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선물 :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는 열가지 방법 / 법륜스님 / 정토출판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파도가 일어나는 것이 바닷물의 현상인 것처럼, 봄이 되면 싹이 트고 가을이 되면 낙엽이 떨어지는 것이 자연의 현상인 것처럼 죽음도 자연 현상의 하나일 뿐입니다. ... 병에 걸리고 안 걸리고의 문제를 떠나 병에 구애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입니다. ... 무언가를 얻기 위해 나를 고집하고, 무언가를 움켜쥐기 위해 애를 쓸수록 몸과 마음에 병이 듭니다.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하셨느니라.
원하는 대로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하는 것이 이 세상의 참모습이며, 이것은 객관적인 사실입니다. 무엇이든 뜻대로 잘 되면 교만하고 자랑하는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고, 그런 마음이 일어나면 반드시 다른 사람을 억압하게 됩니다. ... 걸식과 구걸은 다릅니다. 걸식은 수행의 한 방편이고, 구걸은 욕구를 채우려는 행동입니다. 걸식을 할 때는 욕심을 버려야 하고, 구걸을 할 때는 욕심으로 전전긍긍합니다. 걸식은 주는 사람에게 맡기면서 자기를 내려놓는 것이고, 구걸은 주는 사람에게 강요하는 것입니다. ... 걸식을 하는 자는 겸손해야만 하며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수행자에게 걸식을 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 이 세상 사람들을 똑같이 평등하게 보라는 의미에서 "교만하지 말고 겸손해라. 비굴하지 말고 당당해라."라고 가르치신 것입니다. ... 고난이라는 것은 본래 없는 것이며, 내가 원하는 대로 되기를 바라는 데서 생기는 것일 뿐입니다. 이것이 바로 '공(空)'이지요. ... 고난의 실체가 없음을 알면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공부하는 데 마음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마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 하셨느니라.
번뇌, 과거에 휩싸여서 현재의 자신이 지금 있는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못 하게 됩니다. 현재의 자기를 자꾸 불행하게 만들지요. ... 망상, 미래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혀서 현재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 회의 ... 혐오, 싫어함에 사로잡히면 남의 말이 귀에 안 들리고 사물을 봐도 보이지 않습니다. ... 좌절과 절망 ... 장애라 하는 것은 그것에 걸려 넘어질 때 장애인 것이지, 그 장애에 구애를 받지 않으면 이미 그것은 더 이상 장애가 아니라 하나의 사건일 뿐입니다. ... 돌아보면 지금까지 겪었던 수많은 장애들이 나를 성장하게 만들고 공부를 도와주었으니, 결과적으로 보면 나에게 좋은 일이었던 셈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장애를 해탈의 지름길로 여기고, 장애 가운데서 해탈을 얻어야 하는 것입니다. 갖가지 장애 속에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장애 없이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수행하는 데 마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수행하는 데 마가 없으면 서원이 굳건해지지 못하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모든 마군으로써 수행을 도와주는 벗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모든 장애는 다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것이며, 마음 바깥에서 일어나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하나의 사건일 뿐입니다. 그 사건 때문에 내가 물러나는 마음을 내면 그것이 바로 마장이지요. ... 넘어지면 일어나고, 넘어지면 또 일어나는 것이 수행입니다. 넘어져서 일어날 줄 모르는 상태로 누워 있는 것은 수행이 아닙니다. 그러니 수행은 연습이 계속되는 것입니다. ... 수행하는 데 마 없기를 바랄 것이 아니라, 마장이 있더라도 구애받지 않아야 합니다. 마장이 일어날 때 그것이 마장인 줄을 알면 됩니다. ... 잘하면 내게 교훈이 되고 못하더라도 내게 뉘우침이 되니, 이것을 공부삼아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면 됩니다. ... 마장이 없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 나한테 이런 마장이 있구나. 결국은 이것이 내가 앞으로 극복해야 할 대상이구나.' 하고 돌이킬 줄 안다면, 마장이 일어남으로써 오히려 알아차리는 기회를 얻는 것이지요. 마장이 일어남으로써 내 수행의 과제를 알게 되는 것입니다.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마라. 일이 쉽게 되면 뜻을 경솔한 데 두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여러 겁을 겪어서 일을 성취하라" 하셨느니라.
