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후회는 없다 (에베레스트에서 사라진 맬러리를 찾아서)
Lost on Everest Searching for Mallory & Irvine / 피터 퍼스트브룩 / 정영목 옮김 / 지호
패러는 1922년 1월 말 맬러리에게 편지를 썼다. "이번 여름에는 진짜로 에베레스트에 도전하게 될 것 같습니다. 원정대는 4월 초에 떠나서 10월에 돌아옵니다. 갈 생각 있습니까.?"
사실 그는 이제까지 한 번도 자신의 삶과 관련된 중요한 결정에서 확실한 태도를 보여 준 적이 없었다. 그는 보통 다른 사람들이 일을 주도하게 해 놓고 만족하는 편이었다.
1913년 존 노엘의 첫인상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이 끔찍한 나라의 거주자들은 자기네 나라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결코 잊을 수 없는 매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티베트의 삶은 세상에서 가장 힘겨운 삶이다. 그러나 여행자는 늘 이곳의 거칠고 장엄한 산과 바위가 깔린 넓은 평원으로 돌아오고 싶은 갈망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 나라는 대부분의 땅이 해발 약 4,300미터에 자리잡고 있으며, 사람들은 춥고, 건조하고, 가혹한 환경에서 살아간다. 그래도 티베트인들은 인간이 정착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고도에서 그늘 나름의 생활을 꾸려나간다. 농부들은 짧은 여름에 감자와 보리를 기른다. 염소와 양은 봄에 자란 빈약한 풀을 뜯는다. 노엘은 처음에 티베트를 탐험했을 때, 이곳이 세상에서 가장 황량한 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곤경과 궁핍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늘 웃음으로 손님들을 맞이하였다.
번역가의 말
물론 그는 산에 갔을 때는 등반에 헌신하고, 그 일을 즐기고, 최고의 능력을 보여 주었지만, 늘 그것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고 여지를 남기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자신의 분야에 모든 것을 건 이른바 "프로"들이 지배하는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런 태도들이 대단히 허술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야말로 백 년 전 이야기일 뿐이고 오늘날에는 절대 통할 수 없는 삶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그래, 그 말이 맞는다 해도 그런 여지는 사랑스럽지 않은가. 프로라는 것이 좁은 굴을 깊이 파고 들어가 그 구멍 속에서 세상을 보는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라면, 비록 백 년 전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소머블이나 맬러리가 인간의 바람직한 모습에 더 근접한 것이 아니었을까. 이들은 육상이나 등산에서 최고 수준의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었음에도, 육상이나 등산이 본래는 "프로들의 스포츠"가 아님을 보여 준 사람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특별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을 것 같다. 또 산도 딴 세상에 존재하는 별천지가 아니라, 인간화된 또는 인간화되어야 할 자연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을 것같다. 그런 면에서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산을 오른다는 맬러리의 유명한 말도 다시 생각해 볼 만하다.
네이버 오늘의 책에 소개된 책이었는데, 제목이나 글쓴 사람보다도,
번역가가 정영목(알랭 드 보통의 책을 많이 번역한 전문번역가)이라는 사실때문에 사 보게 된 책이다.
1920년대, 전쟁과 빠르게 변화되어 가는 세상에 살면서
세상에서 제일 높은 산이 발견되던 시대에 살아가던...
지금까지 알아온 세상보다, 새롭게 발견되고 알게 되는 일들이 너무나 많았던 시대에 살았던
한 영국인의 마지막.
1999년 맬러리는 BBC 다큐멘터리 원정팀에 의해 발견되었고,
그의 동행자 어빈과 카메라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그들은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가 보았을까? 보다도,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가 더 가슴에 와 닿는...
아마추어는 하찮고 프로만이 가치가 있는 세상,
모든 것을 버린 프로보다는,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삶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아마추어들이 많은 세상이 되었으면...
근데, 책을 읽고 나서 '에베레스트'에 가보고 싶어졌다.
세상에 태어나서, 세상에서 젤 높은데 한번쯤은 올라가보고 죽어야하는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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