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선라이즈 Before Sunrise
1996년 어느날
씨네코아
네 사진을 찍어야겠어.
널 영원히 기억하도록말야, 그리고 이 모든 것도.
비포 선셋 Before Sunset
2004년 어느날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보았는지 가물가물
행복은 소유가 아닌, 행동에 있지.
우린 두려웠던거야, 맨날 연락하다가 서서히 식어질까봐.
문제는 마음이야.
인생은 힘든거야. 고통 없인 성숙도 없어.
십년도 더 된 96년
수업빼먹고, 그때 당시 좋아했던 씨네코아 극장에 가서
비포 선라이즈를 봤을 때는
현실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
기차 안에서의 우연히 만난 남자와의 로맨스가
마냥 부러웠던거 같다.
근데, 지금 다시 이 영화를 보니...
기차 안에서부터 그 다음날 아침 헤어질때까지... 채 하루도 되지 않는 시간...
9년 6개월 후, 다시 만나서도... 또 겨우 서너시간 동안
그들이 무수히 많은 언어와 눈빛으로 나누었던 대화...
거기에 말랑말랑한 마음이 되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그대로 뭍어나는 배우들의 얼굴을 보는건
반가우면서도 아쉬웠지만...
수많은 이야기,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의 목소리,
오가는 시선, 바라보는 눈, 미소,
설레임, 아쉬움, 안타까움, 반가움, 또 다시 안타까움,
비엔나와 파리의 거리, 카페, 공원, 강 ...
보는 내내 설레이는 마음, 말랑말랑한 마음이 되살아났던...
착각하고 있었던 거 하나
비포선라이즈에서 음악을 들으며 두 사람의 시선이 교차하던 곳은
엘리베이터가 아니라, 레코드 가게의 음악감상실이었다는 것.
다시 보면서 마음을 끌었던 거 하나
비포 선셋 마지막 장면에서
수줍게 춤을 추는 줄리 델피를
옅은 미소를 띠며 바라보는 에단 호크의 눈에 가득했던 물기...
줄리 델피는 잘 모르겠는데...
에단 호크는 영화의 모습이 실제의 모습일거 같다...
실제로 소설도 쓰고 영화도 찍고 그래서 그런가? 암튼...
'이토록 뜨거운 순간'을 봐야겠다.
어쨌든 설레이고, 말랑말랑한 마음 유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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