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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8/04/24 청춘의 문장들 ... 김연수 (10)
  2. 2008/03/06 GO ... 가네시로 가즈키 (6)
  3. 2007/01/20 파리의 조선궁녀 리심 ... 김탁환 (6)

청춘의 문장들 ... 김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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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문장들 : 작가의 젊은 날을 사로잡은 한 문장을 찾아서 / 김연수 / 마음산책



길 가다가 지나가던 아낙네의 밭은기침 소리에도 이덕무는 눈물을 흘렸겠다. 그 슬픔의 내력을 어디에다 묻겠는가?

아이가 생기면 제일 먼저 자전거 앞자리에 태우고 싶었다. 어렸을 때, 내 얼굴에 부딪히던 그 바람과 불빛과 거리의 냄새를 아이에게도 전해주고 싶었다. 아버지에게 받은 가장 소중한 것. 오랜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고 오랫동안 남아 있는 것.

나는 선천적으로 봄꽃에 대단히 취약한 유전자를 타고났다. 기점은 입춘부터다. 책상 앞에 붙여놓은 '立春大吉'이라는 글자는 내 마음에 첨가하는 이스트와 같다. 그때부터 마냥 봄을 기다리게 되는 마음은 우수에 이르러 절정에 이르는데, 대개 그즈음이면 텔레비전에서는 "내일부터 비가 내리며 한 차례 꽃샘추위가 지나갈 예정입니다"라는 예보가 나오게 마련이고 해마다 어김없이 나는 그 멘트에 귀대 전날 밤, 옛 애인에게 바람맞은 휴가장병의 꼴이 되고 만다. 봄이라는 것에 입술이라도 있다면 전화를 걸어 왜 안 오느냐고 따져 묻기라도 할 텐데 그럴 리 만무. 결국 우수를 지나 경칩에 이르는 동안 내 마음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시들해진다. 내가 삶이라는 건 직선의 단순한 길이 아니라 곡선의 복잡한 길을 걷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그때다. 그게 사랑이든 복권 당첨이든, 심지어는 12시 가까울 무렵 버스를 기다리는 일이든 기다리는 그 즉시 내 손에 들어오는 것은 하나도 없다. ... 하나 둘 꽃소식이 들려오는 것은 바로 마음이 푹 꺼져들어간 그날부터다. ... 그나마 삶이 마음에 드는 것은, 첫째 모든 것은 어쨌든 지나간다는 것, 둘째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돌이킬 수 없다는 것.

그즈음 창 밖을 내다보면 뭔가 지나가는 게 언뜻언뜻 눈에 보였다. 바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덧없이 흘러가는 세월이었다. ... 당대에 최북은 위대한 화가로 죽은 게 아니라 실패한 화가로 죽은 셈이다. ... 그렇지만 그 오기는 과연 무엇인가? 화가가 자신의 눈을 찌르다니, 왜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 파멸 속으로 뛰어드는 것일까?

큰 얘기에만 관심을 두던 20대가 지나고 나니 삶의 한쪽 귀퉁이에 남은 주름이나 흔적이 보이기 시작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주름이나 흔적처럼 살아가다가 사라진다. 머리로는 그걸 이해하지만, 마음으로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니 책을 읽다가 문득문득 목이 메는 구차한 짓을 되풀이하는 셈이다. ... 구름의 모양은 바람에 따라, 바다의 빛은 햇살의 각도에 따라 순간순간 바뀌어갔다. 사이에 있는 것들, 쉽게 바뀌는 것들, 덧없이 사라지는 것들이 여전히 내 마음을 잡아끈다. 내게도 꿈이라는 게 몇 개 있다. 그 중 하나는 마음을 잡아끄는 그 절실함을 문장으로 옮기는 일.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그때 바라본 밤하늘을, 그때 느꼈던 따뜻한 고독을 잊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는 왜 살아가는가? 왜 누군가를 사랑하는가? 그건 우리가 살면서, 또 사랑하면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일들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 때로 너무나 행복하므로, 그 일들을 잊을 수 없으므로 우리는 살아가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나는 때로 너무나 행복하므로 문학을 한다. 그 정도면 인간은 충분히 살아가고 사랑하고 글을 쓸 수 있다. ... 내가 누구인지 증명해주는 일,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 견디면서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일, 그런 일을 하고 싶었다. 청나라 사람 장조張潮는 이런 글을 남겼다. 꽃에 나비가 없을 수 없고, 산에 샘이 없어서는 안된다. 돌에는 이끼가 끼어야 제격이고, 물에는 물풀이 없을 수 없다. 교목엔 덩굴이 없어서는 안되고, 사람은 벽이 없어서는 안된다. ... 열흘 동안의 행복. 그 정도면 충분하다. 문학을 하는 이유로도, 살아가거나 사랑하는 이유로도.

