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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살다/어제,오늘,내일

바퀴벌레와의 공생이 가능한가? 함께 도우며 살아가는 세상



1. 바퀴벌레

어젯밤 방안으로 날아들어온 바퀴벌레를 죽였다.
불교의 생명존중사상에 따라 날려보낼까 잠깐 생각했으나,
방충망을 열면 불켜진 방으로 다른 것들이 들어오는 게 무서워서?...
엄청난 양의 킬라를 집중적으로 살포하여 죽였다. 

아침에 절을 하면서 어제 죽인 바퀴벌레가 생각이 났다.
바퀴벌레도 생명라는 생각에서 오는 약간의 미안한 마음과 함께 뒤이어 떠오른 생각은...
바퀴벌레가 세상에 도움이 되는게 있나? 그런 것도 없는데 머.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세상에 이로울 것 없으면 죽여도 되' 라는 생각이 참 무서운 생각이구나. 란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나도 누군가에게 이로울 것이 없다는 판단이 들면 죽여질 수도 있겠단 생각.

그러면서 갑자기 바퀴벌레와의 공생이 가능한가? 머 그런 생각까지 갔다가...
그러면 쥐랑도 공생이 가능할 수도? 라는 생각까지...


그런데, 여기까지는 생각들이고...
내 마음은 바퀴벌레를 너무 싫어한다는 것.
날아다니는 바퀴벌레는 정말 싫고, 기어다니는 녀석도 참 싫다는 것.



2. 어느 트위터리안의 자살

지난 주말 어떤 사람이 트위터에 자살을 예고하는 글을 남기고 잠적했고,
트위터들은 RT를 날리며 그의 가족과 경찰 등 여기저기 수소문 했으나 그 사람을 찾지 못했고,
그런데, 어제 낮에 한강에서 목을 매어 자살한 그가 발견되었다.

처음... 그의 자살 예고를 알리는 트윗을 보면서...
'이 사람 관심 받고 싶구나.' 이렇게 치기어린 해프닝이라 생각하고 무심히 넘겼는데
그 소식을 듣고 적잖게 놀랐다.

나의 무심함이 그의 죽음에 어느 정도 힘을 실은 건가 싶은 생각이 잠깐 들었다.



3. 공생 : 서로 도우며 함께 삶.

어제, 조계사, "생명평화 대화마당" 8일째 '조해인 신부님'과의 대화

"4대강이 이렇게 진행되어 지고 있는 것은 우리의 본성과 관계있는 것 같다.
우리 안에 있는 탐욕이 이런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 내면의 성찰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  조해인 신부님 (수원대교구 이주노동사목담당)

그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가 너무 나만 우리 가족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에 빠져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 혼자 잘 살면 된다고, 다들 그렇게 혼자 살아가는 것이라고...
그렇게 살아가다보니, 사람들은 다들 외롭게 살아가고 있구나.
강을 파헤치는 것도 강과 나무가 우리와 함께 살아간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이고,
우울증을 앓고 자살을 하는 것도 내 옆에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간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 때문.

세상에 일어나고 있는 모든 문제가 다
'세상은 나 혼자 살아가는 것, 사람은 누구나 다 외로운 것' 이라고 생각하는 게 당연시 되어 있고,
'사람, 강, 나무, 풀벌레 등 생명 있는 모든 것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 이라는 생각이 잊혀져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공생. 서로 도우며 함께 사는 것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생각이 아닐지...




덧붙임, 오늘 아침...
'바퀴벌레와의 공생이 가능한가?'에 대한 친구의 명쾌한 대답
"과보 받을 각오로 해충박멸해야지 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