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 21
씨너스 센트럴 4관 6회 F14
이준익 감독의 영화라 기본 이상은 하겠지 생각했는데,
기대에 비해 실망.
영화를 보기 전 이동진 기자가 성시경 라디오 프로에 나와서
이준익 감독의 영화에는 잘 숨겨져 있는 무엇이 있다고 했다.
그건, 남자들을 위해 희생해야하는 여자들이라고.
라디오스타에서 안성기의 부인이 그러하고,
즐거운인생에도 그런 여자들이 나온다고...
일반인들은 볼 수 없었던 부분을 보고 평을 해주는
이동진 기자의 평에 깊이 공감하지만,
즐거운 인생에서는 그런 부분 보다도,
인생이라는 것이 정말 즐거운가? 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내가 염세주의자라거나, 비관주의자라서가 아니라,
내가 기대했던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즐거워' 라는 거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보이질 않았다.
학교 선생하는 와이프한테 하루 만원씩 용돈받아 살고 있는 실업자 기영(정진영),
밤낮으로 돈 벌지만, 애들 사교육비 아까운줄 모르는 부인때문에 등골이 휘는 성욱(김윤석)
기러기 아빠로 살다가 이혼당하는 혁수(김상호)
이들이 다시 밴드를 하게 되고, 음악을 하며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은
눈물겹게 아름답지만,
그렇지만, 그것 뿐이었다.
어릴 때 방학때면 꼭 한편씩 개봉하던 잘 포장된 월트디즈니 영화를 본 것과 같은 느낌.
인생은 즐거울 수 있다.
하고싶은 일 하면서 살 수도 있고,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그렇지만, 인생은 치열하기도 하다.
그런 치열함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 내용이었다면...
그랬다면, 같이 울 수도, 같이 웃을 수도, 같이 즐거울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또 한가지 아쉬웠던 건,
전작에서 선 굵은 연기를 하던 배우들(정진영, 김윤석, 김상호)의
편안한 연기가 조금 낯설게 느껴졌던 것.
그러나, 이 영화에서 괜찮았던 건 음악.
활화산의 '터질거야' 부터, '즐거운 인생', 다른 밴드들의 노래들까지
영화에 나왔던 음악들은 다들 아주아주 좋았다.
마지막으로 장근석.
살짝 겉멋이 든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앞으로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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