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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어린 시절의 나 뒤돌아보기 ... 나의 아름다운 정원 / 심윤경 나의 아름다운 정원 : 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 심윤경 / 한겨레신문사 엄마는 오로지 침묵만이 살 길인 양, 말 못하는 두부 덩어리인 것처럼 웃지도 울지도 않는 늘 하나뿐인 표정으로 7년을 살아왔다. 우리 식구들은 아무도 서로에게 애정을 표현한 적이 없었다. ... 영주의 갑작스런 행동을 처음 접했을 때 우리 식구는 모두 몹시 당황했다. 그리고 곧 그 신기한 행동에 걷잡을 수 없이 매료되었다. 이럴 때 서로 꾹 참고 조용히 넘어가는 법이 우리 집에는 절대로 없었다. 잠시 후 목욕물에 얼굴이 뽀얗게 부풀어오른 할머니가 들어섰다. 엄마는 다시 무표정한 가면으로 돌아갔다. 개다리소반에는 다시 밥과 김치찌개와 냉장고에 있던 묵은 반찬들이 차려졌다. ... "그래, 내가 그릇 찾아다놓고, 입단속시킬께. 떡 .. 더보기
신나게 사랑하는게 미안했던 시대 ... 오래된 정원 2007. 1. 4 20:30 씨네큐브 광화문 1관 B열 64 바람에 불려 대기가 젖는다 내가 봄비라고 이름 짓는다 ...... 그래서 아침부터 그렇게 우굴쭈굴했구나. 그래도 싸온건 먹자. 배고프다. ...... 하루하루 날짜 죽이는게 미치도록 지겨워서 그래요 ...... 내게 당신은 언제나 가물가물한 흔적일 뿐이었어요. 하지만 죽음을 앞에 둔 지금 내 인생에는 당신뿐이었다는 걸 느껴요. 여보. 사랑해요. 소설을 영화화할 경우, 원작을 읽은 사람들에게, 특히 그 원작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평을 받기란 쉽지 않지만... 임상수 감독의 은 원작의 느낌에 감독의 시선이 잘 녹아든 것 같다. 영상이 참 아름다웠고, 주연과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처음 영화화한다 그랬을 때 지진희와 염정아 캐스팅이 썩.. 더보기
오래된 정원 ... 황석영 오래된 정원 상.하 / 황석영 / 창작과비평사 오랜 독거수의 특징은 감정의 표현을 빼앗긴다는 데 있었다. 우선 타인과 감정을 나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말을 잃고, 감정을 잊고, 추억조차도 표백되어버린다. 이게 사는 거여? 속이 헛헛허고 씁쓸해서 그런다 왜? 은결이라구. 햇빛에 강물이 반짝이는 걸 은결이라구 한다지. 하지만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사랑하는 이들의 일상은 언제나 새로운 출발이었다. 태어남이라든가 만남이라든가 싫증이라든가 넌더리라든가 이해라든가 죽음이라든가 미움과 노여움과 그리움이나 시시함, 그런 모든 것이 긴 장마철에 한무리씩 다가오던 끝없는 구름의 행렬처럼 차례로 스쳐 지나왔다. 기록영화에서 보았듯이 꽃봉오리가 움트고 꽃잎이 나오고 피어나고 활짝 피어나고 더 활짝 피어나 젖혀 지면서 끝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