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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무

책과 함께 행복했던 ... 책만 보는 바보 : 이덕무와 그의 벗들 이야기 / 안소영 책만 보는 바보 : 이덕무와 그의 벗들 이야기 (진경문고) / 안소영 지음 / 강남미 그림 / 보림 나는 사실로 문살을 반듯하게 짠 다음 상상으로 만든 은은한 창호지를 그 위에 덧붙여 문을 내 보았습니다. 이 문을 통해 햇살도 드나들고, 바람도 드나들고, 옛사람과 우리의 마음도 서로 드나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머리말 중 아버님께 퇴궐 인사를 드리고서는 바로 나의 작은 서재로 향했다. 아직 이른 시간이건만 등촉이 방을 환하게 밝히고 있는 것이 보였다. 책 속에 묻혀 사느라 늘 침침한 내 눈을 염려하는 아들의 마음이 먼저 다녀간 것이리라. 종묘 부근의 이 집으로 옮겨 온 지는 십 년이 되어 가지만, '청장서옥(靑莊書屋)'이라 불리던 옛집 서재 이름은 그대로이다. 백탑 아래 동네에 살 때, 초라한 나.. 더보기
역사는 발전하는가 ... 열하광인 / 김탁환 열하광인 : 백탑파, 그 세번째 이야기 / 김탁환 / 민음사 지금 이 꼴로 살아내는 이유를 꼬집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백탑 서생들은 대부분 '벽(癖)'이나 '치(癡)'를 자처하며 미치광이로 하루하루를 살았다. 공부를 할 때도 미친 듯이 하고 벗을 사귈 때도 미친 듯이 하며 꽃을 기르고 새를 키울 때도 미친 듯이 했다. 나는 표창의 드러나지 않는 이 냉혹함이 좋다. ... 장검 대결에서는 검을 이리저리 휘두르며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표창을 쓸때는 목숨이 위태로운 마지막 순간까지 소매 안에 살기를 감추고 기다려야 한다. 서둘러 뿌린 표창은 치명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내가 지닌 두려움만 드러낸다. 최고의 방책은 표창을 뽑지 않고 대결을 끝내는 것이다. 보이는 장검보다 보이지 않는 표창이 때론 더 무섭.. 더보기
시대의 변화, 그러나 ... 열녀문의 비밀 / 김탁환 열녀문의 비밀 상,하 / 김탁환 / 민음사 보이지 않아도 그 자리에 있는 건 사실이니까. 이 세상에는 눈에 보이진 않지만 소중한 것들이 참으로 많다네. 상하사방(上下四方)을 우(宇)라 하고 왕고래금(往古來今)을 주(宙)라 하니, 그 모두를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금상께서는 항상 중심을 강조하신다. 해가 밝게 빛을 발하면 천하 어둠은 사라지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서책을 읽고 외우는 것만이 공부가 아니라네. 더 중요한 배움은 서책을 덮은 후부터 시작되지. 명분이 옳다고 모든 일이 순리대로 흘러가지는 않네. 세상 만사가 명분을 따라 돌아간다면 명나라가 청나라에 짓밟혀 패망할 까닭도 없지. 훌륭한 사람은 술에 취하면 착한 마음 드러내고 조급한 사람은 술에 취하면 가막수리처럼 사나운 기운 내뿜는다 했던가. 침묵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