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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움'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8/06/11 지식e 시즌 1 ... EBS 지식채널e (4)
  2. 2007/06/14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3)
  3. 2007/06/09 눈먼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2)
  4. 2007/06/01 처절한 정원 ... 미셸 깽 (2)

지식e 시즌 1 ... EBS 지식채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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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e 시즌 1 :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지식 / EBS 지식채널e / 북하우스


002. 커피 한 잔의 이야기 (세계를 정복한 커피, 커피 한 잔의 우울한 이면)
'공정무역(Fair Trade)'이란, 선진국의 소비자가 저개발국의 생산자에게 직거래를 통해 정당한 가격을 지급하자는 윤리적 소비운동이다. ... 정당한 최저가격을 보장해줌으로써 현지 생산계층의 생활을 지원하고 아동노동을 근절하며 친환경농업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003. 햄버거 커넥션
햄버거 하나를 얻기 위해 소를 키우고, 소를 키우기 위해 숲을 태우고, 소고기 100g과 맞바꾼 1.5평의 사라진 숲은
지구의 온도를 매순간 높인다. ... 지구 온난화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방출되는 대기 기체(비정상적인 이산화탄소, 메탄, CFC, 수중기)들이 태양에서 지구로 들어오는 빛에너지는 투과시키면서 우주로 방출되는 빛에너지의 통과는 지연시킴으로서 점차적으로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 2001년,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8%를 차지하는 미국은 자국의 산업보호를 명분으로 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하였다.

005. Blood Phone (천연자원의 마지막 보고, 내전과 착취의 대륙 아프리카)
특히 콩고, 수단, 소말리아, 알제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세네갈, 르완다, 우간다, 부룬디,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아프리카 전역에서 끊이지 않는 내전은 실상 '부족.인종갈등'이라는 표면적 이유보다는 '풍부한 천연자원' 때문이라는 것이 국제사회의 중론이다.

008. 정글의 법칙 (헐리우드 영화 자본, 국내 거대 극장주, 비상업적 독립영화, 비정규직 영화 노동자)
한국 국회는 2007년 2월 현재 '문화다양성협약'의 비준을 하지 않고 있다.

010. 나는 달린다 (조국의 평원을 달리던 맨발의 마라토너 - 아베베 비킬라 ABeBe Bikila)
"나는 남과 경쟁하여 이긴다는 것보다 자신의 고통을 이겨내는 것을 언제나 우선으로 생각한다. 고통과 괴로움에 지지 않고 마지막까지 달려 나는 승리했다."

011. 나 보고 싶었죠 (해외로 떠나는 아이들, 돌아올 곳 없는 우리의 아이들)
네티즌 설문 결과 국내 입양 의사는 84%, 실제 국내 입양률은 40%.

012. 부끄러운 기록 (헌법 14조 모든 국민은 거주.이전의 자유를 가진다)
노점상의 문제가 단순한 상혼을 넘어 사회구조적인 모순에 기인한 것인 데 비해 정부의 노점상 정책의 기조는 건설행정, 도로관리, 법질서, 공권력 확립이라는 행정과 치안의 문제로만 한정되어 왔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013. 피부색 (단일민족의 신화, 코리안드림의 실상)
단일민족?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민족?
"국내 거주 혼혈인의 42.2%가 교육, 고용, 혼인에 있어서 피부색 등으로 인한 지속적인 차별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 - 2004년 국가인권위원회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의 이철승 소장은 "이미 내국인과 결혼해 어엿한 한국국적을 취득한 이들의 자녀를 코시안이라고 부르는 것은 어떻게든 기존 내국인과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차별하려는 천박한 순혈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014. 70만600원 (최저임금? 누군가에겐 최고의 임금)
전체 노동자 평균임금의 37%, 사용자가 노동자에게 의무적으로 지급해야 할 대한민국 최저임금. 그러나 대한민국 전체 노동자의 8.8%가 법으로 규정된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있다.

016. 21세기 담배 표류기 (한국 담배 60여년의 역사, 21세기, 끽연과 금연의 한판 승부)
홉연은 폐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며 특히 저소득층의 건강에 해롭습니다.

017. 챔피언 (노예의 이름을 버리고 스스로 선택한 이름)
"인간으로서 존중받지 못하는 한, 영광은 아무 쓸모가 없다."
링 밖에서 빼앗긴 챔피언 벨트를 되찾기 위해 32살의 나이에 다시 링 위에 오른 무하마드 알리. 젊은 챔피언 조지 포먼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 주먹을 겨눈 무하마드 알리.

