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토벨로의 마녀 / 파울로 코엘료 / 임두빈 역 / 문학동네
"... 상처입고, 상처 때문에 죽거나 상처 때문에 더 강해지거나. 그게 더 좋아. 나는 태어날 때부터 전쟁터에서 자랐어. 아직 살아 있고. 그러니 누가 나를 보호해줄 필요는 없어."
그녀가 제발 떠나지 말아달라고 애원해주길 바랐다. ... 나는 싸구려 호텔에 묵으면서 매일 밤 기다렸다. 다시 시작하자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달라고 부탁하는 그녀의 전화를.
예수께서는 아테나를 바라보며 이렇게 답하셨겠지요. "내 딸아, 나 역시 바깥에 있단다. 오랫동안 그들은 내가 나의 집에 들어가게 놔두질 않는구나."
우리가 기쁘게 춤에 몸을 내맡기는 순간, 우리의 뇌는 통제력을 잃고, 대신 심장이 우리 몸을 지배하게 되지. 정점이 드러나는 건 오직 그 순간이라오. 물론 우리가 믿기만 한다면 말이오.
"정확히 말하자면 그들이 자기 자신과 좋은 관계를 가지게 된 것이죠."
저 자신도 알지 못하는 방식을 통해, 기쁨이 전염됩니다. 열정이나 사랑 역시 전염되지요.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사시오. 그걸로 충분하다오.
이제 그녀는 어디 가면 나를 만날 수 있는지 알고 있다. 우리가 다시 만날 것이라고 씌어 있다면 그렇게 될 것이다. 중요한 건, 우리 삶에 개입할 운명을 따르고 우리 모두를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마음을 정하는 것이다.
내가 그녀를 마치 지금 눈앞에 보고 있는 것처럼 말하는 이유는, 우리 방랑자들에게 시간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오직 공간만이 존재한다.
모든 폭풍우가 그러듯이 이것 역시 지나가리라. 맹렬할수록 더욱 빠르게.
"너는 그때도, 그리고 지금도 사랑받는 아이란다."
"우리는 보편적인 욕망에 둘러싸여 있어요. 행복이 아니라 욕망에 말이죠. 욕망은 만족하는 법이 없죠. 만족되면 더이상 욕망이 아니니까요."
"당신이 올바른 길에 있다는 확신 말이죠. 아까 내가 말한 것, 기억하죠? 우리는 매 순간 각각의 목적지에 도달한다는 말."
가능하다면 언제든, 우리의 현실을 벗어나는 행동을 해보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해요.
"하지만 춤이 끝나면 우리는 다시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되죠. 실제 자신보다 더 중요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어 애쓰는 소심한 사람으로 말이죠."
명징해지세요. ... 집중하세요. ... 당신은 당신이 자신이라고 믿고 있는 바로 그 존재랍니다. ... 믿으세요.
"누가 당신에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진 않았잖아요. ... 당신은 사랑을 배우지 않았어요. 단지 믿은거죠. 믿기 때문에 사랑하는 거예요."
당신이 원하는 게 뭔가요? 행복을 바라진 마세요. 그건 너무 쉽고 따분한 일이니까. 사랑만을 원한다고도 하지 말아요. 불가능한 일이니까. 그렇다면 무엇을 원하냐고요? 당신 삶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그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길 원하는거죠. 덫이 입을 벌리고 있지만 무한한 기쁨이 깃든 삶 말예요.
당신은 알아야 해요. 당신이 상대가 필요로 하는 사랑을 베푸는 입장이라는 것부터. 그러면 무슨 일이 생기든 생기지 않든 똑같이 만족스러울 거예요. 당신에게 사랑할 힘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 충분해요. 그가 아니라면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될 거예요. 이제 당신의 샘을 발견했으니 그냥 흘러가게 두세요. 그 샘물이 당신의 세계를 채울 거예요.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고 미리 안전거리부터 확보하려 들지마세요. 발걸음을 디디기 전에 확신을 얻으려고 기다리지 말아요. 당신은 당신이 주는 대로 받게 될 거니까. 이따금 전혀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곳에서 받을 수도 있지만요.
일단 '인식의 문'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자신의 '낯선' 행동에 익숙해지면, 그 문들을 열고 닫는 일은 쉬워진다.
내게 사랑은 모든 것이에요. 사랑은 욕망할 수 없어요. 그 자체가 목적이기 때문이죠. 사랑은 버릴 수도 배신할 수도 없어요. 소유할 수 없기 때문이죠. 사랑은 포로가 될 수 없어요. 쌓아놓은 제방 위로 넘쳐흐르는 강물이기 때문이죠. 사랑을 구속하려 애쓰는 이는 사랑의 젖줄을 끊어놓게 될 것이고, 그렇게 갇힌 물은 고여서 악취 풍기는 시궁창이 될 거예요. ... 당신은 늘 자신의 꿈을 접으려고 애써왔고, 그렇기에 당신 입에서 '나는 원한다'라는 말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어요. '해야만 한다' '기대한다' '그래야 한다'라는 말들이 당신의 '원한다'는 말을 삼켜버렸기 때문이죠. ... 내 임무는 여러분을 일깨우는 거예요. 옛날에는 다스리는 자나 다스림을 받는 자 모두 신탁을 받아 미래를 점쳤죠. 하지만 미래라는 것은 현재에 내려진 결정에 영향을 받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변덕을 부리게 마련이에요. 페달을 계속 밟으세요. 그러지 않으면 자전거에서 떨어지게 됩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건 그런 게 아니었던 거야. 그 꿈에 나를 송두리째 맡겨버리면 되는 거였어. 그래서 고통받게 되면, 그냥 이를 악물고 견디면 돼. 고통은 곧 지나갈 테니까.
나는 내가 진실로 원하는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이후로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일 외에는 어떤 문제에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 내가 그곳에 있었던 이유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일이 나 자신을 행복하게 했기 때문이었다.
"... 그런데 당신은 인간들이 그것을 원한다고 생각하나요? 스스로의 발걸음을 선택할 자유를?"
"나는 그렇게 믿어요. ..."
"하지만 시련의 순간이 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 조금 전에 당신이 한 말을 기억하세요. 당신은 사랑받고 보호받고 있어요."
세상에 내 딸의 행복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지요. 무엇 때문에 셰린이 그토록 어렵고 고통스러운 길을 걸어가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엄마가 그 모든 걸 이해해야 하는 건 아니예요. 오직 사랑하고 보호할 줄만 알면 되지요.
사랑은 그저 사랑일 뿐이라는 것을.
신작 소설을 사보는 일은 거의 없는데,
일본 여행을 가면서 읽을 책을 준비하지 않은 탓에, 가판대 같은 공항 서점에서 겨우 찾은 책이 이 책이었다.
나 자신 보다는 남들의 시선에 신경쓰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은 그 꿈을 접어놓고
사랑을 하기 전에 사랑을 받고 싶다는 받아야겠다는 확신을 원하고
감성을 이성으로 통제하려는
그런 내 삶에 대해서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남의 시선이 아닌 '나 자신'이 주인공이 되고,
진정으로 원하는 꿈을 향해 나아가며,
사랑을 향해 열려있는,
머리 속 생각이 가슴 속 감정을 통제하지 않는...
그런 삶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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