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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랑

우리 아빠

1. 2년전

딸래미가 핸드폰을 잃어버린 다음날...
저녁에 늦을 것 같아서 아빠에게 전화를 했다.

  아빠 ... 핸드폰은 샀어?
  딸 ...... 아뇨. 아직이요
  아빠 ... 왜? 돈이 없냐?
  딸 ...... 네......
  아빠 ... 아빠가 사줄께. 아빠한테 와라.
  딸 ...... 네? 저 살려는 거 되게 비싼데..
  아빠 ... 얼만데?
  딸 ...... 50만원두 넘어요
  아빠 ... 모 그렇게 비싸? 난 한 5만원쯤 하는 줄 알았는데.
  딸 ...... ㅋㅋㅋ 아니예요. 됐어요... 더 기다려보구요

다음날 아침

  아빠 ... 아침에 출근하면 아빠한테 전화해라
  딸 ...... ........

출근을 해서는 정신없이 지내다가 혹시나 음성메시지가 남아있을까 싶어 전화를 해본다.
음성 메시지가 하나 녹음되어 있다고

  (아빠 목소리) ... 거, 핸드폰 주우신 분... 핸드폰을 주웠으면 주인한테 돌려주세요.

ㅋㅋㅋㅋㅋ


2. 3년전

먹기 싫다는 아침밥을 싫은 소리까지 해가며 식탁에 앉혀놓으시고는...
일주일째 부르튼 입술을 어쩌지 못하고 있는 딸래미를 보고... 아빠가 한마디 하셨다.

"... 대강 살아라 ... 안되는 일에 자꾸 힘 빼지 말고, 안되는 일은 안되나보다 하고 그냥 대강 살아라... "

............

밥을 한숫가락 입에 넣고는 어금니에 힘을 주었다.


3.

요즘은 아빠와의 관계가 좀 소원하지만...
한때 아빠 같은 남자를 만나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우리 아빠는 참 좋았다.
지금도 좋은데...

근데... 아빠와의 관계를 회복하려면... 아.무.나.하고 결.혼.을 해야한다. -_-
아빠 같은 남자를 만나면, 아빠 소원처럼 결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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