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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시나리오집 ... 장진
장진 시나리오집 / 장진 / 열음사
<킬러들의 수다>
사람에겐 자기가 놓칠 수 없이 좋아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정우 형은 무스를 좋아했고 달리기를 좋아했다. 그리고 오늘 어떤 여자를 좋아하게 된 것 같다.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게 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킬러가 사람을 죽여야 되는 것도 참 당연한 일이다. 정우 형은 당연한 일들에 관해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이를 미워하는 만큼 누군가를 좋아한다. 그건 우리들도 마찬가지다.
이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다. 도망가는 상연의 눈에 어느 새인가 알 수 없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한다.
자신의 눈에 눈물샘이란 샘물이 있다는 걸 안 지 며칠 안 되어 형은 처음으로 눈물이란 걸 흘렸다. 눈물을 흘린 이유가 무섭거나 슬퍼서는 아니었던 거 같다. 형은 자기가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직업이 이렇게 누추할 수 있다는 걸 처음 느꼈고, 자신에게 소원을 말하던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건 사람이 세상을 사는 가장 큰 이유를 잃어버린 순간에 나는 눈물과 조금은 비슷하다.
사람들은 우릴 필요로 한다는 거... 그리고 우리 역시 그 이유로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거... 사람들이 왜 그렇게 누군가를 죽이고 싶어 하는지는 아직도 난 잘 모른다. 어쩌면 영원히 알 수 없을지 모르겠지. 하지만 세상에서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간절히 원하며 산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아는 여자>
후... 이 지긋지긋한 놈의 코피... 만날 혼자 있을 때만 터진다.
눈 앞에 보이는 이연... 이는 동물원에서 사자우리에 이유 없이 들어가서 놀고 있는 토끼를 보듯... 마지막 재산을 털어 로또를 5만원어치 산 뒤 숫자를 맞춰보는 듯한 깊은 관심의 시선으로... 치성을 바라본다...
생긴 걸로 어떻게 그걸 아느냐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원래가 그렇다. 한 동네에서 오래 산 친구는 생긴 거나 스타일이나 말투나 상상력이나 모두가 닮아간다.
멋지잖아 임마... 우린 아웃카운트 잡으려고 던지는데... 동치성은 사랑 때문에 볼을 던졌잖아...
그녀는 그를 뚫어지게 쳐다봤고 그래서 둘은 사랑하기 시작했다. 뚫어지게 쳐다보기에... 사랑이라 믿었다.
그는 차가 생겼고 새로운 여자가 생겼고... 새로운 인생이 생겼다. 하늘이 두 쪽 나지 않는 이상... 해가 서쪽에서 뜨지 않는 이상... 그의 삶은 그렇게 원하는 대로 행복하게만 펼쳐질 것 같았다... 그런데, 그러던 어느날. 하늘이 두 쪽으로 갈라지고... 갈라진 하늘의 서쪽에서 해가 뜨기 시작했다... 그리고 당연히 그의 삶이 망가지기 시작했다... 벌어놓은 돈들이 없어져 가기 시작했고... 사랑하는 여자가 그를 떠나갔다. 그는 분노했고... 상처 받고 아프기 시작했다.
노래한다. 이연의 귀에다가 대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울음을 멈추게 하려는 의도인지 노래 잘한다 뽐내려는 의도인지 알 수는 없지만... 치성의 노래가... 이연이 귓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눈물이 멈추고... 이연, 커진 눈 고스란히... 치성의 노래를 듣는다.
석 달밖에 살지 못하는 사람에게 가장 큰 고통은 그 석 달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고통을 줄이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다.
<거룩한 계보>
화장혀서 여수 뻘에 뿌렸어... 시간 잘못 맞춰가꼬 썰물에 가가지고... 밀물 될 때까장 대여섯 시간을 내가 모시고 지다렸다... 후후...
나도 울 아부지랑 고라고 오래 있어본 적 없는디... 고맙다야.
얼굴 상한 게 빠지라고 이 씨벌놈아...