삶의 여백이자 죽음의 적막을 언어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어 귀를 때리는 한여름 매미소리를 역설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매미소리가 천지를 울리다가 문득 멈춘 상태. 그 찰나적인 상태가 바로 견딜 수 없는 삶의 여백이자, 죽음의 적막이니까. ... 혼자서만 살아가는 세상이라면, 운명이 굳이 지금 세상을 떠나라고 해도 그다지 아쉬울 것은 없으리라. 하지만 우리 모두에겐 남아 있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남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그 일이 반복되는 한, 슬픔은 오랫동안 지속되리라. ... 시간은 그렇게 지속된다.

우리 삶이란 눈 구경하기 힘든 남쪽 지방에 내리는 폭설 같은 것. 누구도 삶의 날씨를 예보하지는 못합니다. 그건 당신과 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잠시 가까이 있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나면 우리는 아마 다른 유형의 인간으로 바뀔 것입니다. 서로 멀리, 우리는 살아갈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이해받을 수 있는 삶을 산다는 것을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 누구에게나, 무슨 일이거나 처음 마음이 있다고 생각한다. 갓 태어난 아이의 눈과 귀처럼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아무런 조건 없이 받아들이는 시간이 있다. DJ 인혁의 강의를 듣던 그때가 바로 내게는 처음 마음이었다. 그런 처음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흘러나오는 모든 노래가 경이롭게 들린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 어차피 결과는 둘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다. 붙거나 떨어지거나. 생은 때로 그렇게 간단하다. ... 업무상 만나는 인간이란 참 서로에게 씁쓸한 존재다.

내가 서른 살 너머까지 살아 있을 줄 알았더라면 스무 살 그 즈음에 삶을 대하는 태도는 뭔가 달랐을 것이다. ... '10여 년 전의 일이 어제처럼 생생하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단 하루가 지난 일이라도 지나간 일은 이제 우리의 것도, 살아 있는 것도 아니다. 시간을 되돌린다고 하더라도 그 눈빛을 다시 만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발을 동동거리며 즐거움에 가득 차 거리를 걸어가던 그때의 그 젊은이와는 아주 다른, 어떤 사람이 됐기 때문이다. ... 항상 삶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구나. 스무 살, 그 무렵에 나는 '이제 그만 바라보자 / 저렇게 멀리서 반짝이는 섬들을'이라는 내용의 시를 썼지만, 이제는 그렇게 멀리서 바라보는 빛이, 마치 새로 짠 스웨터처럼, 얼마나 따뜻한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것 같아 가만가만 고개만 끄덕인다.

누워 있노라면 꼭 관 속에 넣어진 채 버스정류장 옆에 버려진 듯한 느낌이 드는 곳

친구는 잠시 말을 잊고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에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 내가 아는 한 김광석이 부른 노래는 그런 노래다. 그의 노래에는 청춘의 결정적 순간에만 맛볼 수 있는 설득력이 있다. ... 인생의 정거장 같은 나이. 늘 누군가를 새로 만나고 또 떠나보내는 데 익숙해져야만 하는 나이. 옛 가족은 떠났으나 새 가족은 이루지 못한 나이. 그 누구와도 가족처럼 지낼 수 있으나 다음날이면 남남처럼 헤어질 수 있는 나이. ... 그러다 누군가 김광석의 노래를 듣자고 말한다. 다들 좋다고 한다. 그리고 김광석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 내게는 슬픔이 더 필요했던 것이다. ... 청춘은 그런 것이었다.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가는 그 빛도 아직 사라지지 않았는데, 느닷없이 떠나버렸다.

때로 취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는 것, 그게 바로 젊음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인생이란 취하고 또 취해 자고 일어났는데도 아직 해가 지지 않는 여름날 같은 것. 꿈꾸다 깨어나면 또 여기, 한 발자국도 벗어날 수 없는 곳.

그 무엇이든, 그 누구든 10년만 열심히 한다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알 만큼 유명한 사람이 될 수 있어요. ... 10년이라고 했다. 아직 한 4년은 더 남아 있었다. 이백처럼 온 세상 사람들이 아는 그런 시인이 될 것이라고 믿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거기서 끝나지 않기만을 바랐을 뿐이다.