018. 여섯 개의 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아름다운 돌출)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길을 인도하는 여섯 개의 점, 브라유.
국내에서 한 해 출판되는 출판물의 약 2%가 점자방식으로 출판되고 있다.

019.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매맞는 여성은 사실상 남성의 노예상태에 놓여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상태에서 여성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완전히 박탈된다. 상습적으로 반복되는 남성에 의한 구타와 학대를 도저히 개선할 수 없는 조건 하에서 여성은 육체적 고통을 느낄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갖는 존엄과 가치를 완전히 상실한다. 살해만 되지 않았을 뿐 피살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 조국,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학습화된 무력감(learned helplessness)' ... 마틴 셀리그만은, 일정한 공간에 가둔 실험쥐들에게 일정 시간 반복적으로 전기충격을 가한 다음 도망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고 전기충격을 가해도 실험쥐들은 도망갈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매맞는 사람 증후군(Battered Person Syndrome)' ... 서울여성의전화의 이명숙 변호사는 "국내 법원은 '매맞는 여성 증후군'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보수적 판결이 많으며, 법원 내에 가정폭룍 전담 재판부를 운영하거나, 미국 캐나다와 같이 폭력전담법원을 설립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021.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매주 수요일 낮 12시, 14년째 열리고 있는 할머니들의 집회)
태평양전쟁 막바지인 1944년 8월에 내려진 여자정신근로령에 의거하여 조직된 '여자근로정신대'는 남성들의 전쟁 동원으로 인해 부족해진 노동력을 보완하기 위해 주로 군수공장 등에서 근무하던 조직이었다. 그에 비해 '일본군 위안부'란 일제 식민지 시대에 일본군 위안소로 연행되어 강제로 성폭행당한 여성들을 일컫는 말이다. ... 2000년 5월, 이옥선 할머니는 58년만에 남녘의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부모형제는 이미 모두 작고한 뒤였다. 그동안 사망신고가 되어 있었던 탓에 힘들게 한국 국적을 되찾았으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과거사 문제에 소극적인 한국 정부에 실망하여 2003년에 다시 국적을 포기했다.

024. IF (미군기지 이전, 행정대집행의 명분?)
"1952년 한국전쟁 때 미군들이 불도저로 울타리를 부수고 집을 밀었어. 미군기지 활주로를 만들겠다는데 어떻게 해. 고향에서 쫓겨나 움막을 짓고 거기서 겨울을 났지. 남은 건 갯벌 뿐이었어. 사람들은 삽을 들고 갯벌로 나섰어. 둑을 쌓고 바다를 메워 땅을 일구었지. 이곳 대추리가 바로 그 땅이야." ... 미국의 다른 주둔국들과 비교할 때 한미주둔군지위협정은 지나치게 미군중심적으로 규정되어 있어 대한민국의 주권을 위협할 정도라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 한미주둔군지위협정에 의하면, 양국 법률에 의해 모두 처벌할 수 있는 범죄에 대해서는 양국이 경합적 재판권을 갖게 된다. 이때 '경합적 재판권'이란 개념이 결과적으로는 양국의 외교적 지위에 따라 약소국이 재판권을 포기한다는 의미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 SOFA 개정론자들의 주장이다. ... 한국전쟁이 종료된 1953년에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은, 한국 시민단체들의 끈질긴 개정요구에 직면해 있는 한미SOFA의 모법(母法)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주한미군이 대한민국의 영토, 영해, 영공을 무상으로 무기한 사용할 수 있도록 인정하고 있으면서도 그 목적은 명시하고 있지 않다.

027. 그들의 이야기 (롬, 사람 혹은 순례자)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는 집시들을 수용소에 가두고 생체실험을 한 후 가스실에서 죽였다. 나치는 이러한 과정을 체계적으로 처리하고 싶어했고, IBM의 유럽지소는 인명자료를 코드화하여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펀치카드 기술을 나치에게 판매했다. 이 기술로 나치는 사람들을 더욱 신속하게, 보다 많이 죽일 수 있었다." - <IBM과 홀로코스트>

028. 호치민
"민중이 이해할 수 없다면 그것은 더이상 혁명적인 이론이 될 수 없다. 혁명을 하고도 민중이 여전히 가난하고 불행하다면 그것은 혁명이 아니다."

