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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살다/어제,오늘,내일

나는 불안한 사람













2010. 3. 20
길상사, 서울



올해들어 가장 황사가 심했던 날이라고 기록이 되었던 그날...
늦으막히 일어나 버스를 타고 길상사로 갔다.
그 전전주, 일산에 비만 안왔으면 아마도 덕심언니와 오이와 길상사엘 다녀왔을텐데...
법정 스님 돌아가시고 나서야 홀로 발걸음을 했다.

삐까뻔적, 담벼락 높은 집들 사이 조용하게 자리하고 있던 길상사에서
이 봄 첫번째 개나리를 보았는데
이리저리 정신없이 한달을 보내고 있는 사이
이미 길가의 개나리는 흐드러지게 만개했고,
벗꽃도 작은 바람에 꽃잎을 흩뿌리고 있고,
내가 정신을 차릴 다음주말쯤이면 꽃도 다 져버릴까 싶어 불안.


요즘들어 새롭게 발견하게 된 나는 참으로 '불안한 사람'이라는 것.
불안해서 잠이 없고
불안해서 예민하고
불안해서 아프지도 않는...
그래서 부지런해보이고,
그래서 꼼꼼해보이고,
그래서 성실하고 책임감 강해 보이는 그런 사람.

그런데 나의 이런 점들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상처 받을 수도 있고, 피곤해지기도 한다는 것.

그런데 그 점을 인정하기가 힘들고 억울하다.
남들이 너무 무책임하고
남들이 너무 흐리멍텅하다고 생각되는 것.


27일 15시가 지나면
일단 잠을 좀 자고나서,
어딘가를 좀 걸으며
이 문제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