의 주인인 아버지는 질서의 근원이었다. 우리 사회에는 대단히 엄숙한 문화와 무례할 정도로 제멋대로인 문화가 공존한다. 누군가 중요한 사람이 있기만 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어떤 감각이 살아난다. 그와 나의 관계 속에서 내가 할 일을 결정할 수 있다. 그러니까 나는 타인을 통해서 나의 행동을 결정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혼자 있으면, 그것이 아무리 편안한 상태라고.. 더보기
뜨겁게 사랑하고 용서하고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공지영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공지영 / 푸른숲 착한 거, 그거 바보 같은 거 아니야. 가엾게 여기는 마음, 그거 무른 거 아니야. 남 때문에 우는 거, 자기가 잘못한 거 생각하면서 가슴 아픈 거, 그게 설사 감상이든 뭐든 그거 예쁘고 좋은 거야. 열심히 마음 주다가 상처 받는 거, 그거 창피한 거 아니야...... 정말로 진심을 다하는 사람은 상처도 많이 받지만 극복도 잘하는 법이야 --- 소설 중 모니카고모가 문유정에게 인간에게는 누구나 공통된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며 실은, 다정한 사람과 사랑을 나누고 싶어한다는 것, 그 이외의 것은 모두가 분노로 뒤틀린 소음에 불과하다는 것, 그게 진짜라는 것...... --- 작가의 말 중 요즘 유행하는 작가 책이라고 뉴스에.. 더보기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심리학 ... 우리는 사랑일까 / 알랭 드 보통 우리는 사랑일까 The Romantic Movement / 알랭 드 보통 / 공경희 역 / 은행나무 앨리스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기에, 아무 기대도 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비관적인 생각과 예상되는 실패를 피하고자 하는 희망의 관계는 악명이 높다. 최악의 경우를 예상하면, 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케이블이 얼마나 길게 늘어질 수 있느냐는, 애인의 성격과 내력에 좌우될 터였다. 자기가 사랑스럽게 타고났다고 생각하면 확인이 필요하지 않을 테고, 상대의 기둥 없이도 케이블을 수백미터 늘어뜨릴 수 있다. '나는 나를 사랑해'가 부족함을 벌충하므로 '당신을 사랑해'란 말이 덜 필요하다. ...... 하지만 앨리스의 경우, 기둥이 훨씬 촘촘히 박혀야 했다. 그녀의 기본 감정은 항상 '당신이 .. 더보기
태평하고 아름다운 기운 ... 철종 태평하고 아름다운 기운을 사람이 즐겁게 누리니, 상서롭고 밝은 일이 날마다 이르네 철종 어필 / 조선 19세기 2006. 1. 31 국립중앙박물관 더보기
노트르담 드 파리 ... 빅토르 위고 노트르담 드 파리 / 빅토르 위고 / 박아르마 역 / 다빈치기프트 '노트르담 드 파리'를 책으로 읽으면서 알게 된 몇가지 사실. 의외로 이 책을 읽은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틀담의 꼽추는 누구나 다 안다는 것. 그에 대해 아는 건 그가 곱추라는 사실 하나 뿐이었다는 것. 아직 우리나라에 완역본이 없다는 것. 이 책에는 콰지모도 뿐만이 아닌, 괴로워하는 신부와 에스메랄다의 엄마도 나온다는 것. 무엇보다 빅토르 위고가 서른이 되기 전(29살)에 이 대작을 썼다는 사실. 더보기
보편적인 가치를 찾아서 ... 잭아저씨네 작은 커피집 / 레슬리 여키스, 찰스 데커 잭아저씨네 작은 커피집 ... 레슬리 여키스, 찰스 데커 / 임희근 번역 / 김영사 사업을 하면서 아니면 우리 모두 각자 인생을 살면서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 모른다면, 무엇을 해야 할지 제대로 결정을 내릴 수 없다. ...... 결과에 대한 유일한 판단 기준은 자신이 세운 계획이다.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성공하려면, 먼저 자기 자신에게 성공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한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진정 자신이 원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면 최대한 좋아하도록 노력하면서, 그 일을 해서 번 돈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그저 밥벌이를 위한 일이 아닌 살아가는 낙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 더보기
여행을 위한 마음가짐 ... 여행의 기술 / 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 The Art of Travles ... 알랭 드 보통 Alain de Botton / 정영목 옮김 여행을 위한 장소들에 대하여 ... 사실 목적지는 문제가 아니었다. 진짜 욕망은 떠나는 것이었다. 그가 결론을 내린 대로 "어디로라도! 어디로라도! 이 세상 바깥이기만 하다면!" 어디로라도 떠나는 것. 그리고 내내 우리 머리를 떠나지 않는 생각이 있다. 우리 눈에 감추어져 있었다 뿐이지, 사실 우리 삶은 저렇게 작았다는 것.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우리가 살고는 있지만 실제로 볼 기회는 드문 세상이다. 이곳에서의 외로움은 모두가 나그네인 곳,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사랑을 향한 좌절된 갈망이 건축과 조명에 의해 인정을 받고 또 잔인하게 기념되는 곳에서 피어올랐다. 에드워드 호퍼가 그린 유화 몇 점.. 더보기