031. 황우석과 저널리즘 (아직 끝나지 않은 거대한 사기극)
저널리즘(Journalism) : 진실을 본질로 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
경마 저널리즘(Horse Race Journalism) : 진실을 본질로 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에서 벗어난 흥미 위주의 경쟁적 보도
"애초 언론이 황우석 교수의 난자에 대한 의혹을 전혀 다루지 않고 찬양 일색으로 '황우석 신드롬'만 키운 것이 문제였다. 국민들이 <PD수첩>에 대해 보이는 맹목적이고 국수적인 반응의 책임은 일차적으로 언론에 있다. -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

035. 달팽이 집 (태어날 때부터 집을 가진 달팽이, 평생을 두고 집을 마련해야 하는 한국인)
부동산 부자 상위 1%가 전국 사유지 50% 이상 소유 
토지의 경우, 가용면적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데 반해 토지의 소유 및 사용 욕구는 갈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듯 공급이 항상 수요에 미달하므로 땅은 소수에 독점되기 쉽고 투기의 대상이 되기도 쉽다. 이에 공공재로서 토지의 특수한 성격을 인정하여 예외적으로 토지의 소유권에 정책적으로 제한을 두는 것이 이른바 '토지공개념'이다.

036. 태어나지 않은 아이 (희망 없는 저출산, 안정 없는 노령화)
한 사회구성체의 인구가 줄거나 늘지 않고 평행점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을 '대체출산율'이라고 하며, 일반적으로 2.1 정도의 수치가 적당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이탈리아, 스페인, 일본, 독일과 더불어 세계 최저 수준이다.

039. 시속 0km (시속 0km의 평화, 시속 8,000km의 파괴)
나무는, 태양, 물, 이산화탄소만 있으면 지구 어디에서나 자신의 자리에 서서 다른 생명체를 잡아먹지 않은 채 지구 생명체 중 가장 크게 지구 생명체 중 가장 오래 살 수 있다.
시속 0km, 다른 생물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영양분을 섭취하고 만들어내는 나무는 지구상에서 가장 독립적인 생명체.
시속 8,000km, 갈수록 속도를 높이며 자연을 착취하고 파괴해야 살 수 있는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종속적인 생명체.



회사 후배직원의 책상 책꽂이에 꽂혀있던 책.
그리고, 얼마전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방송중단 논란이 있었던 <17년후> 영상을 계기로 알게된
EBS 지식채널e와 그 제작자들.

'지식'이라고 하면 우리는 너무나 쉽게 경제적 가치로 환산되는 '정보'를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속좁은 이해관계를 넘어 정말로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앎'들이 있다. - 진중권 교수

책 표지에 있는 진중권 교수님의 말씀처럼...
인간답게 살기 위해 꼭 갖추어야 할 '앎'의 백과사전.
가슴을 뜨겁게 하는 지식들.

각 꼭지별로, 추천도서가 함께 소개되어 있어서,
파생해서 읽어봐야할 책들이 또 수두룩 나왔다.
일단, 위시리스트에 등록해놓고, 하나씩 하나씩 읽어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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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지식e 시즌 2 ... EBS 지식채널e

    Tracked from from 진아 2008/06/14 22:22 delete

    지식e 시즌 2 :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지식 / EBS 지식채널e / 북하우스 01. 단순하게 사는 법 "사람들이 성공적이라고 칭찬하고 그렇게 생각하는 삶은 단 한 종류뿐이다. 우리는 왜 다른 모든 것들을 희생하면서 고작 한 가지만을 과대평가하는가." - 헨리 데이빗 소로우 02. 이름값 '베블런 효과'란 ... 상품가격이 오르는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으로 수요가 줄지 않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04. 눈물의 선물 '카..

  1. BlogIcon YH 2008/06/11 05:03 address edit & del reply

    와... 얼마전에 지식 e 를 읽었던 터라 상당히 반가운 포스팅이네요! 이렇게 정리된 포스팅을 보니 읽었을 때의 감동이 다시 살아나는 듯 합니다.
    시즌 2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지식 e 시즌3는 안 나오려나요? ^^;

    • BlogIcon 물결's 2008/06/12 09:28 address edit & del

      시즌 3도 시간이 지나면 나오겠지요?
      영상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보고 읽고 하면 참 좋을거 같아요...

