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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소설이라기 보다 시에 가까운 ... 시라노 / 에드몽 로스탕 시라노 / 에드몽 로스탕 작 / 이상해 역 / 열린책들 르 브레 (애정 어린 어조로) 아! 달 아래 사는 사람 중에 가장 매력적인 친구죠! 시라노 ... 첫째, 그는 날아오르게 해야 할 시구를 물지게꾼처럼 여차! 하고 힘들게 짊어지는 형편없는 배우일세! 시라노 내가 가진 우아함은 정신적인 것이오. 경박한 귀족처럼 잡스런 치장을 하지 않소. 겉모습 치장은 덜해도 정성은 더 들이지. 나라면 게을러 깨끗이 씻지 않은 이마, 눈가에 아직 잠이 매달린 몽롱한 의식, 구겨진 명예, 거덜 난 양심으로 외출하진 않을 거요. 번쩍이는 것은 아무것도 달지 않았지만 난 독립심과 솔직함을 장식 삼아 당당하게 걷소. 내가 코르셋으로 꼿꼿이 세우는 것은 늘씬한 허리가 아니라 내 영혼이오. 리본이 아니라 혁혁한 무공으로 장식을 하.. 더보기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편지 ... 그 책에서 네가 있는 곳에 왜 나는 없는가 1963. 5. 21 사람들이 재회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구나, 어쩌면 어리석은 짓일지 모르지만, 그게 아니면 무슨 말을 하겠니, 사람들이 서로에게 달려가는 모습을 보면 좋고, 키스하고 우는 모습이 좋아, 초조함, 마음만큼 입에서 줄줄 쏟아지지 않는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을 다 담지 못하는 귀, 모든 변화를 다 잡아내지 못하는 눈을 보는 게 좋아, 포옹, 재회, 그리움의 끝이 좋아, 한쪽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공책에 쓰지, 이미 외우고 있는 비행 일정을 꼼꼼히 훑어보고, 관찰하고, 쓰는 거야, 잃고 싶지 않았으나 잃어버린 삶을 기억해 내지 않으려 애쓰지만, 기억해야 해, 여기 있으면 가슴 가득 기쁨이 차오른단다, 내 것이 아닌 기쁨일지라도, '무(無)의 공간' 누구나 가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