<아들>
눈이 맑습니다. 눈곱이 안 낀 것을 보면 오늘도 울지 않은 모양입니다. 다행입니다. 한동안은 자면서 너무나 울어 그 눈물이 말라붙어 잠에서 깨어도 눈꺼풀이 안 떨어지곤 했습니다. 그럼 참 많이 속상합니다. 뭐 그리 후회되고 아플 것이 더 있어... 나조차도 모르는 시간에 통곡하고 울어대는 걸까...
무기수에게 가장 큰 고통은 기다릴 것이 없다는 겁니다.
달, '내가 바로 달이다'라고 외치듯 동그랗게...
<공공의 적 1-1 강철중>
아버지가 걱정하는 건 니가 말 안 통하는 놈들한테 얘기하는 법을 배우라고 학교에 보냈는데... 말 대신 손에 든 걸 휘두르면 뭐든지 쉬워진다는 걸 배울까봐... 그게 걱정이다.
장진 희곡집이 나왔을 때처럼...
이번 시나리오집도... 나오자 마자 바로 구입...
내가 좋아하는 그의 영화 <킬러들의 수다>와 <아는 여자>의 시나리오가 들어 있는...
<아는 여자>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기억나지 않는 장면이 있어서 다시 봐야겠고,
<킬러들의 수다>는 언제 다시봐도 늘 재미있으니... 전에 사둔 DVD로 다시 봐야지...
그의 다음 이야기가 또 기다려진다.
본인이 감독을 하면 흥행이 안되서 걱정이라던 장진이지만,,,
그래도 난 그가 계속 감독을 했으면 좋겠다.
그의 영화 속 인물들의 맛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사람은 그 밖에 없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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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장진 희곡집 ... 장진
2008/07/16 16:09
장진 희곡집 / 장진 / 열음사 <아름다운 사인> 하긴 아무리 하고 싶은 말을 다 써 놓았다 하더라도 나중에 읽어 보면... 이게 내가 살아생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구나... 이게 내가 죽는 이유구나라고 생각을 해 보면... 아니더라구... 그걸 어떻게 글로 쓸 수 있겠어. 그런데 이상하게 이들의 마지막 글엔 누군가에 대한 불만과 억울함보단 자신의 자책이 더 많았습니다. 세상 최고의 반성문인 거죠. 그게 참 재미있었습니다. ... 그라고 참말..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 김연수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김연수 소설집) / 김연수 / 문학동네
태식의 머릿속으로는 무덤 속인 양 불도 켜지 않은 채 사택촌 세 평짜리 방에 앉아 문짝이 떨어져나간 자개농을 바라보고 있을 그 노인이 자꾸만 떠올랐다.
--- <하늘의 끝, 땅의 귀퉁이>
이사한 뒤로 우리는 어느 때든 표준어로 얘기했다. 아버지의 명령이었다. 허벌나게 먹어쌓네, 라고도 그케 마이 묵나, 라고도 말하지 않았다. 그저, 많이도 먹네, 라고 또박또박 끊어서 말했다. 가끔 저도 모르게 아까맨치로, 라든가 긍가 안 긍가, 따위의 말을 내뱉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우리 자매는 저희끼리 입을 툭 쳤다. 손바닥으로 언니 입을 치거나 언니가 내 입을 치고 나면 배시시 웃음이 나오고 그 끝에 아련한 슬픔이 맴돌았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꼭 뿌리 뽑힌 강아지풀 같았다. ... 아무리 또박또박 표준어를 사용해도 동네 사람들은 우리가 뭐라고 얘기만 꺼내면 단번에 우리가 온 곳을 알아맞혔다. ... 그리고 상처가 아물어 더이상 아프지 않은 것처럼 언제부터인가 경상도 사투리가 살갑게 들리기 시작했다. ... 살아보니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말도 거짓말인 것 같다.