  2. BlogIcon devian 2008/07/03 17:19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이 책 읽고 내용을 블로깅하려고 했었는데....잘 정리되있는 곳을 만나니 반갑네요...^^
    퍼갑니다...^^

    • BlogIcon 물결's 2008/07/04 02:45 address edit & del

      숫자로 환산되는 지식이 아닌, 가슴을 울리는 지식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살아가야할텐데 말이죠...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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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 김춘미 역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인간은 먹지 않으면 죽는다. 그러니까 일해서 먹고살아야 한다, 라는 말만큼 저에게 난해하고 어렵고, 그리고 협박 비슷하게 울리는 말은 없었습니다. ...... 제가 가진 행복이라는 개념과 이 세상 사람들의 행복이라는 개념이 전혀 다를지도 모른다는 불안. ...... 저는 과연 행복한 걸까요? ...... 하지만 저 자신은 언제나 지옥 가운데서 사는 느낌이었고, 오히려 저더러 행복하다고 하는 사람들 쪽이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훨씬 더 안락해 보였습니다. ...... 이웃 사람들의 괴로움의 성질과 정도라는 것이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았던 것입니다. 실용적인 괴로움, 그저 밥만 먹을 수 있으면 그것으로 해결되는 괴로움.

겁쟁이는 행복마저도 두려워하는 법입니다. 솜방망이에도 상처를 입는 것입니다. 행복에 상처를 입는 일도 있는 겁니다. 저는 상처 입기 전에 얼른 이대로 헤어지고 싶어 안달하며 예의 익살로 연막을 쳤습니다.

아무하고도 교제가 없다. 아무 데도 찾아갈 곳이 없다.

'그건 세상이 용납하지 않아'
'세상이 아니야. 네가 용서하지 않는 거겠지'
'그런 짓을 하면 세상이 그냥 두지 않아'
'세상이 아니야. 자네겠지'
'이제 곧 세상에서 매장당할 거야'
'세상이 아니라 자네가 나를 매장하는 거겠지'
...... 세상이라는 것이 개인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저는 예전보다는 다소 제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술을 끊고 슬슬 제 고정직이 되기 시작한 만화 그리기에 정성을 쏟고, 저녁 식사 후에는 둘이서 영화도 보러 가고 돌아오는 길에는 다방 같은 데 들르기도 하고 또 화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아니, 그보다도 저를 마음속으로부터 믿어주는 이 어린 신부가 하는 말을 듣고 그 행동을 바라보는 것이 즐거워서, 나도 어쩌면 차차 인간다운 것이 되어서 비참하게 죽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달콤한 생각이 희미하게 가슴속을 훈훈하게 덥혀주기 시작하던 참에 호리키가 다시 제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때 저를 엄습한 감정은 노여움도 아니고 혐오도 아니고 슬픔도 아닌 엄청난 공포였습니다. ...... 저의 새치는 그날 밤부터 나기 시작하였으며 점점 더 모든 일에 자신감을 잃게 되었고, 점점 더 인간을 한없이 의심하게 되었고, 이 세상에서 삶에 대한 일체의 기대, 기쁨, 공명 등에서 영원히 멀어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실로 그것은 제 생애에 있어서 치명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저는 정면에서 정수리에 치명타를 입었고 그 뒤로 그 상처는 어떤 인간에게 접근하더라도 그때마다 쓰라린 것이었습니다. ...... 요시코가 더럽혀졌다는 사실보다도 요시코의 신뢰가 더렵혀졌다는 사실이 그 뒤에도 오래오래, 저한테는 살아갈 수 없을 만큼 큰 고뇌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저는 일어나서, 급한 대로 우선 적당한 약을, 하고 생각하며 가까운 약방으로 들어갔다가 그곳 부인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부인은 플래시 세례를 한꺼번에 받기라도 한 것처럼 얼굴을 쳐들고 눈을 크게 뜨더니 굳어버렸습니다. 그러나 그 크게 뜬 눈에는 경악의 빛도, 혐오의 빛도 없었고 거의 구원을 바라는 듯한, 그리운 듯한 빛이 나타나 있었습니다. 아아, 이 사람도 틀림없이 불행한 사람이다. 불행한 사람은 남의 불행에도 민감한 법이니까, 라고 생각했을 때 언뜻 그 부인이 목다리를 짚고 위태롭게 서 있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달려가서 부축해 주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여전히 그 부인하고 얼굴을 마주 보고 서있는 사이 눈물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부인의 큰 눈에서도 눈물이 뚝뚝 넘쳐흘렀습니다.

지금 저에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것.
......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갈 뿐입니다.



