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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랑

김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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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겨울... 생일 선물로 안치환 콘서트 초대권 티켓을 받고는
그 당시, 아는 오빠와 대학로 공연장을 찾아갔다.

그런데, 공연장 앞 사람들이 웅성웅성 뭔가를 보고 있는데..
안치환이 2일전 부친상을 당해서, 주말 공연을 못했고,
내가 간 그날부터 친한 가수들 몇몇이 돌아가며 공연을 대신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었다.

그날 공연을 대신했던 가수가 김광석이었다.
안치환보다는 김광석을 좋아했던 아는 오빠와
안치환 만큼이나 김광석을 좋아했던 나는 그의 공연을 보았다.

하모니카를 불며,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주름 많은 얼굴로 '행복하세요'라며 씩 웃었던 거 같고,
잭 니콜슨이 나왔던 어떤 영화(아.. 제목이 생각 안남 -_-) 얘기도 천천히 했었고,
부친상을 당한 안치환 얘기도 했었다.

공연장을 나오면서,
안치환의 공연을 보지 못한 아쉬움은 잠시...
김광석의 공연을 볼 수 있었다는 즐거움이 더 했던 그런 공연이었다...

그러고, 보름쯤 후.
방학이라 늦잠을 자던 1월 2일 아침.
엄마가 깨웠다.
'너 전에 봤다는 가수 이름이 김광석 아니니? 자살했데.'

그날의 충격은 지금도 잊을 수 없을만큼 충격적이었다.
나와 혈연관계도 직접적인 친분관계도 없던 어떤 사람의 죽음이
나와 혈연관계나 직접적인 친분관계가 있던 어떤 사람의 죽음보다도 더......


보름쯤 후, 본인의 공연 준비를 하고 있던...
한 집안의 가장이었던...
늘 마지막엔 '행복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던...
부드럽지만,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던...
그런 사람이 갑자기 자살을 하다니......

그날 안치환 대신 공연을 하면서도...
부친의 죽음에 흔들리던 안치환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고 말하던 그 순간에도
그는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다시, 살려내서 만나고 싶은...
그래서,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그렇게 외로웠는지 묻고 싶은...
그래서, 외로웠던 그의 얘기를 들어보고 싶은 그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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