공부가 제일 재미있었어요. 멍청이. 그것보다 재미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것도 모르고. ... 열여덟 살의 11월에 나는 처음으로 그렇게 모든 것이 지나가고 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던 것이다. 단순히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 사실 때문에 사랑했던 것이며, 사랑하지 못할까바 안달이 난 것이었다. 사실은 지금도 나는 뭔가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이상하기만 하다. 그 모든 것들은 곧 사라질 텐데,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가장 견디기 힘든 경우는 어둠 속에서 멀리 불빛이 보일 때다. 그 불빛이 얼마나 정겨운지 당장이라도 뛰어가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하지만 꾹 참았다. 참아야만 했다. ... 어둠을 똑바로 바라보지 않으면 그 어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제 몸으로 어둠을 지나오지 않으면 그 어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어둡고 어두울 정도로 가장 깊은 어둠을 겪지 않으면 그 어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조금만 지나면 다 나아지겠지. 그렇겠지. ... 어쩌자고 모든 것은 조금만 지나면 다 나아지는가? 어쩌자고 고통은 때로 감미로워지는가?

봄빛이 짙어지면 이슬이 무거워지는구나. 그렇구나. 이슬이 무거워 난초 이파리 지그시 고개를 수그리는구나. 누구도 그걸 막을 사람은 없구나. 삶이란 그런 것이구나. 그래서 어른들은 돌아가시고 아이들은 자라는구나. 다시 돌아갈 수 없으니까 온 곳을 하염없이 쳐다보는 것이구나. 울어도 좋고, 서러워해도 좋지만, 다시 돌아가겠다고 말해서는 안되는 게 삶이로구나.





원영언니의
"김연수의 책은 '청춘의 문장들'이 최고야. 책을 읽으면서 줄을 치기 시작하면 책 한권에 다 줄을 쳐야할 정도..."
라는 추천사를 듣고 바로 들어와 인터파크에서 검색해보고 품절이라
집 근처 홍익문고 가서 사들고 들어왔다.

조선시대 문인들의 글과 이백의 글, 그것들과 함께 했던 그의 청춘의 시간들, 그 속에서 깨달은 삶의 철학.

요즘들어 자꾸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글이 눈에 들어온다.
의도적인 것도 아니고, 모르고 접하는 것도 많은데
진중권의 말대로 우리의 역사가 근대와 전근대가 너무 짧은 시간에 뒤섞여 있어서
현재의 이러저러한 문제들이 나타난다면,
그 해답을 찾을 곳은 조선 지식인들 뿐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들이 어떤 생각, 어떤 철학, 어떤 고민을 가지고 살아갔는지 알아보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친철하게도 그들이 쓴 글을 해제해 놓은 책도 많이들 나오는 거 같고,
이 책처럼 그들의 글에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함께 정리한 책들도 많아지고,
점점 읽을 책들이 많아지는 게, 나쁘지 않다.

김연수의 말처럼 누군가에게 그의 가치를 알아주고, 그것을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얼마나 기쁜 일일까.
나의 가치를 알아주고, 기다려주는 사람은 책을 통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던지는 그들.
그 수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이야기를 던지고 있다는 것이 기쁘다.

그렇다면, 내 인생의 청춘은 지금 이 순간.
사라지기 전에 더 열심히 사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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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IStyle4 2008/04/25 11:16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많은것을 느끼게 하네요.
    모든것을 사랑해야 하고, 하루하루를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살아야겠어요.

  2. BlogIcon IStyle4 2008/04/25 11:16 address edit & del reply

    진아님 덕분에 마음이 좋아지네요.

    • BlogIcon 물결's 2008/04/26 03:57 address edit & del

      근데 막상 또 그렇게 살려고 하면 잘 안되는게 인생인거 같아요.
      그냥 노력하는거겠죠...
      이렇게 살지 말아야지. 조금 더 나아져야지. ^^

      마음이 좋아지셨다니 다행이긴한데
      엄밀히 말하면 제 덕분이 아니라 김연수씨 책 때문이죠. ㅋㅋ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3. BlogIcon wicce 2008/04/26 01:49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김광석스러운, 우울한 나른함이 느껴지는 문장들이네요.
    책을 구해서 읽어보고 싶어져요. 잘 보고 갑니다.

    • BlogIcon 물결's 2008/04/26 03:59 address edit & del

      인터파크에 얼마전까지 품절이었다가, 며칠전에 다시 입고된거 같아요.
      빗소리랑 빗물위로 바퀴 굴러가는 소리랑 듣다보니
      김광석 노래 듣고 싶어지네요 ^^

  4. BlogIcon 하늘만큼~ 2008/04/27 20:18 address edit & del reply

    세상을 사는 방법은 참 단순한 것 같은데,
    주위에 흔들리고 첨 맘먹은대로 잘 안되고, 스스로 어렵게 만드는 거 같아요.
    덕분에 좋은 책 알게 되어 고맙습니다.
    마침 도서관에 책이 있네요. 내일 퇴근하는길에 빌려야겠어요.