--- <그 상처가 칼날의 생김새를 닮듯>
내가 자라는 만큼 이 세상 어딘가에는 허물어지는 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게 바로 인생의 본뜻이었다.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는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했다. 그사이에 아무리 단단한 것이라도, 제 아무리 견고한 것이거나 무거운 것이라도 모두 부서지거나 녹아내리거나 혹은 산산이 흩어진다. 그럴 때마다 내 안에서는 부식된 철판에서 녹이 떨어져나가듯이 검고 붉은 부스러기 같은 것들이 죽어서 떨어져나갔다. 밀려드는 파도에 모래톱이 쓸려나가듯이 자잘한 빛들이 마지막으로 반짝이면서 어둠 속으로 영영 사라졌다. ... 내 마음을 풍요롭게 만든 것은 어디까지나 불빛들이었다. 추석 즈음 역전 근처 평화시장에 붐비던 노점상 카바이드 등빛과 상점마다 물건을 쌓아놓은 거리에 내걸었던 60촉 백열등의 그 오렌지 불빛들, 혹은 크리스마스 가까울 무렵이면 상점 진열창마다 서로의 빛 속으로 스며들이 반짝이던 울긋불긋한 불빛들이나 역전에 모여든 빈 택시들의 차폭등과 브레이크등이 내뿜던 붉은 불빛, 또 귀성열차가 도착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운전사들이 피우던, 그만큼이나 붉었던 담배 불빛들. 그 가물거리는 것들. ... 공정하게 한가운데를 달린다고 했을 때, 예감은 좋은 일과 나쁜 일 중 나쁜 일 쪽으로 곧잘 쓰러지곤 했다. 추억이 곧잘 좋은 일 쪽으로만 내달리는 것과는 참 다르다. 많이 다르다. ... 어느 날인가 나는 문득 이제 내가 살아갈 세상에는 괴로운 일만 남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는 늘 누군가 내가 알던 사람이 죽을 것이고 내가 알던 거리가 바뀔 것이고 내가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이 떠나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 이제 내가 살아갈 세상에 괴로운 일만 남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나도 누군가에게 내가 없어진 뒤에도 오랫동안 위안이 되는 사람으로 남을 수 있게 되리라는 것을 알게 됐다. 삶에서 시간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그저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고 믿었던 것들이 실은 내 안에 고스란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나는 깨닫게 됐다. ... 세상을 살아가는 데 그렇게 많은 불빛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저 조금만 있으면 된다. 어차피 인생이란 그런 게 아니겠는가.
--- <뉴욕제과점>
바로 그 순간부터 나는 너를 사랑하기로 결심했어. 네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그 도시락 소리가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라도 되는 양. 가슴 뛰는 그 느낌 사이로 내가 첫사랑이라고 믿었던 뭔가가 찾아왔지. 모두 깊이 잠든 밤에 몰래 들어온 도둑처럼 눈치채지도 못할 만큼 빠르게 그 사랑이 내 마음 가장 깊은 곳 빈터에 자리잡았지. 레몬즙으로 쓴 글자처럼 뜨거움에 노출되기 전까지는 어떤 글씨가 씌어져 있는지 알 수 없는 그런 사랑이 내게 찾아온 거지. ...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나는 시간은 아무리 빨리 돌아와도 늦은거야. ... 아버지의 행복이란 하룻밤 짝을 찾는 반딧불이의 화려한 빛과 같은 것이었지. 다음날 날이 밝으면 그게 얼마나 끔찍한 것이었는지 비로소 알게 되는, 이제 내가 왜 그렇게 사랑에 다가서기를 두려워했는지 알 수 있을 거야. 나는 어려서부터 그 일을 모두 지켜봤거든. 혹시 사랑이 다음날이면 끔찍한 모양으로 죽어 있는 곤충 같은 것이 아닐까 걱정했거든. 그래서 나는 네게 너무나 조심스럽게 다가간 거야. 너를 사랑한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 때까지 기다렸던 거야.
--- <첫사랑>
왜 어떤 인간은 그게 죽는 길인 줄 알면서도 철부지처럼 터무니없는 오기를 부려야만 하는가? ... 썩어서 새카매진 이빨하고 시퍼런 청춘의 혼삿길은 일찌감치 틀어막을수록 좋은 기다. ... 저 봐라. 리기다소나무도 있고 직박구리도 있다. 저래 더 살아가고 있는 거라. 산 것들 저래 살아가게 하는 일이 을매나 용기 있는 일인가 나는 그때 다 깨달았던 기라.
