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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스크린.속.그대

'그 다음이 있으니까 괜찮아' 라고 말해주는 영화 ... 맨발의 꿈






2010. 6. 24
메가박스 코엑스 서태지M관 D열 8번


맨발의 꿈 (2010)
김태균 감독 / 박희순, 고창석, 프란시스코(라모스 역), 주니오르(뚜아 역), 말레나(조세핀 역), 페르디난도(모따비오 역) 출연




돈 없는 애들은 축구 못한다고 누가 그래?

너 눈은 괜찮아?
돼지 되찾아야죠. 운동장도 되찾고.

이 애들이 커도 문제야. 애들도 알껀 다 아니까

아직도 니편 내편 나눠서 총질하는 나라에 와서
내가 뭐 해처먹을께 있다고 이러구 있냐?

가난하면 꿈도 가난해야되?

인생이 머 쫌 할라고 하면 이렇게 꼬이냐?

라오스, 너한테 정말 미안하다. 내가 믿음을 못줘서


그렇게 오지랖이 넓으니까 사기꾼 소리나 듣지.

끝을 보고 싶어서 그래.
난 맨날 시작은 하는데 끝을 본 적이 없거든
혼자는 못가본 그 끝이라는 곳에
저 애들하고 같이는 갈 수 있을 것 같애.

근데 이번에도 안 될 모양이다.
내 인생이 그렇지 뭐.

이게 마지막이 아니고
그 다음이 있다는게 눈물나게 고맙다.

그 다음에 그 다음에 그 다음에가 얼마나 많은데 그래?



나는 '희망'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일단 의심부터 하고 보는 버릇이 있다.
작년에 봤던 '슬럼독 밀리어네어' 류의 허황된 꿈을 쫓는,
실체없이 뜬구름만 잡는 그런 희망을 강조하는 류의 희망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서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의 제목이 '맨발의 꿈'임에도 불구하고
동티모르와 축구 그리고 박희순으로만 생각하고
희망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진정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영화이다.

아무것도 없이 가난하고
삶의 질이 아닌 생존을 걱정해야하고
아직도 니 편 내 편 나눠서 싸우고 있지만
희망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가고 있는
무수한 걸림돌과 바위가 등장하지만
한 걸음 한 걸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는
어느 순간도 끝이 아닌, 그 다음이 있는 그런 희망.

이게 끝이 아니라고,
이 다음이 있으니까 괜찮다고 말해주는 영화



두환언니가 시사회 표가 있다고 해서
없는 시간 쪼개서 보러갔는데
영화 끝나고
너무 귀여운 아이들의 무대인사
그리고 김태균 감독과 박희순의 관객과의 대화까지 함께 할 수 있었던...

어제도 질문 하나
영화 속 모따비오와 라오스가 화해하는 장면처럼
동티모르의 현재는 어떠한지 물었는데
김태균 감독 왈
아직도 내전과 갈등이 있지만 국가적인 캠페인 주제가 '화합'이라고

질문을 할 때는 못 느꼈는데 집에 오면서 들었던 생각.
동티모르 사람들에게 이 아이들이 희망이었겠구나 싶은
축구가 그대로 화합이 아니라
축구를 통해서 희망을 맛보고
그렇게 맛본 희망을 향해 나갈 수 있게 하는 힘.
그것이었겠구나 싶었다.

우리에게도 박지성과 정대세가 희망이듯이...


질문하고 박희순님과 김태균 감독 싸인이 있는 보도자료집 받음^^


절대 후회하지 않을 영화.
극장에서 보시길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