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三國遺事 : 한권으로 5천년 역사의 원형을 탐험하다 / 일연 지음 / 이상인 편역 / 평단
법흥왕과 진흥왕이 왕위를 버리고 출가한 것을 사관이 쓰지 않은 것은 세상을 경영하는 교훈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때 보덕화상은 반룡사盤龍寺에 있었다. 보덕화상은 개소문의 소식을 듣고, 도교와 불교가 맞서게 되면 나라의 운명이 위태롭게 될 것이라며 여러 번 왕에게 말했지만 왕은 듣지 않았다. 보덕은 이에 신통한 힘으로 절 방을 남쪽 완산주(전주) 고대산으로 옮겨 거기서 살았으니 이때가 영휘 원년 경술년(650) 6월이었다. 지금 경복사에 있는 비래방장飛來方丈이 바로 이것이라 한다. 그렇게 보덕화상이 집을 옮긴 지 얼마 안 되어 정말로 고구려가 망했다. ... 불교는 넓어 바다처럼 끝이 없고 / 백 갈래의 유교와 도교를 모두 받아들이네. / 우습구나. 저 고구려 왕은 웅덩이를 막고 / 용이 바다로 옮겨가는 것 알지 못했네.
팔관회八關會 : 진흥왕 때 처음 행해졌다. 당시 팔관회는 모두 호국적인 성격으로, 불가에서 말하는 살생. 도둑질, 간음, 헛된 말, 금주 등 오대계五大戒에 사치를 금하고, 높은 곳에 앉지 않고, 오후에는 금식해야 한다는 세 가지를 덧붙인 여덟 가지의 계율을 하루 낮 하루 밤 동안에 엄격히 지키게 하는 불교의식이었다.
이들(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은 모두 처자가 있어 생계를 꾸리면서도 정신을 수양하고 속세를 떠날 마음을 잠시도 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날 세상사의 무상함을 느끼며 서로 말했다. ... "맑기가 태허와 같은데 어찌 오고 감이 있겠습니까? 다만 어진 선배의 뜻이 깊고 덕행이 높고 굳다는 말을 듣고 장차 도와서 보리를 이루고자 할 따름입니다." ... 해 저문 깊은 산길에 / 가도 가도 사방이 막혔네. / 송죽 그늘은 그윽하기만 하고 / 골짜기를 울리는 물소리 더욱 새롭구나. / 자고 가려 함은 길을 잃어서가 아니요 / 스님을 인도하려 함일세. / 원컨대 내 청을 들어만 주시고 / 길손이 누구인지 묻지 마오.
" ... 당신은 내가 있어서 더 누가 되고, 나는 당신 때문에 근심이 더합니다. 가만히 옛날 기쁘던 일을 생각해보니, 그것이 바로 근심의 시작이었습니다. 당신과 내가 어찌해서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까? 여러 새가 다 함께 굶어죽는 것보다는 차라리 짝 잃은 난새가 거울을 보며 짝을 부르는 것이 낫지 않습니까? 추우면 버리고 더우면 가까운 것이 인정상 할 수 없는 일입니다만 나아가고 그치는 것은 사람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고, 헤어지고 만나는 것도 운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헤어지기로 합시다." ... 아침이 되자 수염과 머리털은 모두 희어졌고, 조신은 넋이 나간 듯 세상일에 뜻이 없어졌다. 괴롭게 사는 것도 이미 싫어졌고, 마치 한평생의 고생을 다 겪고 난 것처럼 재물을 탐하는 마음도 얼음 녹듯 깨끗이 녹아 버렸다. 또 관음보살상을 대하기조차 부끄럽고, 잘못을 뉘우치는 마음이 그치지 않았다. ... 잠깐 흥겨운 마음에 한가롭더니 / 어느새 젊은 얼굴은 근심으로 늙었구나. / 조밥이 다 익기를 기다리지 말지니 / 인생이 한바탕 꿈임을 깨달았네. / 몸 닦는 것 잘되고 못됨은 성의에 달렸거늘 / 홀아비는 미인 꿈꾸고 도둑은 재물 꿈꾸네. / 어찌 가을날 하룻밤 꿈만으로 / 때때로 눈을 감아 청량의 세상에 이를 수 있으랴.
승려 신의는 범일대사의 제자로 이 산을 찾아 자장이 쉬던 곳에 암자를 짓고 살았다. 신의가 죽은 뒤에 암자는 오랫동안 황폐했는데, 수다사의 장로 유연이 새로 암자를 짓고 살았다. 바로 지금의 월정사다.