--- <리기다소나무 숲에 갔다가>
그저 어서 나이가 들었으면 좋으련만, 어서어서 머리가 새하얗게 세어버리고 살갗도 물기가 말라버려서 누구나 자신을 늙은이로만 봐줬으면 좋으련만, 그런 바람뿐이었다. ... 눈물은 마음에서 솟구쳐 눈에서 나와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흘러내리는 동안 눈물은 상처를 달랜다. 그래서 눈물은 그렇게 쉽게 마르는 법이다.
--- <노란 연등 드높이 내걸고>
한동안 복잡한 세상사와
정신없는 일상사로
마침... 한무더기 사 둔 무거운 책들이
이리저리 생각할 것들은 많이 던져주는며 또 같이 머리가 너무 복잡해져서...
잠깐... 바람쐬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김연수의 소설집.
이 책을 살때만해도,
이 책을 사서 책꽂이에 꽂아두었다가 읽어야겠다고 꺼내들었을때만해도
표지에 '소설집'이라고 똑똑히 써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난 한 챕터를 읽고 나서야... 장편소설이 아니구나 했다.
한참을 장편소설만 읽어서 그런가 살짝 낯설었는데...
작가의 어린시절의 기억과 추억이 숨어있는 몇 개의 습작 같은 소설을 읽고 나니...
그냥... 잠깐 머리가 바람쐰 듯... 가벼워졌다.
누군가에게 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봉사생활이 휴식이듯.
나에게는 이제 몇 권의 책들이... 휴식이 된 듯.
근데, 이 책... 2003년 동인문학상 수상작이네...
동인문학상... 조선일보사 주최더만...
작가 김동인과는 별개로... 괜히 마음에 안들어지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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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s 2008/07/15 00:09
편한 의자가 있는 카페... 좋죠...
편한 의자와 조용한 음악과 따뜻한 커피가 있는...^^
요즘은 사진도 안찍고, 카페도 안가고, 책만 그냥 왔다갔다하면서 읽고...
도망간 저의 일상이 어땠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서... 찾기가 힘드네요...
뉴욕도 많이 더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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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불편 : 소비사회를 넘어서기 위한 한 인간의 자발적 실천기록 ... 후쿠오카 켄세이
즐거운 불편 : 소비사회를 넘어서기 위한 한 인간의 자발적 실천기록
후쿠오카 켄세이 작 / 김경인 옮김 / 달팽이
다수의 편리함에 둘러싸인 현대인들의 일상생활은, 이미 안락의 측면에서는 거의 완전에 가까운 경지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안락의 추구로는 더이상의 만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인간은 더욱 강한 자극, 즉 쾌락을 요구하게 된다.
한 사람만이라도 다른 사람들과 다른 행동을 취해 보면, 그때까지 사람들이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상대화되고 객관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불편을 실천한다는 것은 선인의 지혜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기도 하다.
사회가 소비화 된다는 것은, 이처럼 즐겁기 때문에 일한다는 사람은 줄고, 돈을 벌기 위해 일하고 그 돈으로 안락과 쾌락을 쫓는 사람들이 증가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인습이나 관습에 의한 강요가 아니라, 개인의 자유의사로 폭넓은 인연을 만들어간다.
인간은 없을 때는 남들 만큼만이라도 갖기를 원하지만, 일단 남들과 같은 것을 갖게 되면 이번에는 그들과는 다른 뭔가를 원하게 된다. 그것은 남들과 같은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소비자의 무한한 욕구에 대한 해결책을 현대의 자본주의는 디자인의 변화로 유행을 만들기도 하고, 특정상품을 소유하는 것이 사회적 지위의 상징인듯 착각하게 하는 것으로 대체해왔다.