    • BlogIcon 물결's 2008/04/28 00:18 address edit & del

      우리 집근처에도 도서관 있으면 좋겠네요... -_-

  5. BlogIcon 하늘만큼~ 2008/05/11 16:34 address edit & del reply

    책 잘봤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예전의 가치가 너무나 그리워지네요.
    주변사람들과 조금씩 다르게 살면서, 거꾸로 살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
    취직하고 나서야, 저를 조금씩 보게 되네요.
    제가 보는 책들이 좀 편협해서, (보다보면 알게모르게 한쪽으로 치우쳐있어요.) 진아님 덕분에 좋은 책 만나서 즐거웠어요.
    보고나서, 한자를 포함한 외국어공부가 하고 싶어졌네요. 원음대로 읽고 느껴보고 싶네요.

    • BlogIcon 물결's 2008/05/12 00:25 address edit & del

      한자 직접 해독하면서 읽어보고 싶죠.
      그게 사람마다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느낌도 달라지고...
      근데, 능력이 안되서... -_-
      남들이 잘 해석해 놓은 걸 훔쳐 읽을 뿐입니다. ^^

    • BlogIcon 물결's 2008/05/12 00:25 address edit & del

      참. 집 근처 도서관 발견했어요. ^^

GO ... 가네시로 가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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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2000년 일본 나오키문학상 수상작) / 가네시로 카즈키 / 김난주 역 / 현대문학북스


일본에 있어도 상관은 없었지만 어느쪽이든 선택해야 할 처지에 놓인 아버지는 북조선을 선택하기로 했다. 이유는 북조선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친절한(할) 마르크스주의를 내세우고 있다는 것과, 일본에 있는 '조선인(한국인)'에게 한국 정부보다 더 신경을 써주기 때문이었다. 그런 사연으로 아버지는 조선 국적을 지닌 소위 '재일 조선인'이 되었다.

"국적은 돈으로도 살 수 있는 거야. 네 녀석은 어느 나라 국적을 사고 싶으냐?"

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환경에 순응하며 그저 살아왔을 뿐이었다.

유감스럽게도 조선학교의 난폭한 놈들에게는 '차별'이라는 속이 꽉 찬 연어가 주어진다. 그 놈은 연어를 연신 먹어대는 탓에 몸이 점점 커지면서 덩달아 점점 난폭해진다. 그리하여 그 놈의 끔찍한 이미지가 일본 사람들의 머릿속에 박혀 '조선인'의 표상으로 정착하고 만다.

"지금 네 주먹이 그린 원의 크기가 대충 너란 인간의 크기다. 그 원 안에 꼼짝 않고 앉아서, 손 닿는 범위 안에 있는 것에만 손을 내밀고 가만히만 있으면 넌 아무 상처 없이 안전하게 살 수 있다." ... "권투란 자기의 원을 자기 주먹으로 뚫고 나가 원 밖에서 무언가를 빼앗아오고자 하는 행위다. 원 밖에는 강력한 놈들도 잔뜩 있어. 빼앗아오기는커녕 상대방이 네 놈의 원 속으로 쳐들어와 소중한 것을 빼앗아갈 수도 있다. 게다가 당연한 일이지만 얻어맞으면 아플 것이고, 상대방을 때리는 것도 아픈 일이다. 아니 무엇보다 서로 주먹을 주고받는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그런데도 넌 권투를 배우고 싶으냐? 원 안에 가만히 있는 편이 편하고 좋을 텐데." ... "자 그럼, 시작해볼까."

우리들은 의사나 변호사가 될 수 있는 사회 시스템 속에서 자라지 않았던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들은 나라란 것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민족학교에 다니던 시절 '일본 사람 같다'고 종종 이지메를 당했다고 한다.

"우리들이 많은 것을 알아봐야 차별하는 쪽이 알지 못하면 아무 의미도 없잖아."
"아니, 우리들이 알고 있으면 되는 거야."
"국적이라든가 민족을 근거로 차별하는 인간은 무지하고 나약하고 가엾은 인간이야. 그러니까 우리들이 많은 것을 알고 강해져서 그 인간들을 용서해주면 되는 거야. 하기야 뭐 나는 그런 경지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지만."

나는 그 학생의 착각을 책망할 수는 없다. 그 자리에 있었다면 나 역시 똑같이 대처했을 것이다. 나와 그 학생은, 그런 착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언제나.

