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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스크린.속.그대

So what? ... 슬럼독 밀리어네어






2008. 4. 3
메가박스 코엑스 6관 D-6


슬럼독 밀리어네어 Slumdog Millionaire 2008

대니 보일 Danny Boyle 감독



넌 운이 좋았고, 난 운이 없었어. 그 뿐이야.



전세계 88개 영화상을 석권했다는 이 영화를
주변 사람들 여럿의 꼭 보라는 권유에 의해
극장에서 꼭 보아야겠다 마음먹고 보러갔다.

인도의 색감과
긴박감 넘치는 편집과
훌륭했던 음악과
배우들의 신선한 연기까지
마지막 엔딩 크래딧과 함께 나오는 기차역에서의 뮤지컬 신을 제외하고는
머 하나 딱히 나쁘지 않았고,
영화를 보는 내내
특히 차 시트에 두고온 전화가 울릴 때 극도로 긴장하게까지 했으나,

영화를 다 보고난 다음... 머리 속에 남은 대사는 'so what?'
그래서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은 머지?
누구에게나 희망이 있으니 백만장자 퀴즈쇼에 도전해라?
누구나 백만장자가 될 수 있으니 희망을 버리지 말고 꿋꿋하게 현실을 견뎌라?
영화 속에서 자말에게 희망을 걸고 TV 앞에 모여앉은 수많은 인도 사람들
그들에게 자말이 과연 정말 희망이었을까?
나도 자말처럼 될수 있다고 그들은 생각했을까?

요즘... 작년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부쩍 많이 나오는
'대한민국이 희망입니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우리 모두 함께 조금씩 양보하여 위기를 기회로...'
이런 류의, '실체 없이, 뜬구름 같은 희망만 강조하는 광고'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이런 류의 영화가 정말 전세계 88개 영화상을 휩쓸만큼 그렇게 잘 만들어진 영화일까?
정말 그렇다면 
그건 다른 감독들이 이만큼의 영화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지
결코 이 영화가 훌륭해서는 아닌 것 같다.

영화 중간...
자말이 라티카를 찾다가 만나게 된
어릴 적 마만에 의해 눈을 다쳤던 친구의 말처럼,
자말은 운이 좋았을 뿐이었던,
마지막까지 정말 운이 좋았을 뿐이었던,
그의 운명은 그렇게 쓰여져있을 뿐이었던,
그 운명은 한 사람에게만 적용될 뿐이었던,
아쉬운 영화


만약, 영화의 결말에서
마지막 문제의 정답을 맞추지 못한 채로
기차역에서 라티카를 만났다면...
백만장자가 되지도 못했고,
쑈는 쑈로 끝났지만,
어릴 적부터 자말의 희망이었던 라티카를 만나
새로운 삶을 향해 함께 나아가는 장면으로 끝났다면,
그게 더 현실에 뿌리 내린 희망이지 않았을까.


그리고, 이 영화...
인도에서 인도사람들을 출연시켜 찍은 영화일 뿐,
영국 감독에 의한 지극히 서양인의 시각에 의한 영화를
인도의 정신 혹은 무엇이 담긴 영화처럼 포장하고 마케팅하지 말기를...
 


영화를 보고났을 땐 그냥 그랬는데,
리뷰를 쓰다보니 괜히 흥분하게 되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