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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살다/오래된.다이어리

어떤 아이



#1. 들꽃이 늘어지게 피어있는 길
    길가에 여자아이가 쪼그려 앉아 꽃을 보고 있다.
    그때, 살짝 머리칼이 날릴 정도의 바람이 불어오고, 그 바람에 꽃이 살랑살랑 흔들린다.
    그걸 바라보던 여자아이 갑자기 '앙~~' 울음을 터뜨린다.

#2. 도로변
    남자아이를 들쳐업은 아주머니, 그 옆에 치맛자락을 꼭 붙잡고 걸어가는 아까 그 여자아이
    맞은편에서 행인 몇이 걸어온다.
    행인들 중 어떤 사람, 여자아이와 눈이 마주치고 살짝 웃어준다.
    여자아이 걸음을 멈추고, 눈을 똥그랗게 뜨고는 그 사람을 쳐다본다.
    그 사람이 옆을 지나 더 이상 보이지 않을때까지..

#3. 방 안
    또 아까 그 여자아이, 방 한쪽 구석에서 인형을 가지고 앉아있다.
    엄마, 과자를 하나 여자아이 앞에 놓으며
    "진아야, 엄마 시장갔다 올테니까 이거 먹으면서 집에서 놀고 있어. 밖에 나가면 안된다."
    "......"
    시간이 지나고, 시장에 다녀온 엄마, "진아야~" 부르며 방문을 연다.
    아까 엄마가 나갈때와 똑같은 자세로 똑같은 표정으로 과자엔 손도대지 않은채 그대로 앉아있는 여자아이..



집안 어른들이 함께 모이는 날이면,
두세번씩 전해들은 진아라는 이름을 가진 어느 여자아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어떻게 자랐을지 모르겠지만,
이 얘기에 나오는 여자아이...... 참 이상하기도 하고, 무섭습니다......
참고로, 전 전혀 모르는 여자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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