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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광

역사는 발전하는가 ... 열하광인 / 김탁환 열하광인 : 백탑파, 그 세번째 이야기 / 김탁환 / 민음사 지금 이 꼴로 살아내는 이유를 꼬집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백탑 서생들은 대부분 '벽(癖)'이나 '치(癡)'를 자처하며 미치광이로 하루하루를 살았다. 공부를 할 때도 미친 듯이 하고 벗을 사귈 때도 미친 듯이 하며 꽃을 기르고 새를 키울 때도 미친 듯이 했다. 나는 표창의 드러나지 않는 이 냉혹함이 좋다. ... 장검 대결에서는 검을 이리저리 휘두르며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표창을 쓸때는 목숨이 위태로운 마지막 순간까지 소매 안에 살기를 감추고 기다려야 한다. 서둘러 뿌린 표창은 치명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내가 지닌 두려움만 드러낸다. 최고의 방책은 표창을 뽑지 않고 대결을 끝내는 것이다. 보이는 장검보다 보이지 않는 표창이 때론 더 무섭.. 더보기
시대의 변화, 그러나 ... 열녀문의 비밀 / 김탁환 열녀문의 비밀 상,하 / 김탁환 / 민음사 보이지 않아도 그 자리에 있는 건 사실이니까. 이 세상에는 눈에 보이진 않지만 소중한 것들이 참으로 많다네. 상하사방(上下四方)을 우(宇)라 하고 왕고래금(往古來今)을 주(宙)라 하니, 그 모두를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금상께서는 항상 중심을 강조하신다. 해가 밝게 빛을 발하면 천하 어둠은 사라지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서책을 읽고 외우는 것만이 공부가 아니라네. 더 중요한 배움은 서책을 덮은 후부터 시작되지. 명분이 옳다고 모든 일이 순리대로 흘러가지는 않네. 세상 만사가 명분을 따라 돌아간다면 명나라가 청나라에 짓밟혀 패망할 까닭도 없지. 훌륭한 사람은 술에 취하면 착한 마음 드러내고 조급한 사람은 술에 취하면 가막수리처럼 사나운 기운 내뿜는다 했던가. 침묵이.. 더보기
백탑파, 그들의 이상 ... 방각본 살인사건 / 김탁환 방각본 살인사건 상,하 / 김탁환 / 민음사 내 몸을 바르게 한 후에야 과녁을 살필 수 있음일세. 과녁이 아무리 가까워도 온몸의 기운이 손끝으로 모이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맞힐 수 없을 걸세. 자네가 맟혀야 하는 것은 과녁이 아니라 쉽게 상대를 제압하려는 자네 마음인게지. 표창을 던져 상대를 누르기보다 표창을 던지지 않고 뜻한 바를 이루는 것이 더욱 옳은 일이네. 그 발에 나막신이 신겨 있느냐 가죽신이 신겨 있느냐만을 보지 말라고 말씀하신 겁니다. 발만 보면 둘은 영원히 대립하며 하나는 옳고 하나는 반드시 그른 형국으로 가게 되니까요. 그 사이(間)를 살펴야 전체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환술(幻術)은 한낱 환술일 따름입니다. 중요한 것은 진심입니다. 사람에 대한 진심, 시와 문에 대한 진심, 세상에 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