시선 ... 카메라로 보는 방법 / 임동숙 카메라로 보는 방법 : 사진가 임동숙과 함께하는 사진적 시각훈련 / 임동숙 / 눈빛 (사진기술총서 11) 사진을 잘 찍는다는 것은 3차원의 이미지가 2차원으로 바뀔 때의 이미지 전환을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기도 합니다. 사진적 시각이란 평범한 사물이 빛과 색, 질감 등 여러가지 상황과 어우러지면서 독특한 이미지를 드러내 주는 것을 감지하는 능력입니다. 사물을 피상적으로 바라보는 태도에서 벗어나서 집중해서 바라보는 훈련을 통해 가능합니다. N은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느닷없이 벽에 비친 그림자가 눈에 띄었다고 했습니다.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사이 벽을 통해 드러난 이미지! 그 이미지는 N의 마음 속에 잠자코 있던 '어떤 감성' 입니다. 이런 상황을 벽이 말을 걸어온 것이라고 비유합시다. 벽이 나에게 말을 걸어.. 더보기
아무도 사랑하지 않은 죄 ... 뼈아픈 후회 / 황지우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완전히 망가지면서 완전히 망가뜨려놓고 가는 것; 그 징표 없이는 진실로 사랑했다 말할 수 없는 건지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이동하는 사막 신전; 바람의 기둥이 세운 내실에까지 모래가 몰려와 있고 뿌리째 굴러가고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린다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들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끝내 자아를 버리지 못하는 그 고열의 神像이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음으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본 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 더보기
삶의 다른 길은 가능하다 ... 오래된 미래 /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오래된 미래 /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 김태언 역 / 녹색평론사 아마도 라다크가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행복과 관련된 것일 것이다. 그것은 내가 더디게 배운 교훈이다. 여러 해가 걸려서 선입견의 여러 층을 벗겨내고 나서야 나는 라다크 사람들의 기쁨과 웃음을 제대로 보기 시작했다. 그것은 삶 그 자체를 순수하고 구김없이 받아들이는 일이었다. 라다크에서 나는 마음의 평화와 삶의 기쁨을 누리는 것을 타고난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나는 공동체와 땅과의 긴밀한 관계가 물질적인 부나 고급 기술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인간의 삶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음을 보았다. 나는 삶의 다른 길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우리는 사람이 완전히 자기 충족적이어야 한다고, 다른 누구.. 더보기
눈사태처럼 쏟아져내리는 ... 기다림 / 이성복 날 버리시면 어쩌나 생각진 않지만 이제나 저제나 당신 오는 곳만 바라봅니다 나는 팔도 다리도 없어 당신에게 가지 못하고 당신에게 드릴 말씀 전해줄 친구도 없으니 오다가다 당신은 나를 잊으셨겠지요 당신을 보고 싶어도 나는 갈 수 없지만 당신이 원하시면 언제라도 오셔요 나는 팔도 다리도 없으니 당신을 잡을 수 없고 잡을 힘도 마음도 내겐 없답니다 날 버리시면 어쩌나 생각진 않지만 이제나 저제나 당신 오는 곳만 바라보니 첩첩 가로누운 산들이 눈사태처럼 쏟아집니다. 이성복 시집 [그 여름의 끝] 중 --------------------------- 이번달 PAPER 주제는 Paper's Choice Top 10입니다. 김원 아저씨는 카메라 Top 10을, 김창완 아저씨는 와인 Top 10을, 정유희 기자는 꽃미.. 더보기
그리움 ... 유치환 그리움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찍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 거리언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 센 오늘은 더욱 너 그리워 진종일 헛되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디메 꽃같이 숨었느뇨 ****** 그리움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 유치환의 그리움 두 편 더보기
신념을 가지고 당당하게 ... 무소유 / 법정 스님 무소유 / 법정 스님 / 범우사 얼마만큼 많이 알고 있느냐는 것은 대단한 일이 못된다. 아는 것을 어떻게 살리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인간의 탈을 쓴 인형은 많아도 인간다운 인간이 적은 현실 앞에서 지식인이 할 일은 무엇일까. 먼저 무기력하고 나약하지만 그 인형의 집에서 나오지 않고서는 어떠한 사명도 할 수가 없을 것이다. 무학(無學)이란 말이 있다. 전혀 배움이 없거나 배우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다. 학문에 대한 무용론도 아니다. 많이 배웠으면서도 배운 자취가 없는 것을 가리킴이다. 학문이나 지식을 코에 걸지 않고 지식 과잉에서 오는 관념성을 경계한 뜻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지식이나 정보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롭고 발랄한 삶이 소중하다는 말이다. 여러 가지 지식에서 추출된 진리에 대한 신념이 일상화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