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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책장.넘기는.소리

도시 속 외로운 인간의 내면 ... 에드워드 호퍼 / 롤프 귄터 레너


  에드워드 호퍼 Edward Hopper / 롤프 귄터 레너 / 정재곤 역 / 마로니에북스.TASCHEN



문명화 과정 중에 파묻혀 버린 진정성에 이르고자 하는 현대인의 욕구

호퍼는 예술의 임무가 "자기 속에서 자기 스스로"를 깨닫는 일이며, "독립적인 미래"를 지향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버치필드는 에머슨이 자기 작품 안에서 '마음'과 '자연' 사이의 긴장 해소가 여전히 가능하다고 보았던 반면, 호퍼는 불가능한 것으로 본다는 점을 지적한다. ... 미래파 회화가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꿈꾸는 데 반해, 호퍼는 기술이 인간에게 부과하는 제한성에 역점을 둔다.


 
철길의 석양 Railroad Sunset 1929



밤의 그림자 Night Shadows 1921



관광객을 위한 방 Rooms for Tourists 1945

<관광객을 위한 방>은 집이 외부에서 비치는 감미로운 빛으로 감싸이는 정경을 보여주는 호퍼의 유일한 작품이다. 게다가 이 집은 르네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2>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은 소외감을 동반하는 빛으로 감싸여 있다.



바다에 면한 방 Rooms by the Sea 1951

"눈으로 보이는 바를 그리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하지만 기억 속에 간직하고 있는 바를 그리는 것은 훨씬 더 훌륭한 일이다. 이는 상상의 힘이 기억과 결합함으로써 변모가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화가는 자신을 구속하는 것, 즉 필연적인 것만을 다시 만들어낼 뿐이다. 기억과 창조성은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자연이 부과하는 억압에서 해방될 수 있는 것이다."



자동판매기 식당 Automat 1927 

그릇의 화사한 색채는 그녀에게 잃어버린 자연을 일깨운다.



호텔방 Hotel Room 1931



햇빛 속의 여성 a Woman in the Sun 1961



밤샘하는 사람들 Nighthawks 1942

"<밤샘하는 사람들>은 내가 밤거리를 어떻게 상상하는지에 관해 잘 보여준다. 특별히 고독한 장소라는 생각을 가질 필요까지는 없는 것이다. 나는 장면을 극도로 단순화했으며, 레스토랑을 넓게 그렸다. 아마도 나는 무의식적으로 대도시에서의 고독을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호퍼의 그림에서 책을 읽거나 응시의 동작을 나타내는 인물들이 언제나 담당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몰두의 상징이다.

"어쩌면 나에겐 인간적인 면모가 부족한지도 모르겠다. 나는 햇빛을 그리더라도 집의 벽 위로 쏟아지는 햇빛을 그리고 싶었다."

말이란 말해지지 않은 부분과 침묵의 지배를 받는 부분이 있다. 호퍼의 회화도 공개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부분이 은밀하게 구심점을 이룬다. 전반적으로 호퍼의 작품은, 분명한 의미로써 해석되는 회화적 상황을 측량할 길 없는 깊디깊은 심연 속으로 밀어 넣는 독특함을 보여준다.



두 코미디언 Two Comedians 1965


호퍼에게 리얼리즘이란 단 한번도 눈에 보이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해냄을 의미한 적이 없었다. 호퍼는 순수한 회화적 재현을 전혀 신뢰하지 않을 뿐더러, 매 작품마다 복제와 상상력, 재현과 구성 사이에 즉각적인 상호연관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현실과 결부된 여러 회화적 요소들과, 또한 이것들을 함께 엮어내는 시선의 현실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만이 호퍼의 회화가 제시하는 현실을 설명해준다.



홍대 앞 북카페 '토끼의 지혜'엘 갔다가 발견한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에 관한 책.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을 읽으면서 알게된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들을 정리해서 볼 수 있어서 좋았던
호텔방에 혹은 카페에 혹은 휴게소에 있는 여자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아서 좋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된 <철길의 석양>, <밤의 그림자>, <관광객을 위한 방> 등도 인상적이었던...
그 중에서도 <바다에 면한 방>과 <햇빛 속의 여성>은 직접 한번 보고싶은 작품.
언젠가... 혹시 뉴욕엘 가게되면... 찾아보고싶은...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것.
그와 그의 부인이 나온... 그의 마지막 작품 <두 코미디언>
이 작품을 그리고 2년 후 돌아가신, 그의 죽음 이후 채 1년이 되지 않아 그를 따라간 그의 부인.
그는 마지막 작품이라서 그와 그의 부인을 그려넣은 걸까?
정말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을 작정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