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일까 The Romantic Movement / 알랭 드 보통 / 공경희 역 / 은행나무
앨리스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기에, 아무 기대도 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비관적인 생각과 예상되는 실패를 피하고자 하는 희망의 관계는 악명이 높다.
최악의 경우를 예상하면, 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케이블이 얼마나 길게 늘어질 수 있느냐는, 애인의 성격과 내력에 좌우될 터였다.
자기가 사랑스럽게 타고났다고 생각하면 확인이 필요하지 않을 테고,
상대의 기둥 없이도 케이블을 수백미터 늘어뜨릴 수 있다.
'나는 나를 사랑해'가 부족함을 벌충하므로 '당신을 사랑해'란 말이 덜 필요하다. ......
하지만 앨리스의 경우, 기둥이 훨씬 촘촘히 박혀야 했다.
그녀의 기본 감정은 항상 '당신이 어떻게 날 사랑할 수 있겠어?' 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에릭을 신뢰하지 못하는 게 아니었다.
그녀가 자신을 누군가가 오랫동안 성실하게 애정을 바칠 만한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게 관건이었다.
앨리스는 에릭이 자신의 곁에 머무를 수 있을까 의심하는 것 이상으로, 자신의 매력을 불신했다.
사랑의 권력은 아무것도 주지않을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
상대가 당신과 같이 있으면 정말 편안하다고 말해도,
대꾸도 없이 TV 프로그램으로 화제를 바꿀 수 있는 쪽에 힘이 있다.
다른 영역에서와는 달리, 사랑에서는 상대에게 아무 의도도 없고, 바라는 것도 구하는 것도 없는 사람이 강자다.
사랑의 목표는 소통과 이해이기 때문에, 화제를 바꿔서 대화를 막거나 두 시간 후에나 전화를 걸어주는 사람이,
힘없고 더 의존적이고 바라는게 많은 사람에게 힘 들이지 않고 권력을 행사한다.
알랭 드 보통의 < 우리는 사랑일까 The Romantic Movement > 중......
실전에 가까운 연애 심리학 책을 읽은 것 같은 느낌.
알랭 드 보통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 너무너무 궁금해졌다.
<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Kiss & Tell >과 < 여행의 기술 The Art of Travel >이 기대된다.
근데... 요즘 양장본 책들이 싫어졌는데, 두 권 다 양장본이다. -_-
- 2006.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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