"내 이름은 '츠바키(椿)'야. 사쿠라이 츠바키(梅櫻井椿). 벚꽃하고 동백꽃이 둘 다 들어 있는 이름이라니. 너무 일본적인 것 같아서 가르쳐주기가 싫었어."
"내 진짜 성은 이. 이소령의 이. 너무 외국 사람 같은 이름이라서. 이렇게 너를 잃는 게 두려워서 가르쳐줄 수 없었어."

그건 그렇지만, 나는 언제까지 이렇게 싸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일까?



몇년전 꽤 재미있게 봤던 영화였는데,
언니네 집에 갔다가 책을 보고 빌렸다.
아파서 쉬는 덕분에 책만 실컷 읽고 있는데,
이 책은 정말 그야말로 한번도 안쉬고 쭉 읽어버렸다. 너무 유쾌하고 재미있어서...

세상에 있는 수많은 편견과 차별.
누구든 알고보면 나쁜 사람은 없다고들 하지만, 누구나 '알고 볼 수' 있지는 않다.
누군가 이야기를 해야하고, 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야 하고, 그를 오해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데,
누구에게나 그런 사람이나 그럴 수 있는 시간이나, 그럴 수 있는 마음이 허락되지는 않기 때문에...

누군가 나에게 이야기하려할 때 들어줄 것.
오해하지 않고 이해하도록 노력할 것.
늘 피해자이기만 한 사람은 없다.
어느 순간 내가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늘 깨어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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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우연히, 무릎팍도사에 나온 추성훈 선수를 보았다.
추성훈 혹은 아키하라 요시히로.
한국생활 3년만에 국적을 일본으로 바꿨지만, 그에게 국적이 중요한것 같지는 않았다.
한국인이냐 일본인이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한국인이어서, 혹은 일본인이어서, 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것이 그가 원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책 중간에 나오는 스티븐 J 굴드의 <인간에 대한 오해 - 차별의 과학사> 찾아볼 것.
이 작가가 궁금해져서 검색해보니, <플라이 대디 플라이>도 이 사람 책이라고...
두 권다 위시리스트 등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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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언니 2008/03/06 22:01 address edit & del reply

    플라이 대디 플라이는 사지말어. 진짜 후져..
    가네시로 가즈키의 책은 정말 go가 최고야. 그의 나머지 책은 플라이 대디 플라이를 포함, 전부 내게 있으니..
    정 읽고 싶으면 빌려가 읽어. 돈 아까워..
    계속 그의 책을 사는 이유는.. 그래도 go를 쓴 작가인데.. 괜찮은 거 하나 나오겠지, 하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하지만.. 나머지는 정말 아니야.
    이 책 빌려가기 잘했지? 내가 전에부터 권했던 책이구만.

    • BlogIcon 물결's 2008/03/08 00:26 address edit & del

      그래? 그거 작년인가 이준기 주연 영화 했던거 같은거지?
      영화로 볼까? 영화도 별루인가?
      이 책에 나온 <인간에 대한 오해>라는 책 기대되.. 오늘 주문 완료.^^

  2. BlogIcon 단잠 2008/03/07 15:52 address edit & del reply

    이책 정말 재밌게 읽었던것 같은데..
    오랫만에 뭔가 감회가 새로워지네요

    • BlogIcon 물결's 2008/03/08 00:29 address edit & del

      안녕하세요. 단잠님. (블로그 네임이 참 좋네요.)
      극장에서 봤던 영화 생각도 나고, 저도 그렇더라구요 ^^

  3. BlogIcon 격물치지 2008/03/07 18:41 address edit & del reply

    권투에 대한 비유가 너무 멋지군요. 저도 참 권투 좋아하는데... ^^

    • BlogIcon 물결's 2008/03/08 00:31 address edit & del

      그죠? 세상엔 참 멋진 아버지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 권투 좀 무서워서 안좋아하는데,
      저 표현은 참 멋지더라구요.
      격물치지님도 참 멋진 아버지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파리의 조선궁녀 리심 ... 김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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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조선궁녀 리심 1, 2, 3 / 김탁환 / 민음사


눈과 눈이 마주치고 말과 말이 섞이다 보면, 꽃나무가 피기도 하고 맑은 시내가 흐르기도 하는 법이지요.

옥인(玉人)!

여리디여린 물방울 하나가 장강(長江)을 만들 듯. 누구에게나 아득한 슬픔을 낳는 첫 외로움의 순간이 있다.

세상 그 어떤 소리보다도 더 큰 소리는 심장 뛰는 소리다.