돌이켜보면, 일년에 걸친 이 르포를 통해 내가 해왔던 일은, '산다는 것'의 실감을 되살리기 위한 작업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 여름은 무덥고, 겨울은 춥다. 산다는 것은, 이 정도로 시간과 수고를 필요로 한다. 현대인이 지금처럼 불손해진 것은, 아마 그것을 실감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즐긴다. 그것이 불편을 쾌락으로 연결시켜주는 비결이었다.
물질이나 돈에 의지하지 않는다면 인간끼리의 연대감이 강해진다는 거! ... 지금은 교육비가 많이 들어간다며, 부모는 돈을 벌기 위해 정신없이 바쁘게 살지만, 우리 아이들은 실제 돈보다는 부모님의 시간과 정성을 더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도 부모들은 어긋난 간섭만 하려고 하죠. ...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것을 '즐기는 정신'이라고 할까, '과정을 즐기는 여유'라고 할까, 그런 것이 지금은 가장 결여되어 있고, 또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어깨 힘을 빼고,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기. 그러면서 고난과 역경이 '즐거움'으로 바뀌는 것이다.
현대문명이라고 하는 것은 좋은 것만 좋아하고, 더러운 것 싫은 것은 전부 외면해버리고 있잖아요? 하지만, 그건 더럽고 싫은 것 안에도 뭔가 구원이, 인간을 안심시켜주는 뭔가가 반드시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 나는 이대로 좋다. 더러움이나 흠집까지 포함한 이대로의 나라도 좋다고 생각할 수 있어야지요. ... 중요한 것은 화폐나 소비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도 인정하면서 화폐로는 환산할 수 없는 가치도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느냐 없느냐일 것이다.
민주주의나 인권 위에 군림해서, 개인이 무슨 짓을 해도 좋다고 하는 그릇된 발상이 시장원리, 경쟁원리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어요. 그리고 그 발상의 결과가, 아무리 산을 무너뜨리고 강을 파괴하더라도 자신에게 이익만 되면 된다는 식으로, 자연과의 관계에서 가장 단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힘으로 억압하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원해서 방향을 바꾸는 것. 자신의 욕망을 긍정하면서, 욕망의 질을 향상시킨다고 할까 ... 우리는 어느 순간부턴가, 인간이 만들어낸 진보하는 시간만이 시간이라는 착각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개인의 삶에서 보자면, 가족이라는 시간은 순환하는 시간입니다. 근무시간은 진보하는 시간, 산업에서는 진보라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니까요. 진보하는 근무공간에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럼 집에는 순환하는 시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안도할 수 있는 거죠. 지금은 텔레비전과 컴퓨터라는 산업의 시간을 대표하는 물질이 있어서, 가족의 순환하는 시간을 진보하는 시간으로 끌어내리려고 하고 있지만 말에요.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진보하는 시간에 마음을 빼앗겨 버리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와는 다른 또 하나의 시간이 있다는 것을 먼저 인식하고,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순환하는 시간을 자기에게 되돌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표현하는 기쁨이란 서로 나누어 가지는 기쁨이 아닐까 싶습니다. 공명함으로써 기쁨이 넘쳐나는 기쁨의 질 자체가 다르죠.
나는 사치에는 두 종류가 있다고 봐요. 문명적인 사치와 문화적인 사치. 문명적 사치란 비행기로 빨리 갈 수 있다거나, 한 겨울에 여름음식을 먹는다거나 하는 것이고, 문화적 사치란 이것과는 좀 다른 거죠. 거리를 감상하면서 걷는다거나, 이왕 먹는 거라면 제철의 최고의 맛을 즐긴다거나 하는 거죠. ... 일을 나누어서 보다 많은 사람이 보다 적게 일하는 워크 셰어링(Work-Sharing)의 사고방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인간은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추구하죠. 물질적인 것은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물질적으로 풍요롭다고해서, 반드시 정신적으로도 풍요롭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정말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있으면, 아이들은 뭔가를 하게 되거든요. 그런 에너지나 힘을 가지고 있는 게 아이들이죠. 시간에 내몰리니까 에너지를 발산할 장소를 잃고, 항상 통제 받으니까 숨막혀 하는 거죠. 그러니까 진짜 여유롭게, 안심하고 무엇을 해도 좋다고 하는 상황이 주어지면, 아이들은 반드시 뭔가를 시작하게 될 겁니다. ... 주체적인 인간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건 그 아이의 능력이 아니라 존재 자체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어른은 기다려주고, 아이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모든 어른들이 사회에 나갈 때 사회적 부성, 사회적 모성이라는 의식을 자신의 일 속으로도 끌고 가야 한다는 겁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독이 되지 않을 것을 만들려는 의지.
