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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스크린.속.그대

신나게 사랑하는게 미안했던 시대 ... 오래된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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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 4  20:30
씨네큐브 광화문 1관 B열 64


바람에 불려 대기가 젖는다
내가 봄비라고 이름 짓는다

......

그래서 아침부터 그렇게 우굴쭈굴했구나.
그래도 싸온건 먹자. 배고프다.


......

하루하루 날짜 죽이는게 미치도록 지겨워서 그래요

......

내게 당신은 언제나 가물가물한 흔적일 뿐이었어요.
하지만 죽음을 앞에 둔 지금 내 인생에는 당신뿐이었다는 걸 느껴요. 여보. 사랑해요.



소설을 영화화할 경우,
원작을 읽은 사람들에게, 특히 그 원작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평을 받기란 쉽지 않지만...
임상수 감독의 <오래된 정원>은
원작의 느낌에 감독의 시선이 잘 녹아든 것 같다.

영상이 참 아름다웠고,

주연과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처음 영화화한다 그랬을 때 지진희와 염정아 캐스팅이 썩 마음에 와닿지 않았는데
지진희도 염정아도 화면속에 아주 잘 녹아있었고
영화를 보면서 발견한 신인 영작 역의 윤희석 ... 앞으로 눈여겨 볼 예정 ^^)

과거와 현재를 연결한 편집과 연출도 참 좋았던...


약간 의외였던 것은 엔딩 크레딧에 올라오는 임상수 감독의 이름에서 살짝 새삼스러운 느낌
세상에 대한 조소 보다는 따뜻함이 느껴져서...
감독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세상을 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구나 싶어서
좋았다.

(요즘 장진 감독은 예전에 비해 좀 쓸쓸해진 느낌...
그 나름 나쁘지 않지만... 무슨 일일까 싶어 좀 안타까운데...)


감기 기운이 점점 심해지는 몸을 이끌고 백만년만에 본 영화 ... 만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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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수 감독은 80년대에 대학을 다녔지만 ‘데모판’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지금의 한국사회가 예전보다 좋아졌다면 80년대 운동권들이 무슨 역할이든 한 것이 아니냐”라면서도
“하지만 그들이 과도하게 미화되거나 신비화되는 것을 나는 거부한다”고 설명했다.

고 한다. - 세계일보 한준호 기자 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