새벽이 오려면 아직 멀었다. 발가락이 차다. 큰아줌마는 늘 발을 긴장시키라고 했다. 신발도 꽉 끼는 것만 신고 추운 겨울에도 발을 이불 밖으로 내놓고 지내라고 했다. 머리는 쉬더라도 발은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고, 그래야 다급한 일을 만나도 당황하지 않는다고.

천 년 만 년 흘러도 결코 잊지 못할 하루가 있는 법이야. 큰 강의 시작이라고나 할까. 마음을 집중해서 살피지 않으면 그런 날이 있는지도 몰라.

처음 마음을 건넨 사람은 흉터처럼 훈장처럼 평생 기억에 남는 법이다.

살다 보면 누구든 이럴 때가 있다. 사실을 밝혀야 하는 순간을 놓치고 나면 뜻밖에도 그 일은 비밀이 되고, 나중에는 악착같이 그것을 감추기 위해 너무너무 소중한 무엇인가를 잃게 된다.

리심은 이 어색한 침묵이 두려웠다.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고종이 움직임을 멈추고 또한 말을 멎을 때, 아득한 거리감이 리심을 감쌌다. 세상 전체를 메울 듯한 충만감이 일순간에 '없음(無)'으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최선을 다한다고 언제나 마음을 얻는 것은 아니다. 마음을 얻기 위해 준비한 최선이 때론 최악을 낳기도 한다. 기대만큼 상처도 깊다.

상처를 입었다고 물러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더 큰 상처를 각오하며 최선에 최선을 더하는 영혼들! 빅토르 콜랭도 그랬다.

절대 고독!

솔직히 말해, 그 가을엔 맛난 음식을 먹어도 슬프고 흥겨운 음악을 들어도 슬프고 아름다운 풍광을 보아도 슬펐다.

"드디어 떠나는 것이냐? 들뜨지 마라. 더욱 끔찍한 일이 네 앞을 가로막을 게야. 여태껏 듣도 보도 못한 일들이 벌어지겠지. 그때도 기꺼이 감내하며 나아갈 자신이 있느냐고 묻는 게다."
"머무는 것보다는 낫다고 믿고 있사옵니다."

곁에 선 이가 나와 꼭 닮은 영혼임을 깨닫는 순간이 있다.

"모래에서 태어나 모래와 함께 흐르다 모래에 묻혀 이윽고 모래가 되는 사람들이라오. 끔찍하게 가난하지만 지금 이 순간을 항상 즐기지. 어젯밤에 미련을 두기보단 내일 새벽을 기대하면서 말이오."

"눈앞으로 달려드는 것에 휘둘리다간 몸도 마음도 다친다오. 그럴 땐 크게 심호흡을 하고 먼 곳을 바라보도록 하오. 거기엔 항상 어떤 사내가 리심 그대를 보고 있을 게요."

조선이 너무 느려 답답했다면 일본은 너무 빨라 불안했다. 대체 이들은 무엇을 위하여 언제까지 어디로 질주하려는 것일까.

"늘 함께 머무는 것만이 사랑은 아니죠...... 때론 이별까지도 사랑일 때가 있으니까."

중국과 조선, 일본에서 젊은 날을 보내며 얻은 것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빅토르는 '비유'라고 했다. 삶은 삶 그 자체로 보지 않고 다양한 사물에 기대어 바라보는 방법을 배웠다는 것이다.

"...... 왜 나는 루브르로 이 뗏목을 보러 오는 걸까? 그건 아마도 삶의 화려함과 처절함이 결코 둘이 아니라 하나이기 때문일 것이오."

사하라엔 고요만이 있으리라, 없음만이 있으리라 여겼다. 그것은 나의 큰 착각이었다. 사하라엔 장사도 있고 약탈도 있고 술도 있고 욕망도 있었다. 차이가 있다면 속세에선 그것들이 이런저런 변명 속에서 희미하게 때론 비열하게 드러나지만 사하라에선 명명백백하다는 것 정도였다. 사하라에서는 죽음은 죽음이고 삶은 삶이며 꿈은 꿈이고 잠은 잠이었다.

"마음에 칼날이 가득하더군."

"그게 다 칼날 때문이지. 사막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죽이거나 다치게 만드는 칼날. 유럽인들로부터 왔으되 이곳 젊은이들 가슴에도 하나씩 자라기 시작한 칼날. 난 그 칼날에 아들 일곱을 잃었어."

