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에게 물들다 : 붓다를 만나 삶이 바뀐 사람들 2 / 법륜스님 / 샨티
몸을 함부로 하지 말라는 얘기나 몸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는 얘기나 다 자기를 아끼고 사랑하라는 얘기고, 자기를 아끼고 사랑하는 자만이 남도 아끼고 사랑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남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곧 자기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마치 천 년 동안 어두웠던 동굴이라도 불을 켜면 일순간에 밝아지고, 천 년 동안 밝았던 동굴이라도 불을 끄면 일순간에 어두워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천 년 동안 어두웠다고 해서 불을 켜면 천천히 밝아지는 게 아니고, 천 년 동안 밝았다고 해서 불을 끄면 천천히 어두워지는 게 아닙니다. 순간에 밝아지기도 하고 어두워지기도 하지요.
모든 고苦의 근원은 무지입니다.
예불을 드릴 때마다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데 계행을 청정히 지키는 향기로 공양을 올린다고 해서 계향戒香이라고 합니다. 청정한 계율을 지키는 것으로써 공양을 올린다는 거지요. 정향定香이란 내 고요한 마음으로 공양을 올린다는 말이고, 혜향慧香이란 일체 무지를 깨뜨린, 세상을 통찰할 수 있는 지혜의 향기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린다는 말입니다. 이 계정향 삼학을 닦아가는 것이 부처님께 올리는 최고의 공양입니다.
오늘 우리는 하늘과 땅, 현재와 미래, 미세한 것과 무한한 것, 온갖 것을 다 알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은 알지 못합니다. 온갖 것을 구하면서도 자신의 진정한 행복, 진정한 자유를 구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자신을 잃고 삽니다.
싹이 트는 것처럼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 수受, 곧 느낌이에요. 수는 저절로,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것입니다. ... 과거의 원인으로 인해서 현재의 결과가 있고, 현재의 원인으로 인해서 미래의 결과가 있어요. 과거와 현재가 겹쳐 있고, 현재와 미래가 겹쳐 있는 거예요. 이것이 되풀이되는 것을 윤회라고 합니다. 그러면 이 윤회의 고리를 어디서 끊어야 되나요? 바로 현재에서 끊어야 합니다. 과거의 결과물인 동시에 현재의 출발이 되는 핵심이 수受예요. 씨앗이 싹튼 것이 수죠. 싹이 텄으니까 자라서 꽃이 피고 열매 맺는 거란 말이에요. 바로 이 싹이 틀 때 바로 뽑아버려야 해요. 씨앗은 작고 또 땅 속에 있으니까 찾아내기가 어렵잖아요. ... 깨어 있어야 돼요. 괴로운 느낌을 괴로운 느낌으로 알고, 즐거운 느낌을 즐거운 느낌으로 알고,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을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으로 알아차리는 겁니다. 다만 느낌임을 알아차리는 거죠.
인과법을 믿는 불자라면 복을 빌기 전에 복을 지어야 합니다. 이것이 불자가 가야 할 길이에요. 또 나쁜 인연을 지었을 때에는 그것을 피하려 하지 말고 그 과보를 기꺼이 받을 태도를 취해야 합니다. 이것이 불자의 태도입니다.
인도에서 수행자는 원래 일을 하지 않습니다. 일을 하지 않는 이유는 게으름을 피워도 좋다거나 마냥 쉬라는 것이 아니고 의식주를 해결하는 데 빠져서 하루 종일 자기를 잃어버리거나 경계에 팔리지 말라는 뜻이에요. ... 청소를 하거나 다른 일을 하더라도 마음이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행위나 마음, 감각에 깨어 있다는 얘기입니다. 바로 일과 수행이 통일된 상태지요. 이것을 선가에서는 선농일치禪農一致라고 말합니다. ... 하루 종일 나무만 하고, 하루 종일 농사만 짓고, 하루 종일 청소만 한다 하더라도 그의 마음에 번뇌가 없다면, 일체 마음의 일어남과 행위에 대해서 깨어 있다면, 우리는 그를 수행자라 부를 수 있습니다.
깨달았다는 생각, 도를 얻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으면 오히려 진리를 구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 이 세상에서 도를 얻기 힘든 두 부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하나는 안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모른다는 생각에 빠진 사람입니다. ... 눈이 열리고 귀가 뚫리면 천하만물이 다 부처님으로 보입니다.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까지도 다 부처님의 법문으로 들린다는 것을 깊이 새기시기 바랍니다.
정견正見이란 사물이나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을 말합니다. ... 먼저 법을 듣고 제대로 이해를 해야 돼요. 그런데 이해만으로는 안 되고, 그것을 실제로 경험해 보면서 몸으로 체험해야 합니다. 몸과 마음에서 경험이 되어야 자기 것이 돼요. 이것을 두고 '깨달아 안다'고 말합니다.
눈 뜨면 다 꿈일 뿐입니다. ... 아무리 지은 죄가 많더라도 수행을 통해 그 무지를 단박에 깨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몸에 밴 습관은 바로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
"정법을 배우는 자는 그런 외도의 말 따위에 신경쓰거나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 자신의 착한 업과 착하지 않은 업에만 마음을 집중시켜야 한다."
"사람에 의지하지 말고 법의 의지하라"는 말씀이 바로 법귀의法歸依입니다. 또 "남에게 의지하지 말고 자기 자신에게 의지하라"고 하셨는데 이것이 자귀의自歸依지요. "남을 등불삼지 말고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아라"는 말씀이 자등명自燈明이에요. "사람을 등불로 삼지 말고 법을 등불로 삼아라." 이것은 법등명法燈明입니다.