배경에는 편리함을 무조건 인정하고, 그것을 진보라고 보는 발상이 있죠. 그 결과, 버튼 하나로 무엇이든 다 해주는 기계에 의존하다 못해 노예가 되고, 자신의 적성도 컴퓨터에 맡겨버리고, 사고한다는 인간이, 인간이기 위한 기본적인 능력까지도 점차 잃어가고 있으니. ... 인간은 노동을 통해 사회참여를 하고, 노동을 통해 자기표현을 하죠.
생산조건이 좋아지면, 환경이나 자원 등 생존조건이 나빠지는, 그런 모순의 시대가 돼버린 거죠. 프레온을 예로 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죠. 프레온은 생산조건에서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화학물질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오존층 파괴의 원인이 되어, 유해 자외선이 지구상으로 그대로 쏟아짐으로써 생존조건은 나빠지고 있는 거 아닙니까? ... 사람들의 참여를 원리로 하는 공생섹터는, '인간을 살고, 일하고, 생활하는 것의 통합체'로 인식하기 때문에, 자각적 소비자의 탄생이 가능한 겁니다. 왜 싼지, 왜 편리한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소비자를 키운다는 것, 소비자의 의식을 바꾸게 하는 것, 이것은 또한 저널리즘의 중대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 사회의 구조를 바꾸면 사람들은 낭비를 추구하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사회의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 성장의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그런 순환을 만들어가는 것이 '대응'인 거죠.
원래 현대의 과학기술은 그냥 무작정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어떤 목적을 가지고 개발됩니다. 주된 목적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군사적 면에서의 국가안전보장이고 또 하나는 경제적 이익의 추구죠. ... 오히려 자원을 더 사용하게 하는 방향으로 사회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편리해진 그 기술을 이용해서, 인간은 새로운 돈벌이를 마련하고 싶어하니까요.
욕망을 전환시키는 하나의 방법은, 자신이 이것만 할 수 있게 된다면 다른 것은 어떻게 되도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 뭔가를 찾았을 때, 그 욕망을 철저하게 추구하겠다는 형태로 욕망이 흐르는 것이고, 또 하나는 타인과 교류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입니다. 타인과의 거래는 자신을 방어하고 있어도 가능하지만, 자신의 방어벽을 열지 않는 한, 교류는 불가능하죠. 에로스가 바로 그것입니다. 방어를 풀고, 있는 그대로의 맨몸으로 교류하는 것이죠.
... 다만 누구를 위해 변할 것이냐 하면, 자기 자신을 위한 변화여야 한다는 겁니다.
합리성에는 분석적 합리성과 종합적 합리성이 있는데, 합리성이라는 이름 아래 근대과학이 생각해왔던 것은, 그 중에서 분석적인 합리성에만 국한되었던 거죠. 그러니 어느 국면에서는 합리적일지라도, 전체로 보면 오히려 비합리적일 수도 있죠. 그러므로 합리성에 비합리를 대치시킬 것이 아니라, 분석적 합리성에 대해 종합적 합리성을 대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그때 보이지 않는 것, 수량화가 불가능한 것까지 포함하는 합리성이 아니면 종합적이라고 말할 수 없죠. ... 일하는 보람이 없으면, 인간은 돈에 집착하게 되죠. 현재가 충실하지 않으면, 인간은 미래의 결과에 집착하게 되고요. ... 인간은 뭔가를 타인에게 줄 수 있다고 생각한 순간, 생명의 기쁨을 느끼게 되죠. 그에 비해 인정받는 기쁨, 평가 받는 기쁨은 타인과의 비교로 얻어지는 상대적인 것으로, 정말이지 가짜 소비사회를 유지하도록 하는 경쟁의 논리와 직결되는 가치관인 거죠.
