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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살다/어제,오늘,내일

아직 여름... 요즘 일상.




오늘

2010년 9월 1일,
오늘로 입사 만 7년 1일째다.
회사 사람들이 축하한다는데, 머 그냥 하는 말들이고, 
난 기분이 좋다거나, 뿌듯하다거나, 자랑스러운 느낌은 아니다.
그냥 좀 우울하다.



내 꼬라지

어느어느 재단이라는 곳에 시험을 보았다.
학력 경력 제한이 없었기 때문에, 서류전형부터 필기시험, 면접까지... 그러니까 7년만에 보는 셤이었다.
동북아 가기 전에 서류를 냈고,
동북아 돌아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연락이 와서 십몇년 만에 논술 필기셤을 봤고,
필기셤 보고 또 면접도 보러오라 그래서 면접까지 봤다.
셤을 보기 전, 그곳이 지금 내가 다니는 곳보다 월급이 적을 것이라는 건 짐작하고 있었다.
그러나,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그 가치를 실현하는 일을, 내가 가진 능력으로 함께 할 수 있다면
월급을 조금 덜 받아도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면접을 보고 나와 점심을 못먹어 버거킹 들어가 햄버거를 한잎 물려는데 전화가 왔다.
연봉이 어느 수준인데, 괜찮으시냐고. 약간 주저하며 괜찮다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전화 끊고 15분간 생각해보니 결론은 '괜찮지 않다'였다.
다시 전화를 걸어 죄송하다고, 괜찮지 않다고, 얘기했다.

내가 아무리 가치를 운운하며 떠들어대도, 정작 내 발목을 잡는 건 월급이었던거다.
작년 깨장때 묘당법사님 말씀엔 이러저러한 다른 핑계들을 대었지만,
이번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내 꼬라지가 이 정도 수준이라는 것을 나 스스로 깨끗이 인정하게 된 것.
그래서 월급 많이 주는 회사에 충성하기로 했다. ㅋ



수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또 알게 된 한 가지.
내가 이젠 내 이야기를 편안하게, 혹은 수다스럽게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예전의 나는 내 속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았다.
사람들을 만나면 주로 이야기를 듣는 편이었고,
내 이야기를 한다 하더라도 그 이야기는 이미 정리가 끝난, 그래서 나에게 어떤 영향도 주지 않는 그런 일들이었다.
그래서 속에 있는 이야기를 해야 친해진다고 생각하는 언니는 날 만나면 늘 이야기를 좀 하라고 했고,
그럴 때마다 나는 좀 곤혹스러웠다. 무슨 말을 해야하며, 구지 그런 말을 꼭 해야하는가 싶었다.

근데, 이번엔 달랐다.
동북아를 가면서 나누기를 할 때 서류를 냈다는 이야기를 했고,
다녀와서 연락이 안온다고 코언니랑 통화를 하고, 중간에 만난 후배한테도 얘기하고,
필기셤보러 간다고 몇몇에게 연락을 하고, 면접 보고 내 꼬라지를 알게 되었다고 또 여기저기 연락하고...
회사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오래 만난 사람에게도, 만난지 얼마 안된 사람에게도, 여기저기 떠들고 다녔다.
이제 어떤 이야기도 그냥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이제 나는 좀 수다스러워졌다.
불대 끝나고 나누기를 할 때도 젤 말이 많고,
혼자 있는 것보다 사람들 만나 수다떠는 게 좋고,
수다 떨때도 이야기 듣다가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으면 꼭 이야기해야한다.
이런 내가 맘에 든다.
그래서, 지금 이 이야기도 블로그에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회사 사람들도 가끔 오는, 게다가 트위터까지 연결되어 있는 이 블로그에... ㅋ



동북아역사대장정

잘 다녀왔다.
포스팅을 어떻게 올릴까 고민 중.
곧 포스팅 올릴 예정.



휴가후유증

동북아 다녀와서 후속모임까지 하고 진짜 놀만큼 놀았는데,
근데 아직도 정신은 안드로메다에 있고, 발이 땅에 붙어있질 않으려고 한다.
'휴가후유증' 치료법이 머가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