무장사는 서라벌 동북쪽 20리쯤 되는 암곡촌 북쪽에 있다. 신라 제38대 원성왕의 아버지인 대아간 효양(명덕왕으로 추봉)이 숙부 파진찬을 기려 세운 것이다. 그윽한 골짜기는 깎아 세운 듯 험준했다. 깊고 어두워 빈 마음이 절로 생기며 불문에 들어 도를 닦을 만한 신령스런 곳이었다.
"몸조심하고 마음을 깨끗이 재계하는 육재일六齋日과 봄.여름에는 죽이지 않는 것이니 즉 시기를 가리라는 뜻이다. 말, 소, 개 등 부리는 가축과 고기가 한 점도 되지 못하는 미물은 죽이지 않아야 한다. 즉 이것은 대상을 가리는 것이다. 설사 살생을 하더라도, 많이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즉 이것이 세속의 좋은 계이니라."
온다. 온다. 온다. / 온다. 서럽도다. / 서럽도다. 이 몸이여, / 공덕 닦으러 온다.
"돌아가자, 돌아가. 제 형상에 집착하는 자가 어찌 나를 볼 수 있으리오."
일체의 무애인無碍人 : 외부의 어떠한 영향에도 구애받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부처를 이렇게 부르기도 했다. 한마디로 집착이 없고 세상사를 초월한 사람이다 ... 스스로 붙인 원효라는 법명의 뜻은 불교를 처음 빛나게 했다는 의미이다. 원효도 역시 우리나라 말에서 뜻이 취해진 것이니, 당시 사람들은 모두 우리나라 말로 '새벽'이라고 불렀다. 일찍이 분황사에 머물면서 <화엄경소華嚴經疏>를 지었는데, 제40권 <회향품>에 이르러 마침내 붓을 꺾었다. 그가 입적하자 설총이 그 유해를 부수어 원효의 생전 얼굴을 빚어서는 분황사에 모시고, 공경하고 사모하여 슬픔의 뜻을 표했다. 들리는 말에 따르면 하루는 설총이 평소처럼 예불을 드리자 얼굴상이 갑자기 돌아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도 바라보던 그대로 있다. 원효가 일찍이 살던 토굴 옆에 설총이 살던 집터가 있다.
산화공덕散花功德 : 불교적 의례로 부처님이 지나가는 길에 꽃을 뿌려 그 길을 영화롭게 한다는 축복의 뜻을 담고 있다. <도솔가>나 <진달래꽃>에 이런 산화공덕이 잘 나타나 있다.
"어젯밤 맺은 깊은 정을 잊지 마십시오. 오늘 제 발톱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은 흥륜사의 간장을 바르고 그 절의 나팔소리를 들으면 나을 것입니다." 처녀는 말을 마치고 김현의 칼을 뽑아 스스로 목을 찔러 죽었다. 김현이 숲에서 나와 소리쳤다. "호랑이를 잡았다." 김현은 호랑이를 잡은 연유는 숨기고 다만 상처를 입은 사람들을 처녀가 시킨 대로 치료하자 모두 나았다. 지금도 민가에서는 호랑이에게 입은 상처에 이 처방을 쓴다.
동북아역사대장정에 가기 전에 <삼국유사>를 읽고 가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서,
사전학습팀을 운영하면서 '삼국유사 읽기 캠페인'을 했었다.
그래서 읽게 된 책.
바쁜 일정들 때문에 끝내 다 읽지 못하고 다녀왔는데,
다녀와서 남은 100페이지를 마저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동북아역사대장정 중에 들었던 생각은...
고구려나 백제에 대해서, 그리고 그 전 고조선에 대해서도 너무 짧게만 언급된 것이 내내 마음에 걸리고 아쉬웠다.
어딘가에서 발해와 고구려와 고조선에 대한 기록이 전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반대로, 이 기록이라도 없었다면 이 마저도 남아있지 않았겠다 싶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에 나오는 장소에 찾아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책을 고를 때, 한 달안에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느라, 비교적 얇은 책을 골랐는데,
주석이 한가득 달린 '민음사'에서 나온 버전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 대한 기록은
누구에 의해서, 어떤 관점으로 작성되어, 어떻게 전달될 것인지...
나의 기록부터... 잘 남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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