전에는 어떤 작가의 책이 마음에 들면 그 작가의 책을 주르르 사서 읽고 그랬는데,
이젠 어떤 내용의 책을 읽고 나면 비슷한 주제의 책들이 눈에 띄게 되는 것 같다.
전부터 다자이 오사무의 책을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인터파크에서 위시리스트로 등록해뒀었는데,
눈먼 자들의 도시, 눈뜬 자들의 도시를 읽고 나니,
미뤄둔 책을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바로 주문해버렸다.

나는 요즘의 우후죽순처럼 번역되어 나오는 일본 소설보다,
한 세기 전의 일본 작가들의 책이 더 재미있고, 더 흥미롭고, 더 감동적이다.
이미 고전이 되어버린 작품들이기 때문일까?

다자이 오사무가 다섯번째 자살 시도로 죽기 전 마지막 완간된, 자전적 소설.

주인공의 인간에 대한 두려움, 그런 그를 한없이 믿어준 한 여인과의 사랑, 그리고 그 여인의 배신.
인간답게 사는 것, 인간으로 태어나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

적당히 손해보지 않고, 적당히 욕얻어먹으면서, 소위 실속차리고 사는 것이 잘 사는 것 같다고
며칠전 누가 그랬다.
어떤 게 실속차리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 책을 다 읽고 난 지금도 잘 모르겠다.
다만, 살면서 더 생각해볼 수는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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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언니 2007/06/14 01:09 address edit & del reply

    진아야.. 다자이 오사무 진짜 좋지?
    나는 이십대에 다자이 오사무가 왜 좋은지 이해가 안됐는데.. 삼십대 초반을 넘기고 나서야 다자이 오사무가 좋아졌어..

    • BlogIcon 진아 2007/06/14 09:06 address edit & del

      다자이 오사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가와바타 야스나리다 좋아.... ^^

  2. 언니 2007/06/14 14:51 address edit & del reply

    그래. 나는 아쿠타가와 좋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와바타 야스나리도 최고지.. 요즘 일본소설보다는 훨씬.
    난 요즘 김동인 읽는데.. 김동인하고 김유정도 참 좋다..

눈먼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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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Blindness / 주제 사라마구 Jose Saramago / 정영목 역 / 해냄


누구나 약해질 때가 있죠, 우리가 울 수 있다는 건 좋은 거예요, 때로는 눈물이 우리를 구해주기도 하거든요, 울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때도 있는 거죠.

우리가 완전히 인간답게 살 수 없다면, 적어도 완전히 동물처럼 살지는 않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합시다. ...... 검은 안대를 한 노인은 문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며 사람들에게, 여기 혹시 침대 남는 것 있소, 하고 물었을 때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 이것 역시, 다른 사람들의 요구와 조건을 우호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그런 정신 상태가 없었다면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눈먼 사람들의 세상에서만 모든 것이 진실한 모습을 드러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의사가 말했다. 사람들도 그럴까요, 검은 색안경을 썼던 여자가 물었다. 사람들 역시 그럴 겁니다, 그들을 보는 사람이 없을 테니까.

두려움은 실명의 원인이 될 수 있어요, 검은 색안경을 썼던 여자가 말했다. 그거야말로 진리로군, 그것보다 더 참된 말은 있을 수 없어, 우리는 눈이 머는 순간 이미 눈이 멀어 있었소, 두려움 때문에 눈이 먼 거지, 그리고 두려움 때문에 우리는 계속 눈이 멀어 있을 것이고. 지금 말하는 사람은 누굽니까, 의사가 물었다. 눈먼 사람이오, 어떤 목소리가 대답하더니 덧붙였다. 그냥 눈먼 사람, 여기에는 그런 사람밖에 없으니까.

