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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책장.넘기는.소리

여행을 위한 마음가짐 ... 여행의 기술 / 알랭 드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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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술 The Art of Travles ... 알랭 드 보통 Alain de Botton / 정영목 옮김


여행을 위한 장소들에 대하여 ...

  사실 목적지는 문제가 아니었다. 진짜 욕망은 떠나는 것이었다. 그가 결론을 내린 대로 "어디로라도! 어디로라도!
  이 세상 바깥이기만 하다면!" 어디로라도 떠나는 것.

  그리고 내내 우리 머리를 떠나지 않는 생각이 있다. 우리 눈에 감추어져 있었다 뿐이지, 사실 우리 삶은 저렇게
  작았다는 것.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우리가 살고는 있지만 실제로 볼 기회는 드문 세상이다.

  이곳에서의 외로움은 모두가 나그네인 곳,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사랑을 향한 좌절된 갈망이 건축과 조명에 의해
  인정을 받고 또 잔인하게 기념되는 곳에서 피어올랐다.

  에드워드 호퍼가 그린 유화 몇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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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워드 호퍼 Edward Hopper <자동 판매식 식당 Automat> 1927

  어쩌면 우리가 슬플 때 우리를 가장 잘 위로해주는 것은 슬픈 책이고, 우리가 끌어안거나 사랑할 사람이 없을
  때 차를 몰고 가야 할 곳은 외로운 휴게소인지도 모른다

  호퍼의 인물들은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그들은 혼자 앉아 있거나 서 있다. 호텔 침대 가장자리에서 편지를
  읽거나 바에서 술을 마신다. 창밖의 움직이는 기차를 물끄러미 바라보거나 호텔 로비에서 책을 읽는다. 상처
  받은 듯 자기 내부를 응시하는 표정이다. 방금 누군가를 떠나왔거나 떠나보낸 것 같다. 그들은 일이나 섹스나
  벗을 찾으며 오래 머물지 않을 곳에서 떠돌고 있다. 시간은 주로 밤이다. 창문으로는 어둠이 다가오고, 넓은
  시골 또는 낯선 도시의 위협이 그 뒤에 도사리고 있다.

  여행은 생각의 산파다. 움직이는 비행기나 배나 기차보다 내적인 대화를 쉽게 이끌어내는 장소는 찾기 힘들다.
  우리 눈 앞에 보이는 것과 우리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 사이에는 기묘하다고 말할 수 있는 상관관계가 있다.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다른 경우라면 멈칫거리기
  일쑤인 내적인 사유도 흘러가는 풍경의 도움을 받으면 술술 진행되어나간다.

  몇 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꿈을 꾸다 보면, 나 자신에게로 돌아왔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즉 우리에게 중요한
  감정이나 관념들과 다시 만나게 되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우리가 자신의 진정한 자아와 가장 잘 만날 수
  있는 곳아 반드시 집은 아니다.


시골과 도시에 대하여 ...

  자연의 모습은 우리에게 어떤 가치를 암시하는 힘이 있으며 - 떡갈나무는 위엄, 소나무는 결단, 호수는 침착 -
  따라서 크게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미덕에 영감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알프스가 그의 기억 속에 계속 살아남게 되자 워즈워스는 자연 속의 어떤 장면을은 우리와 함께 평생
  지속되며, 그 장면이 우리의 의식을 찾아올 때마다 현재의 어려움과 반대되는 그 모습에서 우리는 해방감을
  맛보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연 속의 이러한 경험을 "시간의 점"이라고 불렀다.
    우리의 삶에는 시간의 점이 있다.
    이 선명하게 두드러지는 점에는
    재생의 힘이 있어 ......
    이 힘으로 우리를 파고들어
    우리가 높이 있을 땐 더 높이 오를 수 있게 하며
    떨어졌을 때는 다시 일으켜 세운다.


숭고함에 대하여 ...

  숭고함은 우주의 힘. 나이, 크기 앞에서 인간의 약함과 만나는 것이다. 이것은 유쾌할 수 있고, 심지어 사람을
  도취시길 수도 있다.


습관에 대하여 ...

  우리가 여행으로부터 얻는 즐거움은 여행의 목적지보다는 여행하는 심리에 더 좌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혼자 여행을 하니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함께 가는 사람에 의해 결정되어버린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맞도록 우리의 호기심을 다듬기 때문이다. ... 나에게는 약간 괴상하게 행동할
  자유가 있었다.
 



알랭 드 보통의 책 중 최고라고 생각하는 책...
(현재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다른 책들보다 늦게 읽고 있는 중인데, 비슷한 느낌이다.)

기대, 여행을 위한 장소들, 이국적인 것, 호기심, 시골과 도시, 숭고함, 눈을 열어주는 미술, 아름다움의 소유,
습관들에 대한... 장소와 안내자를 통해서
여행을 위한 마음가짐, 여행의 방법들을 기록한... 여행 지침서.

한가지 아쉬운 부분은 중간 중간 나오는 사진과 그림이 흑백으로 나왔다는 것.
그래서 글의 내용을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림들을 다시 찾아봐야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