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살이/대한민국에서 살아가기

이제 정치를 하겠습니다.



미루고미루다 26일에야 조문을 가서, 2시간 넘게 줄서서 조문하고, 길가에서 사람들과 함께 종이학을 접고,
정동길 중간에 누군가 준비해놓은 영상을 봤다.
마지막에 국정홍보처라고 나오는걸 봐서, 아마 퇴임을 기념해서 인터뷰한 영상인 듯한데... (질문자 없이, 노무현 대통령님 말씀만 나오는...)

우리나라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지역분열과 기회주의라고,
그걸 해소해보고자 노력했으나, 취임 전이나 퇴임하는 지금이나 별반 차이없는 걸 보면, 본인의 국정운영이 실패한거 같다고,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신뢰'와 '책임감'이라고, 지도자는 자기 사람들을 데려다가 구렁텅이로 빠뜨려서는 안된다고,
열린우리당이 분열했을때, 이라크파병, 한미FTA, 탄핵, 그런거 10개 합한 것보다 더 힘들었다고,
이런저런 말씀들이 참 귀담아 들을 말씀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 2007. 12. 27 / 퇴임 전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마지막 송년회에서 상영된 영상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세상을 사랑합니다.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불의에 대해서 분노할 줄 알고 저항합니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탐구해서,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방도를 찾고, 뜻을 세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행동합니다.
사람을 모으고, 설득하고, 조직하고, 권력과 싸우고, 권력을 잡고, 그리고 정책을 실현하고,
이렇게 정치를 하는 것입니다.

- 노무현


누군가는 정치하신다할 때 말렸어야 했다고 하던데,
이 말씀을 하시는 중, 마지막부분 '그리고 정책을 실현하고, 이렇게 정치를 하는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실 때
만면에 웃음을 띄고 말씀하시는 걸 보니,
정치를 하시는 내내 불행하셨던건 아니구나 싶어진다.



수고많으셨습니다.
이제 당신에게 석방을 허락합니다.
일로부터, 구속으로부터, 책임으로부터, 그리고 비판으로부터

- 2007. 12. 27 참여정부 청와대 출입기자 일동





살아계시는 동안 많이 사랑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많은 말씀을 듣고, 이야기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추모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내일까지는 충분히 추모하고, 충분히 슬퍼하고,
그후, 생활 속에 정치를 하겠습니다.
듣고, 이야기하고, 설득하고, 설득 당하고, 당신께서 꿈꾸던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제... 지난한 삶으로부터도 석방을 허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