처음에 이 병실의 눈먼 사람들을 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었을 때는 두세 마디만 나누면 낯선 사람도 불행을 같이 겪는 동반자로 바뀔 수 있었다. 그리고 서너 마디만 더 하면 서로 모든 허물을, 그 허물들 가운데 일부는 정말 심각한 것이었음에도, 용서해 줄 수가 있었다. 당장 완전한 용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해도, 참을성 있게 이삼 일만 기다리면 되었다. 그러면 이 가엾은 사람들이 말도 안 되는 고통을 수도 없이 겪어야만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눈이 없어도 알 수 있는 것은 피붙이의 목소리만이 아니다. 사람들이 흔히 눈이 멀었다고 표현하는 사랑도 그 나름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그 외에도 세상에는 설명하지 않고 놔두는 것이 최선인 일들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사람의 내적인 생각과 감정은 파고들지 않고, 그냥 일어난 사건만 이야기하는 것이 최선이다. ...... 당신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편이 오히려 내가 이해하기가 더 쉬울 거예요. 검은 색안경을 썼던 여자는 울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우리가 얼마나 불행한 사람들인지 모르겠어요, 그녀는 중얼거리더니 덧붙였다, 나도 원했어요, 나도 원했어요, 선생님 탓이 아니에요. 조용히 해요, 의사의 아내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모두 조용히 있기로 해요, 말이 도움이 안 되는 때가 있는 거예요, 나도 울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눈물로 말할 수 있다면, 이해를 구하려고 말할 필요가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다른 사람들의 배를 불려주기 위해 내 목숨을 내놓을 생각은 없어요. 그럼 당신은 누군가 당신에게 먹을 걸 주기 위해 목숨을 잃었을 때, 그걸 먹지 않고 굶을 생각은 있소.

당신이 어디를 가든, 나도 가겠어요. 그것이 그녀가 한 말이었다. 검은 안대를 한 노인이 웃음지었다. 행복한 웃음 같았다. 실제로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그에게 물어볼 때가 아니다. 다른 눈먼 남자들의 얼굴에 나타난 놀란 표정들을 관찰하는 것이 더 재미있다. 마치 그들의 머리 위로 뭐가 지나간 것 같았다. 새 한 마리가, 구름 한 점이, 머뭇거리며 나온 아침의 첫 희미한 빛이.

그녀는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눈이 멀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무엇에든 익숙해진다는 것, 특히 사람이기를 포기했을 경우에는 그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하려면, 그녀 역시 눈이 멀어야 했다.

이 소규모 일행은 가진 것이 별로 없었는데도 가족 잔치를 벌일 수 있었다. 한 사람에게 속한 것이 곧 모두에게 속한 것이 되는 드문 잔치였다.

여기서 부모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기다릴 거예요. 눈도 멀었는데 혼자서. 눈먼 데는 익숙해졌어요. 외로움은 어쩌고. 받아들여야겠죠. ...... 아가씨의 부모님도 가엾게 되고, 아가씨도 가엾게 될 거야, 아가씨가 부모님을 만났을 때는 둘 다 눈도 멀고 감정도 멀었을 거야, 우리가 전에 지니고 살았던 감정, 과거에 우리가 사는 모습을 규정하던 감정은 우리가 눈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야, 눈이 없으면 감정도 다른 것이 되어버려. ...... 일반적인 감정은 볼 수 있는 사람의 감정이었고, 따라서 눈먼 사람들도 눈먼 사람들의 감정이 아니라 성한 사람들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어, 그런데 이제 눈먼 사람들의 진짜 감정들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어.

우리 가운데 누가 우리 자신을 전과 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어요.

아무리 단단한 마음에도 그 나름의 슬픔이 깃들이는 법이다.

그녀는 기뻐해야 마땅한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그녀의 멀어버린 두 눈에 눈물이 고인다. 처음으로 그녀는 자신이 계속 살고 싶은 이유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러나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답이란 필요하다고 해서 꼭 나타나는 것은 아니니까. 유일한 답은 답을 기다려보는 것일 경우가 많다.

눈먼 것이 드문 일이었을 때 우리는 늘 선과 악을 알고 행동했어요, 무엇이 옳으냐 무엇이 그르냐 하는 것은 그저 우리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서로 다른 방식일 뿐이에요, 우리가 우리 자신과 맺는 관계가 아니고요, 우리는 우리 자신을 믿지 말아야 해요, ...... 의사만 한마디했다, 내가 다시 시력을 회복한다면, 나는 다른 사람들의 눈을 주의깊게 볼 거야, 마치 그들의 영혼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방금 그들의 영혼이라고 했소, 검은 안대를 한 노인이 물었다. 아니면 그들의 마음일 수도 있고요, 이름은 상관없습니다. ...... 검은 색안경을 썼던 여자가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우리 내부에는 이름이 없는 뭔가가 있어요, 그 뭔가가 바로 우리에요.

우리는 어떤 것들은 잊는다. 그것이 인행이다. 그리고 어떤 것들은 기억한다.

눈먼  사람들에게는 이름이 필요 없소, 내 목소리가 나요, 다른 건 중요하지 않소.

