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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랑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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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눈물이 날 뻔도 했으나
그러지 않았다.

애꿎은 책만 뒤적거린 것도
그 자리에서 일어나 한동안 끊은 담배를 사 온 것도
술취한 선배의 술주정에 내가 그렇게 화를 낸 것도
다 그 때문임을 알지만
나는 모른척,
선배들의 대화에 동참하며 그들의 추억을 함께 떠들어대고, 웃고, 장난친다.


오래전 다른 누군가에게도 했던 질문을 그에게도 해보지만,
이젠 그 질문도 어리석은 것임을, 그 질문에 대한 답 또한 그의 진심이 아님을 알며,
이젠 그로 인해 눈물조차 흐르지 않는 나는
담배 한 모금과 짧은 한숨을
습기 가득한 하늘에 뿌릴 뿐이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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