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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대한민국에서 살아가기

▶◀ 힘없이 홀로 외로운 이상주의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내드리며...




2002년 대선 당시 CF 중 - '상록수' 부르는 모습


지난주 '처음읽는 아프리카의 역사'를 읽고 나서,
한홍구 박사가 쓴 '대한민국사 1,2,3,4' 시리즈를 꺼내들어 그 첫번째권을 읽고 있었는데,
주말 늦은 아침을 먹으려 TV를 켰다가 그분의 서거 소식을 들었다.


16대 총선에서 그분을 찍긴 했지만,
그후, 이라크 파병이며, 한미 FTA며, 새만금이며, 다 맘에 안들어서,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나니, '그 나물에 그 밥'이라도 천지차이가 있을 수 있구나 싶었고,
고향으로 내려가 자전거 타고 농사짓는 모습을 보면서는
이제 우리나라에도 노년을 저렇게 보낼 수 있는 대통령 한 명쯤 나올때가 됐다고 생각했었고,
모든 언론사가 총동원되어 봉하마을에서 나와 검찰에 출두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중계할때는 저렇게까지 해야할 일인가 싶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우리 모두가 그분의 마지막 선택에 자유로울 없겠구나 싶어서,
안타깝고, 죄송스럽다.


'삶과 죽음이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냐'고 유서에 남긴 말씀처럼...
'어떤 사람의 죽음의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이 살아온 생을 알 수 있다'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최진실 때도 그랬고, 김수환 추기경님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얼마를 받았든, 빌렸든, 받은 건 받은거라고 백 번 양보해도
짧지 않은 헌정 역사에서 그분만한 대통령은 아직 없었다.
(박정희가 있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홍구 박사의 '대한민국사 2' 읽어보시길...)
민주주의를 실천했던 사람이고,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으며, 국민을 제 발아래 두지 않았던 대통령.

30년 민주화 역사를 3개월만에 무너뜨렸고,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 없이 누가 듣듣말든 라디오로 자기 말만 하고 있고,
용산에서도, 지금 대한문 앞에서도, 모든 국민을 잠재적인 시위꾼으로 간주하여 혹시나 살아날까 국민을 제 발아래 두고 밟아대고 있는
이 정권의 이명박은 마지막 순간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


오바마가 미국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그분이 그랬던 것처럼, 오바마도, 흑인으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 그의 임기 중 가장 성공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이상주의자였던 그분과 오바마를 비교하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다.


힘없이 홀로 외로운 이상주의자였던 그분을 보내드리며,
이 땅에 더 많은 이상주의자가 나와서 그들의 이상이 현실이 될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이번엔 좀 힘있는 ... 아니, 외롭지 않은 ... 
그래서 주위에서 그 힘을 좀 제대로 키워서 그분 보다 더 훌륭한 대통령이 나오기를,
어느 힘없는 이상주의자가 되어 기원합니다.






















다 놓고 부디 편안히 쉬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