'여래'라는 말은 어떤 높임말이 아니에요. 모든 번뇌가 다해서 오고감이 없는 자라는 뜻입니다.
공양을 받을 때 주든지 주지 않든지, 많이 주든지 적게 주든지, 어떤 종류를 주든지 그것은 주는 사람의 마음입니다. 무엇을 달라고 하거나 무엇은 안 된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그것은 이미 욕망에 사로잡혀 있고 욕구에 치우쳐 있는 태도예요. 수행자는 다만 자기 내면을 응시하며 그 집 앞에 서 있을 뿐입니다. 무엇을 주든 받는 사람은 다만 "고맙습니다"하고 받을 뿐입니다.
보시라는 것은 나누어 가지는 것입니다. 상대가 먹을 게 필요하면 밥 한 끼 나누어 먹는 것이고, 상대가 옷이 필요하면 입던 옷을 벗어서 입혀주는 것이고, 길 가는 나그네를 하루 재워주는 것, 넘어진 어린아이를 일으켜 세워주는 것이 다 진실한 보시에 속합니다.
'착한 행위는 급히 서두르고, 나쁜 행위는 억제하라. 착한 행위에 느린 마음을 가지면 나쁜 행위에 즐거움을 느끼기가 쉽다."
보살에게 정토란 이미 완성되어 있는 세계가 아니라 완성을 위해 보살이 활동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보살심을 내면 정토 아닌 곳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을 한다고 해서 다 보살은 아닙니다. 그런 일을 하면서 괴로워하면 그것은 보살심이 아니에요. ... 수행자는 이런 난관에 부딪쳤을 때 그것 자체를 수행으로 삼습니다. 그래서 마음에 괴로움이 없어요. 마음에 괴로움이 없기 땜누에 좌절과 절망도 없습니다. 이런 것이 원력이에요. 욕심은 안 되면 괴롭지만, 원력은 안 되어도 괴롭지가 않아요. ... 스스로 물들이는 존재로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글을 읽지 않음은 말의 때이고, 부지런하지 않은 몸은 집안의 때이고, 단정하지 않음은 몸의 때이고, 게으름은 일의 때이니라. 인색함은 보시의 때이고, 착하지 않음은 행실의 때이니, 이승에서나 저승에서나 나쁜 법은 언제나 때가 된다. 때 가운데 가장 큰 때는 어리석음이니라. 공부하는 사람은 마땅히 이것을 버려야 하느니 비구들은 부디 그 때를 없애라.'
은혜를 갚을 때 어떻게 갚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 사람에게 가장 도움이 되게 갚아야죠. 그런데 우리는 은혜를 갚는다고 하면서도 자기 식대로 갚을 때가 있습니다. ... 좋은 의도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 좋은 의도마저도 항상 자기 중심이구나 하는 것입니다. ... 수행자라는 것은 참선을 하느냐 염불을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이 행하는 바가 자신의 괴로움을 없앨 수 있느냐 또 남의 괴로움도 없앨 수 있느냐가 그 기준이 됩니다. ... 정말 그것이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지 헤아릴 수 있어야 합니다.
매도 살고 비둘기도 사는 길은 바로 자신을 희생하는 거였어요. 다른 누구를 대신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를 희생하는 것입니다.
계율의 핵심은, 행위도 중요하지만 행위보다 마음속에 집착이나 애착이 있었느냐 아니냐가 더 중요하다. ... 굶주리는 자를 보면 그 굶주림을 면하게 하고, 병든 자를 보면 그 병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은 수행자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나눠 먹을 게 없으면 위로라도 해야 합니다. 줄 게 없으면 다른 사람에게 소식을 알리기라도 해야 해요. 그런 면에서 우리가 계율을 좀더 적극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때 계율을 청정히 지켜가는 삶이 될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늘 자기의 기분대로, 마음대로 칭찬하기도 하고 비난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칭찬에 우쭐대서도 안 되고 비난에 두려워해서도 안 됩니다. 누군가 나를 비난하면 자신한테 비난받을 만한 일이 없는지 돌이켜보면 됩니다. 그래서 비난받을 만한 일이 있다면 참회하고, 비난받을 만한 일이 없다면 비난에 걸림 없이 당당히 살아나가면 됩니다. 이것이 수행자의 자세입니다. ... 우리는 반대하는 사람을 자꾸 피하게 마련인데, 사실은 반대하는 사람들과 얼마나 공유점을 마련해 가느냐에 따라서 화합을 이루고 평화를 이룰 수 있는 길이 더 커지는 거지요.
아무리 좋은 것도 받는 쪽이 필요로 해야 줄 수 있습니다.
깨장을 다녀와서 법륜스님 책을 읽어봐야겠다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던 첫번째 책ㅇ;
<붓다, 나를 흔들다 : 붓다를 만나 삶이 바뀐 사람들>이었다.
그 책을 읽으면서, 깨장에서 안내자님이 하셨던 말씀이 이 말씀이었구나. 싶으면서 그때 하셨던 말씀들이 더 명확해지는 느낌이었다.
이번에 새로나온 책도 마찬가지.
즉문즉설을 듣고, 책을 읽고, 법문을 듣고 하면서
늘 똑같은 말씀인데 들을때마다 새롭고, 좀 더 명확해진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몸으로 체험하는 것은 다르니, 몸으로 체험하기 전엔 함부로 아는 척하지 말 것
아직 좋고 싫음, 옳고 그름을 판단하려는 습이 남아있는데, 바로바로 알아차릴 것
보시는 쓰고 남는 것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보시를 하고 남은 것으로 쓸 것
칭찬에 우쭐대지 말고, 비난에 두려워하지 말 것
잘 쓰이는 삶을 추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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