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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살다/어제,오늘,내일

2008년 크리스마스날, 이선균 만난 이야기



12월 24일 퇴근 후,
마트에 들러 이틀치 간식거리를 사서 얌전히 집에 들어와
'굿바이 솔로' 16부작을 하나하나 보고있던 중...
회사 후배로부터 25일 크리스마스날, 영화 <로맨틱 아일랜드> 배우들의 무대인사가 있을거라는 문자메시지.
집 근처에 있는 아트레온 홈페이지를 찾아가 보았더니, 역시 25일 밤 무대인사에 대한 공지.
감독과 출연배우(이선균, 이수경, 이민기, 유진)가 모두 올꺼라는...
나의 관심의 대상은 당연히 이선균^^

그런데,
나의 가장 큰 문제는 크리스마스날 극장엘 '누구'와 함께 가야할 것인가였다.
평소 같았으면 고민할 것도 없이 혼자 갔을텐데,
모든 사람들에게 특별해야한다는 강박증적인 크리스마스날 혼자 극장엘 간다는 건,
아무리 혼자 극장에 가는 것이 익숙하다 하더라도, 주말 저녁에는 혼자 극장에 가지 않는다는
나름의 기준을 백번 양보한다 해도, 감행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다면,
누군가에게 크리스마스 이브에 연락해서 크리스마스에 만나자고 해야한다는 건데,
내가 그 누군가의 입장이어도, 흔쾌히 그러자고 하지 않을 것 같은 이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선균을 만날 수 있다는 단 하나의 이유가 너무 강해서...
평소는 그냥 극장으로 가서 바로 표를 사는데, 혹시 매진이 될지도 모르겠다 싶어...
일단, 영화표를 예매했다.

그리고,
이 동네 근처에 살 것 같은,
그러면서도 평상시 좀 관심이 있었다기보다, 얼굴 보면 반갑고 기분이 좋아지고 살짝 설레이기도 하고,
그래서 예전에 우연히 알게된 핸드폰번호를 '그냥' 저장해 놓기만 했던,
그러나 개인적으로 따로 만나 커피를 마시거나 밥을 먹어 본 적이 한 번도 없는 어떤 남자에게
1시간 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최대한 '쿨'해 보이는 뉘앙스로 '데이트' 신청을 했는데
선약이 있다는 이유로 거절을 당했다. -_-

그래서,
여기저기 들쑤시기도 귀찮고, 다른 사람은 떠오르지도 않아서, 예매를 한 장으로 변경하고
다시 고민에 빠졌다.
이선균을 보기 위해 크리스마스에 혼자 극장엘 갈것인가 말것인가...
저녁에 성당 가서 미사 드리고, 집에 다시 들러 예매현황을 보니,
좀 늦은 시간의 영화여서 그랬는지 300석 중 100석이 채 차지 않은 상황.
무대인사를 하러 온 이선균이 빈 좌석들을 보고 실망할 것이 너무 안타까워서
한 자리라도 채워보자는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날 극장엘 혼자 가서 이선균을 만났다.


이렇게... ㅋㅋㅋ






무대인사 이후에 본 영화 <로맨틱 아일랜드>는...
인물들의 캐릭터와 그들 사이의 갈등이 너무 표면적이었고, 그로 인해서 스토리 또한 전혀 흥미롭지 않게 전개되어서
감독은 이 영화 만들고 배우들과 무대인사 다니면서 솔직히는 좀 ㅉㅍㄹ겠다 싶을 정도.
너무너무 지루해서, 한시간쯤이 지나자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하며, 그냥 일어날까 했는데
오로지 이선균에 대한 예의로 영화 끝날 때까지 앉아있다가, 크래딧 올라올때 일어나버렸다.


이상...
2008년 크리스마스날, 이선균 만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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