나는 거져 지나가는 사람일 뿐이오, 작가는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이것들은 그가 지나가면서 남긴 흔적들이었다. 의사의 아내는 작가의 어깨에 팔을 얹었다. 작가는 두 손으로 그 손을 잡더니 천천히 자기 입술 위로 들어올렸다. 이윽고 작가가 말했다, 자기 자신을 잃지 마시오, 자기 자신이 사라지도록 내버려두지 마시오.

우리가 이루어낼 수 있는 유일한 기적은 계속 살아가는 거예요, 여자가 말을 이었다, 매일매일 연약한 삶을 보존해 가는 거예요, 삶은 눈이 멀어 어디로 갈지 모르는 존재처럼 연약하니까, 어쩌면 진짜 그런 건지도 몰라요, 어쩌면 삶은 진짜 어디로 갈지 모르는 건지도 몰라요, 삶은 우리에게 지능을 준 뒤에 자신을 우리 손에 맡겨버렸어요. 그런데 지금 이것이 우리가 그 삶으로 이루어놓은 것이에요.

우리에게 그럴 힘이 있느냐 없느냐는 중요하지 않아, 문제는 이 여자를 여기에 내버려둘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거야.

다른 사람들과 사는 것이 어려운 게 아니야,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거지.

내가 오늘 진지하다면, 내일 후회한다 해도 그게 뭐가 문제예요. 제발 그만 하시오. 아저씨는 나와 함께 살고 싶어하고, 나도 아저씨와 함께 살고 싶어요. 미쳤군. 지금부터 함께 살아요, 부부처럼. 그리고 우리 친구들과 헤어지는 날이 와도 계속 함께 살아요, ...... 내가 과거의 그 여자라면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건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하지만 조금 전의 그 말을 한 사람은 오늘의 이 여자예요. 그럼 내일의 여자는 또 어떤 말을 할까. 나를 시험하는 건가요. 무슨 터무니없는 소리, 내가 뭔데 아가씨를 시험하겠소, 그런 일들을 결정하는 것은 삶이오. 그럼 삶은 이미 한 가지 결정을 했어요. 그들은 서로 마주보고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 멀어버린 눈이 멀어버린 눈을 응시했다.

언젠가, 우리가 더 이상 도움이 안 되고 쓸모도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 그 사람 말대로, 그냥 이 세상을 떠나버릴 용기를 가져야 할 거야. ...... 생각을 바꾸는 데는 진짜 희망만큼 도움이 되는 게 없죠. 그는 이제 그런 희망을 가지고 있어, 그 희망이 오래 지속되기를 바래야지.

그러나 눈물을 흘렸던 여자는 이미 걸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를 따르는 것이 그의 의무였다. 언제 다시 눈물을 핥아줄 일이 생길지 모르는 것 아닌가. ...... 갑자기 개는 털을 쭈뼛 세운다. 목에서 늑대의 울음 소리를 닮은 긴 울부짖음이 터져나온다. 이 개의 문제는 인간에게 너무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이러다가는 꼭 인간처럼 괴로움을 겪을 것이다.

사람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미리 알 수 없는 거예요, 기다려봐야 해요, 시간을 줘봐야 해요, 세상을 다스리는 것은 시간이에요. 시간은 도박판에서 우리 맞은편에 앉아 있는 상대예요, 그런데 혼자 손에 모든 카드를 쥐고 있어요, 우리는 삶에서 이길 수 있는 카드들이 어떤 것인지 추측할 수 밖에 없죠, 그게 우리 인생이에요.

왜 우리가 눈이 멀게 된 거죠. 모르겠어.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어요. 응, 알고 싶어. 나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눈은 멀었지만 본다는 건가.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라는 거죠.



몇년전부터 제목이 눈에 띄었던 책인데, 400페이지가 넘는 두께때문이었는지 매번 미뤄두곤 했었다.
얼마전 눈뜬 자들의 도시가 출간되었고,
그 기념으로 눈뜬 자들의 도시를 사면 눈먼 자들의 도시 도서판을 증정하는 이벤트가 진행되어서
눈뜬 자들의 도시와 눈먼 자들의 도시를 함께 읽게 되었다.

눈을 떠 본다는 것과 눈이 멀어 보지 못한다는 것 사이의
인간이 인간으로서 가지고 있던 존엄성, 자존감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진실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옳은 것인지,
지금 내가 눈을 떠서 보고 있는 것들이 다 진실인지,
과연 나는 누군가에게 진실이었는지, 그동안 나는 눈을 뜨고 살아온건지
뒤돌아보게 하는 책.