일을 그르친 경험으로 대처 능력을 얻게 되고 일이 잘못됨으로써 배우는 기회가 생기게 됩니다. ... 무조건 일이 뜻대로 되어야 좋다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일이 뜻대로 되면 사람이 경솔해지고 잘한다는 우월감으로 콧대가 높아집니다. 어떤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리지는 말아야 합니다. 일을 자기 생각대로 추진할 수는 있지만 일이 이루어지는 것은 자기의 의도대로만 되지 않고 객관적인 많은 조건들과 결합해서 이루어집니다. 이것이 '인연과'의 원리입니다. '인(因)'은 내가 의도하는 것이고 '연(緣)'은 주위의 상황 조건입니다. 인이 조금 부족해도 연이 무난하면 결과는 괜찮습니다. ... 일을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지만 일이 이루어지는 것은 반드시 내 의도대로 되는 것이 아님을 아셔야 합니다. 그것은 주변 상황과도 관계된 것이고, 그것을 수용해 낼 힘이 있어야 합니다. 일이란 지금의 능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여러 조건과 결합해서 일어납니다. 그러므로 일의 어려움을 수행으로 삼고, 여러가지 어려움이 일어날 때 그것을 해결하는 것을 재미로 삼으라는 것입니다.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마라. 내가 이롭고자 하면 의리를 상하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순결로써 사귐을 길게 하라." 하셨느니라.
'순결로써 사귐을 길게 하라'는 말씀 중에 '순결'이 '너만 사귄다'는 뜻이 아닙니다. 내가 그를 위하는 바른 마음을 갖고 사귀면 사귐이 길게 된다는 뜻입니다. ... 자기가 한 번 만든 인간 관계를 나쁘게 만들지 않고 사귐을 길게 하는 것도 엄청난 재산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사람을 만나서 서로 원수가 되거나 싫어하거나 미워하는 관계를 만들면 재산을 잃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 인과의 법칙이 있다는 것은, 인생은 손해 볼 일도 없고 득 볼 일도 없다는 것입니다.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마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지기 쉽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써 원림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상대 역시 자신의 생각이 있기 때문에 나와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말을 할 때는 가볍게 해야 합니다. 가볍게 한다는 것은, 상대가 내 뜻을 받아들여 줄 것이라는 전제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 이렇게 상대와 내가 다르므로, 나의 말을 상대가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지 말고 내 의견을 그냥 내놓아야 합니다. 또 상대가 나와는 다른 의견을 내놓으면, 그 의견에 꼭 따르지 않더라도 그 사람의 견해라고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내 견해를 더 얘기하고 싶으면 얘기는 하되 고집하지 않아야 합니다. 자기의 견해를 내놓는 것까지는 좋지만 그것을 고집하면 다른 사람을 억압하게 됩니다. 누구나 의견을 솔직하게 내놓고 그것을 서로 인정하고 다시 토론해서 같은 것은 함께 가고 다른 것은 서로 인정해서 달리 가는 것입니다. ... 내놓을 때 가볍게 내놓고, 들을 때도 가볍게 듣고, 내 의견에 상대가 동의해야 한다고 미리 정해두지 않고, 상대가 말하면 내가 다 들어 주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도 갖지 않는 것이지요. 그러면 내 마음에 답답함이 없고 상대의 얘기도 귀담아 들을 수 있습니다. ... 살다가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이 한두 명 생긴다고 해서 그들을 미워하며 배척하느라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공덕을 베풀 때에는 과보를 바라지 마라. 과보를 바라면 도모하는 뜻을 가지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덕 베푼 것을 헌신처럼 버려라." 하셨느니라.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입니다. 그 사람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 제법이 공한 도리를 깨치면 그 다음 단계는 인연을 따라 나투는 것입니다. 이미 결말이 어떨지를 알기 때문에, 현상에 빠지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 미워한다는 것은 뭔가 바라는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좋아하되 바라지 말라, 베풀되 대가를 바리지 말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마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을 돋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적은 이익으로써 부자가 되라."하셨느니라.
고마움을 모른 채 기도하는 것인 허황된 이익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지면 이 세계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됩니다. ... 만족하는 마음으로 검소하게 사는 것은 '청빈'이라고 합니다. 깨끗한 가난입니다. 청빈은 스스로 가난을 선택하며 자기 삶에 만족을 하기 때문에 부자에 속합니다.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마라. 억울한 마음을 밝히게 되면 원망하는 마음을 돋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하는 문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거짓을 밝히는 것과 자기의 억울함을 밝히는 것은 조금 다릅니다. 나의 억울함이라는 것은 객관적이라기보다는 주관적이기 쉽습니다. ... 내가 이렇게 말했지만 저 사람은 저렇게 들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 지나친 것은 바로잡아야 하지만, 바로잡기 위해서는 억울한 마음 없이 풀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여러 장애와 역경을 이겨 내는 것은 연습하는 것과 같습니다.
상대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풀려는 자세로 임할 때 문제가 해결됩니다. 문제를 피하면 장애가 되지만 받아들이고 해결하면 오히려 인생의 보배가 됨을 알고 정진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 풀이.
인생을 살아가는 '특별한 선물'이라고 할 수 있는...
위로가 되기도 하고, 채찍이 되기도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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