"그렇지. 우리 부족만 해도 부모가 모두 비명에 죽고 남은 아이가 스무 명이나 되지. 그 아이들은 모두 나를 엄마라고 불러. 물론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나는 정말 그 아이들 엄마고 그 아이들은 내 사랑스러운 자식들이지. 모하메드가 설령 잘못되더라도, 나는 이 아이들이게 맑은 샘물 흐르는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해. 리심!"
그녀의 눈동자에는 어느새 희망의 빛이 서렸다.
"집착을 버려. 나 하나만, 내 가족만 챙기겠다는 집착에서 벗어나야 해. 네가 낳지 않은 아이들을 거둬 훌륭하게 키우는 거야. 이 세상 모든 가난하고 못 배운 아이들을 모두 네 자식이라고 여겨.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정말 그 아이들을 위해 네 삶 자체를 바꾸도록 해. 그럼 네 가슴속 슬픔도, 그만큼 자란 칼날도 사라질 거야."

"...... 하지만 리심! 오늘 당신이 팡테옹에 가는 거라면 나도 가고 싶어요. 하지만 리심! 오늘 당신이 팡테온에 가는 건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거잖아? 이런 날엔 혼자 있는 편이 좋아요. 사람은 외로울수록 자신의 미래를 잘 예감하는 법이니까!"

"풀피리 불고 싶다고 했죠? 가르쳐 줄께요. 문든 외로워지면 이렇게 탁 트인 곳으로 나와서 풀피리를 불어요. ...... 우선 아랫입술과 윗입술에 가볍게 침을 적시고 풀잎을 이렇게 끼워요. 마찰면이 많으면 낮은 소리를 내고 마찰면이 적으면 소리가 올라가죠. ...... 잘하고 있어요. 처음부터 소리를 내는 사람은 없답니다. 한 열흘은 입술이 얼얼할 정도로 노력을 해야죠. 먼저 입술에 머금은 이 풀들이 스스로 소리를 만들어 낸다고 믿으세요. 모든 일은 믿음에서 시작되니까요."

그는 외교관 직분을 버리면서까지 나와 혼인할 뜻이 없는 것이다. 처음엔 사랑이 인종도 넘고 종교도 넘을 수 있다고 믿지만, 그런 사랑은 철부지 동화에서나 등장하는 법이다. 외교관 직분을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 나와 생활을 꾸려 가는 것. 그것이 빅토르가 지닌 사랑의 무게요 한계다. 아쉽긴 해도 나는 그의 고뇌를 이해하기로 했다. 내 마음 역시 오로지 그만을 바라보며 감독하던 시절을 지나쳤으니까.

법국에서 이방 여인으로 살아가는 게 두려웠다면 한양에서 다시 조선 여인으로 살아갈 자신은 있느냐? ...... 법국에 있든 조선에 있든 너는 혼자란 걸 명심해야 한다. 외로우냐? 설마 사랑을 믿었던 건 아니겠지? 사랑 안에서 널 속이며 여인의 행복 따윌 빌었던 건 아니겠지? 외로움은 너처럼 특별한 여인에게 내린 하늘의 축복이니라. 나 역시 축복 속에서 살다가 축복 속에서 죽었느니라. 내내 많은 이들을 만나고 이야기 나누고 또 어떤 이에게는 깊은 속내까지 드러내 보였지만, 나는 철저하게 혼자였느니라! 누구도 믿지 말고 누구에게도 네 고독을 보이지 마라. 빅토르 콜랭. 그와 있을 때도, 그의 체온을 온몸으로 느낄 때도, 너는 계속 혼자임을 되새기도록 하여라.

"병이 깊으세요. 정신이 오락가락하셔서...... 제대로 말씀 나누실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두 분이 적성으로 절대로 오지 못하게 하라고...... 신신당부하셨는데...... 그게 두 분을 꼭 뵙고 싶다는 말씀으로 들려서...... 아버진 늘 그렇게 정반대로 말씀하시거든요."

부끄럽지만 파리에서 배운 거친 지혜 하나를 적어 보자면, 예술과 삶은 결코 둘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춤 속ㅇ서 가장 행복하며 삶 속에서 가장 불행합니다. 이 명명백백하게 갈린 하루하루에서는 예술도, 삶도 온전히 완성하기 어렵습니다.

제게는 돌아갈 자리 따윈 없습니다. 경기도 적성도 제 고향이 아니며, 궁중에서 춤을 추는 일도 제 업이 아닙니다. 저는 두지 강가에서 홀로 깨어난 순간부터 어제와는 다른 오늘, 오늘과는 다른 내일을 만들며 살았습니다.