그리고 그의 문체...
'의사의 아내' '검은 색안경을 쓴 여자' '사팔뜨기 소년' '검은 안대를 한 노인' '첫번째로 눈이 먼 남자' 들처럼
'류진아' 등의 이름으로 표현되지 않는 사람들
대화에서도 따옴표나 줄바꿈이 없이 쉼표와 마침표만으로 구분되는 문장.
그리고 그의 문체를 잘 번역하는 번역가 정영목.
(알랭 드 보통의 책 대부분을 번역했던 사람이라 이름이 익었는데, 이책도 마찬가지...)

좀 더 일찍 읽어보았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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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눈먼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Tracked from :: CodingStar★☆ / 코딩스타★☆ :: 2007/07/17 02:59 delete

    BLINDNESS - JOSE SARAMAGO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자동차 운전석에 앉아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던 사내가 갑자기 눈이 먼다. 이것은 시작일 뿐. 원인불명의 실명은 마치 전염병처럼 익명의 도시, 익명의 등장인물들에게 삽시간에 퍼져버린다. 까뮈의 에서처럼, 불가항력의 재난은 인간성의 다양한 국면을 드러내는 우화적 장치로 십분 활용된다. 온 세상은 눈이 멀었으되 당신만은 눈을 뜨고 싶을 때 - 아름다운 서재 이..

  1. 언니 2007/06/11 00:56 address edit & del reply

    내가 그렇게나 추천했을 때는 꿈쩍도 않더니.

    • BlogIcon 진아 2007/06/11 08:25 address edit & del

      언니가 추천을 했었다고??
      난 왜 기억이 안나지???

처절한 정원 ... 미셸 깽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처절한 정원 Effroyables Jardins / 미셸 깽 Michel Quint / 이인숙 역 / 문학세계사


실제로 사태가 벌어지자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마지막으로 이 세상에 있는 것 중 무엇을 마음에 담고 저 세상으로 가야 할지를 모르겠더구나. 마지막까지 가슴에 남는 누군가의 손과 눈, 입술 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는데...... 사랑하는 여자의 얼굴이라면 더욱 좋겠지. 그런데 피클 병만 보일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 뭐냐.

1941년 8월 14일 법령! 바르베스 지하철 역에서 파비엥이 폭탄 테러를 하자 페탱이 독일놈들의 비위를 맞추려고 파비엥 대신에 인질들을 잡아 사형시키기 위해, 8월 22일에 통과시킨 후 날짜를 소급해서 시행한 법령 말이야!

우린 똥덩어리 같았어. 정말 꼴이 말이 아니었지.

침묵이 흘렀지. 침묵이 새소리, 바람소리, 벌레소리 마저 몰아내고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다.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았어.

죽고 사는 일을 타인의 손에 맡기거나,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대가로 자신이 살아난다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포기하는 것이고, 악이 선을 이기는 것에 동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네. 악의 편에 있는 독일 군복을 입고 있는 나 자신이 부끄러울 따름이야.


이사하면서 읽은 책들은 박스에 담아놓고
사놓고 읽지 않은 책과 읽었지만 종종 들춰보고 싶은 책만 책장에 남겨놓았는데.
이 책이 3년전에 사서 읽고 지금도 책장에
꽂혀있는 책이다.

영화 '타인의 삶'을 봤을 때 받은 감동과 비슷한 느낌.
레지스탕스의 첫번째 임무로 지하철역을 폭발하고, 인질로 잡힌 형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들을 위로했던 어릿광대 출신의 군인
폭발 사고로 화상을 입고 죽어가는 남편을 범인으로 신고한 여성
살아남아 그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져 결혼한 동생
함께 살아남아 평생을 어릿광대로 봉사하며 살아간 형

인간의 존엄성은 다른 사람에 의해, 권력에 의해, 정치에 의해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각 개인 스스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달려있다.

아름다운 사람들 때문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
영화화된다던데 이미 된건지, 아닌건지, 하고 있는건지... 몹시 궁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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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언니 2007/06/04 01:55 address edit & del reply

    나도 오래전에 읽었는데.. 참 좋았어..

    • BlogIcon 진아 2007/06/04 12:30 address edit & del

      언니... 오랜만이야 ^^
      이거 영화화됐을까? 너무너무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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