지식e 시리즈를 읽으면서 체크해 둔 책인데,
친환경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면서 먼저 사보게 되었다.
환경문제 뿐 아니라,
사회에 속한 개인으로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삶을 대하는 태도,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
아이를 키우는 방법 ... 등등
내 몸 이외에 우리가 마치 내껏인양 써버리고 있는 환경, 자연에 대해서
나만 살고 말 것이 아닌, 우리 다음 세대, 그 후대에까지 이어질... '지속 가능한' 삶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한 책...
1부는... 저자가 직접 불편(?)한 삶을 살아보며 1년간 르포 형식으로 쓴 글...
2부는... 환경, 생명과 관련되어 유명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 것을 정리한 대화편...
1부도 좋았고,
2부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관점과 그들의 생각을 알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그래서 그들이 쓴 책들에도 관심을 갖게된...
숨겨진 꽤 괜찮은 책을 만난 느낌 ^^
아, 관련해서...
마찬가지로 친환경 관련 프로젝트 하면서 접하게 된...
SBS 스페셜 127회 <행복실험실 - 자연주의 마을 토트네스>
: 2008년 6월 8일 방영
저런 데 가서 살고싶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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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기자들... 당신들의 선배 앞에 부끄럽지 않은가...
지식채널e 이번주 방송 아이템 중 하나 : 동아일보 '해직' 기자
가족과 생활과 삶을 걸었을 그들의 고단했을 삶에 경의를 표합니다.
대학시절 그리고 그후 한동안 매일매일 사서 읽던 한겨레 신문을
어느 순간부터는 사보지 않게 되었지만
지금도 한겨레 신문보다는 경향신문 사이트를 더 자주 들어가보지만
그들의 정신은 아직 그대로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30년 전 그 시대와 그닥 달라지지 않은 현실에
역시 역사는 변화할 뿐, 발전하지 않는다는 불변의 진리를 깨닫게 되지만,
미약하게 나마 진보하는 '피플파워'를 또한 믿습니다.
1.
그나저나, 동아일보 기자들...
선배들 보기 부끄럽지는 않은지...
당신들은 당신들의 선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2.
복잡한 세상과 지리한 야근행렬로
나의 일상사는 실종 중.
정신 좀 차리면 저의 '일상'을 다시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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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 2008/07/05 14:53
그땐 그렇게 하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때 내가 2만 7천여 명 중 한 사람이었다는 게 뿌듯하네.
종이쪼가리에 불과했던(아마 지금도 종이쪼가리에 불과하겠지만. 아닌가?)
그때 받아든 주식 종이쪼가리는 언제 어디로 사라져버렸는지.. 아쉽다.
미섭이가 요즘 7,80년대 대한민국의 일들을 알게 되면서
엄마는 어떻게 이렇게 야만적인 나라에서 살았어요? 어떻게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일상적으로 살아갈 수가 있었어요?라고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묻곤 한다.
그러한 세상을 내 배 부르고 등 따숩게 살아낸 게 부끄럽지만,
그래도 그나마, 명동성당에도 갔었어. 한겨레 주주였어...라고 말할 수 있어서
그나마 쪼끔은 부끄러움을 감출 수 있어 다행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진아 2008/07/05 17:54
아무리 야만적인 상황이라도,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은 그대로 계속 되니까요...
나라가 망해도, 올해 지을 농사가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남한산성의 그들처럼...
정치라는 것도, 사람들의 일상을 살아가게 하는 보조적인 수단일 뿐인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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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은연 2008/07/06 12:46
한겨례가 이렇게 창간되었더거군요.. 몰랐습니다.
보니.. 시사저널사태와 시사IN창간과 비슷한 면이 많아보입니다.
요즘엔 시사IN을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이나라의 시스템과 불신때문에 우울증에 걸릴거 같습니다.
몇일전 시국미사보면서 맘을 다스렸습니다.
요즘 바빠보이세요..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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