배가 센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들 밑으로 지나갈 때마다 고개를 들어 그 감춰진 다리의 밑바닥을 살폈던 것이다. 물과 바람, 또 다리 위로 지나가는 마차의 울림을 견디느라 다리 밑바닥은 때에 찌들고 상처투성이였다. 다리의 위와 옆은 멋진 조각과 문양을 새겨 넣었지만 배를 타고 지나갈 때만 겨우 볼 수 있는 밑바닥까진 미처 꾸미지 않은 것이다. 리심은 그 밑바닥을 확인하는 순간 센 강의 모든 다리를 사랑하게 되었다. 상처와 슬픔을 가장 어두운 곳에 감춰 두고, 그것들을 개로 꾸며 승화한 작품들만 때론 그림으로, 때론 음악으로, 때론 글로 보여주는 것이 곧 예술가가 아닐까. 리심은 그 못난 밑바닥들로부터 위로받고 안도했다.
아무리 끔찍한 불행이 찾아들더라도 내 춤과 노래를 꽃피우는 수단으로 삼으리라. 가장 어두운 곳에서 가장 화려한 생의 절정을 맛보리라.



파리의 조선 궁녀 라는 '리심'이란 타이틀 앞에 붙은 수식어에도 관심이 갔지만...
김탁환 이라는 저자 이름에서 확 끌려버린...
나,황진이 에 이어서 읽어볼만했던... 역사 인물에 관한 소설...

구한말...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시대를 살아간 여성을...
역시나 또... 아주 멋지게 살려놓았다...

조선일보에선 신경숙이 같은 인물을 소재로 연재소설을 쓰고 있다던데...
조만간 읽어볼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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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나,황진이 (주석판) ... 김탁환

    Tracked from from 진아 2007/01/25 00:58 delete

    진(眞). 참된 자. 그것이 어머니의 바람이었답니다. ...... 진이라 불리는 사람이 거짓으로 세상을 살아가기란 얼마나 힘든 일입니까. 거짓을 부리고픈 적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번번히 포기해야 했답니다. 어머니가 내게 남긴 그 어떤 유산보다도 '진'이라는 글자 하나의 위력이 컸던 것이지요. 참도 불쾌하고 거짓도 불쾌하니 그 둘 전부를 마음에 담지 않고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 참된 곳 하나만을 향해 성난 사자처럼 달려들었지요. 과연 그..

  2. Subject 리진 ... 신경숙

    Tracked from from 진아 2008/02/18 01:44 delete

    리진 / 신경숙 작 / 문학동네 때로 어떤 다정한 말은 땅에 묻힌 씨앗처럼 사랑을 품게 만든다. ... 그의 입에서 조선어가 부드럽게 흘러나왔을 때 그녀는 언어가 감정을 변화시키는 순간을 경험했다. 리진, 이라는 발음도 아직 서툰 콜랭으로부터 조금도 어색하지 않은 조선어 발음을 듣게 된 순간, 그녀의 담담하던 마음이 일렁였던 것이다. 서로가 보이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해 다른 일을 할 수 없던 시절을 두 사람은 공유하고 있었다. "이름의 주인이 어떻게..

  1. 언니 2007/01/25 10:51 address edit & del reply

    나.. 이 책 읽고 싶은 깅렬한 욕구가... 근데 3권이라니. ㅡ.ㅜ

  2. BlogIcon 진아 2007/01/25 14:28 address edit & del reply

    3권이기는 한데. 되게 금방 읽혀.
    일단 책이 작고, 언니가 읽는 속도라면 하루 꼬박이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리고, 책장이 빨리빨리 넘어가..

  3. 언니 2007/01/25 14:34 address edit & del reply

    유혹하지마... 읽을 책이 산더미야. 이 책 형수형한테나 추천해줘야겠어. ㅡ.ㅡ

  4. 올리고당 2007/01/25 17:26 address edit & del reply

    난 요즘 '유림' 재미있게 읽고 있지.
    최근 6권이 나와 완간 했더라구~
    지금 5권 다 읽어가는군...집에가서 할일 없으니...

    • BlogIcon 진아 2007/01/25 20:17 address edit & del

      왠일이야. 소설책도 읽고?
      천안에서 출퇴근 중??

  5. BlogIcon 진아 2007/01/25 20:16 address edit & del reply

    근데.. 이거 기사 검색해보니까... 영화로도 만든데...
    소설쓰기 시작하면서 영화화할꺼 같이 진행한거 같더라고...
    근데, 영화로는 좀 짧지 싶은 생각이 들고...
    드라마로도 괜찮을거 같어... 스케일이 좀 커지겠지만...

    근데.. 책에 콜랭의 사진이 있는데...
    사진으로 보면 전혀 잘생기지 않았거든? 그래서 감정이입을 하는데 좀 거슬렸어. ㅋㅋ

    책에 보면 화가 드가가 리심을 그린 그림이 나오는데... 그 그림을 한번 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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