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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살다/오래된.다이어리

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내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는 건
내 돈으로 직접 담배를 사서 그걸 피우고 남은 담배갑을 가방에 넣어 들고다니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런데... 지금 내 가방안에 6일째 담배가 있다.
일욜날 술마시다 산 담배를 월욜날 술마시며 또 피우고 남은 녀석들이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나는,
나갈 준비를 하며 가방을 정리하다가...
버스타려고 가방 지퍼를 열다가...
버스 안에서 책 본다고 책을 꺼내다가...
time 이라고 쓰여진 흰 담배갑을 보고는 뜨끔 놀란다. 누가 볼까봐......
금방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가방을 정리하고 책을 꺼내고 가방 지퍼를 잠그지만...
마음은 잠시 가방안 담배에게로 가있다.

학교 다닐 때 한동안 좋아했던 선배는, 내 앞에서 담배를 피운적이 한번도 없다.
가끔 친구들의 담배를 하나 달라고 해서 장난을 치거나 그냥 손에 들고 있기도 했지만,
그 담배에 불을 붙여 피우는 건 본 적이 없다.
어느날..
선배는 왜 담배 안펴요?
라는 이상한 질문을 했을때... 그 선배는..
담배가 날 지배하는게 싫어서..
라고 대답했다.
가끔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 난 그 선배를 생각하고 선배의 말을 떠올렸다.

선배는 여전히 담배를 피우지 않고
지금 내 가방안엔 담배가 들어있다.
이 담배를 다 피우고 담배갑을 구겨 쓰레기통에 버린후
다시 담배를 사서 가방안에 넣어놓지는 않을 것 같지만,
이젠 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겠다.

담배든 커피든.
적당량의 니코틴과 카페인이 내 생활을 조금 여유롭게 한다면
그 자체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난 담배보다는 커피가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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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