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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스크린.속.그대

완전 유쾌하게 웃다나온 ... 하하하














2010. 5. 9
씨네큐브 광화문 1관 B열 32번


하하하 (2010)

홍상수 감독
김상경, 유준상, 문소리, 예지원, 김강우, 윤여정, 김규리(김민선), 김영호 출연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시 쓰는 게 무슨 일이니?

안 그러길 잘 했지머.

저두 공수부대 출신이에요.

안우울해보여.

사랑한다고 말한 적은 한 번도 없는데...

그러고도 시가 써지니?



몇년 전 <오, 수정>을 무척 재미있게 봤었고,
작년에 <잘 알지도 못하면서>를 괜찮게 봤었는데,
지난 주말에 본 <하하하>
내가 지금껏 본 홍상수 감독의 영화 중 최고였다.

화려한 캐스팅 때문에 옴니버스 영화인가 했는데...
그 화려한 캐스팅의 배우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내 옆에 한두명 비슷한 사람이 있을법한 남자 혹은 여자의 모습으로 나오는...

문소리의 경상도 깍쟁이 아가씨 말투,
김상경이 입고나온 늘어진 분홍색 티셔츠의 카라,
예지원이 유준상을 바라보는 티없이 맑은 표정,
김강우의 불안하면서도 비굴해보이는 눈빛,
유준상이 드러내놓고 먹는 우울증 약,
김민선이 때와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남자들을 보는 눈빛,
술을 들이키는 윤여정의 손, ......

정말 극장에 앉아있는 2시간 내내 아주 유쾌하게 웃다 나온 영화.

어딘가 부족해 보이고, 안스럽기도 하고, 얄밉기도 하고,
내가 보이기도 했다가, 친구가 보이기도 했다가, 헤어진 그 남자, 그 여자가 떠오르기도 하면서
영화에서처럼, 그렇게 닮은 내 친구들이랑 술 한 잔 하고 싶게 만드는 영화. 
 
작년 통영에 다녀왔던 기억 때문에
동피랑 마을, 무슨 미술관, 통영여객터미널 등등 통영의 풍경이 반가웠다.




그리고, 이 배우 유준상

난 실은 유준상에 대해서 약간의 오해? 곱지 않은 시선? 머 그런게 있었는데
이번 영화에서 유준상이라는 배우가
좀 다르게 보였다.

전에는 그냥 연예인 중 한 명으로만 보였는데,
이제는 눈여겨 보게 되는 한 명의 사람으로...
술에 취해 술집 방바닥에 뻗은 모습을 저렇게 리얼하게 연기할 수 있는 배우로...



그리고, 기대했던 배우 김영호
그는 딱 한 장면에 나오는데...
영화 보실 분들을 위해 김영호가 언제 나오는지는... 비밀.

지리한 일상, 여행이나 큰 일탈 없이
가볍고 유쾌하게 웃을일이 필요하다면...
<하하하> 강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